일터에 자리에 앉아 새학년을 맞는 일에 분주하다.
교사의 일이 곧 농사 짓는 일과도 같다. 그래서 새 학년을 맞기 직전의 지금은 몸과 마음에 달린 일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학생들의 명렬표를 만들고 새로 맞을 부서에 대한 바람을 갖아보고 머리 속에 그 활동을 그리기도 하고, 지난 해에 다루던 일들을 보다 알차게 이루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그동안 애써 만든 신문을 들척여 본다.
지난 문서들을 정리하고 묶어 두며 이관할 문서는 이미 보냈다.
근덕 작업실을 둘러보며 올해 특히 그림을 많이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또 굳힌다. 많은 소재들이 정겹다. 저마다 나의 눈길을 통해 매만져지기를 바라고 화폭에 옮겨지기에 앞다툼을 하는 것 같다.
그나마 건강이 좋을 때 건강을 지키고자 일어나자마자 열압, 당, 체중을 달아보고 달력에 적는다.
현미에 검정콩을 넣어 밥을 짓고 틈틈히 작업실을 둘러본다.
전시회에 마음을 더 보내고 아이들에게 정성을 더해보기로 한다.
이제 아이가 대학에 들게 된다.
인내의 값을 매기기엔 다소 이르긴 하지만 녀석의 내일 만큼은 밝을 것으로 확신한다.
끝으로 모진 아픔을 거름 같이 여기고 새로운 내일의 싹을 내는 아내의 일상이 나의 곁에 있음에 2011 한 해에 거는 기대는 여느해 보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