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의 일입니다.
“여보, 저기 예쁜 카페가 있어요.” 양평을 가는 길에 아내 가 저에게 불쑥 차 안에서 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음
~저런 촌에도 저렇게 좋은 카페가 있구나.”라고 했더니, 아내는 실내 장식도 잘 되어 있고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라고
말하고 , 저는 “그래요? 돈 을 많이 투자한 모양이군!”이라고 말하면서 그곳을 지나 쳐 계속 차를 몰고 양평을 향해 달렸습니다.
아내는 시무 룩해서 “아니, 당신 왜 그렇게 무드가 없어요? 옛날엔 안 그랬는데…”라고 저를 힐문하듯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니, 당신이 저기 예쁜 카폐가 있다고 해 서음~그러냐고 한것이 뭐 잘못 되었소?”라고 반문하였습니다. “아니,
내가 당신한테 그 카페 위치를 가르쳐 드리려고 그 이야기 한 줄 아세요? 커피 한 잔 하자는 애기 죠! 그것도 몰라요?” 아내는 한
심하다는 듯이 저를 쳐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억울해서, “아니, 여보 그럼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저기 예쁜 카페가
있는데 들어가서 커피 한 잔해요.’라고 말해야 내가 알아 들을 것 아니에요?”라고 말하면서 웃고 말았습니다.
얼마전에는 신혼의 한 자매 가 저에게,” 장로님, 저는 요 즈음 남편 때문에 답답해 죽 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 습니다.
“아니, 왜요? 뭣때문에 그렇게 답답해요?”라고 제가 반문 하자, 자매는 “아니 글쎄 얼마 전에 제가 ’오빠, 요즈음 뭐 재미있는 영화
없어?”라고 말했더니 글쎄, 오빠가 ’음 내가 알아 볼게.’라고 하더니 켬퓨터에 앉아서 열심히 뭔가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한 시
간쯤 있다가 제게 와서 A4 용지 한장을 주면서 ‘자 봐라. 여기 있다’그러는게 아 니겠어요? 보니까 극장이름과 영화제목이 쭈~욱
나와 있 더라고요. 늘 이런 식이에요. 사실 전 모처럼 오빠하고 영화가 보고 싶어서 한 이야긴 데…” 저는 웃고 말았습니다. “아니,
그럼 영화가 보고 싶다고 말해야지 재미있는 영화 없냐고 물어보면 영화제목 만 뽑아다 줄 수밖에요. 그나마도 오빠가 자상하고
신혼 이라 영화제목이라도 뽑아다 주었지. 몇년 더 지나봐요. 그때는 ’어제 신문에 보니까 영화제목들 많이 나와 있더라.’라고
말했을지도 몰라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일반적으로 아내들은 이야기 할 때 느낌, 감정 즉 feeling이 숨어 있 지만, 남편은 그 말을 사실(fact)로
받아 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보통 아내들이 “여보! 달이 밝죠?”라고 말하면 남편들은, “음~보름이니까 그렇지.” 라고 대
답하는 것입니다. 서울출신의 아내가 경상도 출신의 남편에게 “자기 야 달이 밝지?”라고 했더니, 그 남편이 “와, 달이 니더러 뭐라
카더나?”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흔히 아내들이 자주 쓰는 표현 중에, “우리 이제 이혼해요, 난 당신과 못살겠어요.”라든
지, “당신 왜 이렇게 허구한 날 늦게 들어와요?”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표현도 사실은,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감정과 느낌 을 표현하는 것뿐입니다. 사실 모두 “내가 힘들다.’ 당신 걱정이 된다.’,’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감정 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남편들은 이런 표 현들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때
문에 문제가 심각해지기도 하고 더욱 꼬여가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편들은 그런 소리를 들으면, “그래 그럼 헤어지면 될 거
아니야! ”라든가 “그래 나도 그렇다, 그만 두자.” “그래 언제 허구 한 날 늦게 들어오냐? 지난 주 에도 일찍 들어왔는데…” 혹은
“내가 늦게 들어오고 싶어 늦게 들어오냐?”라고 맞 받아쳐 공연히 싸움만 일어나거나 대화가 중단되고 마는 것입니다.
남편들은 아내들이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아내의 속마음 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보, 나는 당신이 자주 늦게 들어와서 건강이 염려돼요. 그리고 나도 몹시 힘들어요.”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가 잘 귀담아 들어주고, 또 상대방이 잘 이 해 할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 그래서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해 나가는 부부가 건강한 부부입니다. 부부의 행복은 얼마 나 서로 사랑했느냐보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대화는 인체의 동맥과도 같습니다. 동맥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 하듯, 대화가 잘 되어야 건강한 부부가 되는 것입니다.
김성묵 장로 <두란노 아버지학교 국제운동 본부장이자 가정사역자로서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앞장 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