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성이래, 6년 째의 끝이 나려고 하는데,
6년이란 시간과, 깨달음의 질이 아무리 해도 연결되지 않았다.
과연 이것으로 좋은 것인가.
자주 그러한 의문이 수행 전에 큰 팔을 벌리는 것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 날의 그 우람하던 육체는 어디 가고
아직 30대의 중반이라고 하는데도,
늙은이처럼 완전히 쇠약하여 뼈와 가죽만의 죽음을 기다리는 자의 모습이 거기에 있을 뿐이었다.
느릿하게 흐르는 네란자라 강은,
쇠약한 육체를 깨끗하게, 씻어주고 갔다.
허리까지 잠겨 수면을 바라보면,
수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흡사 딴 사람이었다.
겨우 6년 사이에, 자신은 딴 사람이 되고 말았다.
완전히 낯선 몰골이 돼 버렸다.
6년 전도, 지금도 자신에게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육체는 전연 다른 사람이었다.
무섭다고 생각하면 무섭고 당연하다고 말하면 당연한 것이었다.
어느 날 아침, 네란자라 강물에 잠겨 몸을 씻고 있는데,
몇 마리의 새 떼가 강을 가로질러, 건너편 언덕의 숲 속으로 날아갔다.
고타마의 머리 위를 낮게 스치며, 즐겁게 지저귀며, 떠들며 갔다.
그들에겐, 번뇌도, 고통도 없는 것 같았다.
새들의 울음소리가, 고막에 언제까지나 남아서 떠나지 않았다.
강물에서 나온 고타마는 새처럼 자유스럽게 날아보고 싶어졌다.
새들이 부럽고 샘이 났다.
한동안 풀밭에 앉아 있는데, 소녀의 노랫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그 노랫가락은 높게, 낮게, 천상계의 음악처럼 들렸다.
고타마는 가만히 귀를 기울여 그 음악을 넋을 잃고 들었다.
ㅡ 가야금의 줄을, 강하게 조이면, 실이 끊어지고
가야금의 줄을, 약하게 조이면, 소리가 나빠요.
가야금의 줄을, 중간 정도로 조이면, 소리가 좋아요.
박자에 맞춰서 춤을 추어요, 춤을 춰
모두 둥글게 춤을 추어요. 춤을 춰 ㅡ
고타마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아침 안개를 타고 들려오는 젊고 맑은 여자의 아름다운 소리는 고타마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새들의 자유를 시샘했던 그 상념이 일변하여 수행자의 자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온 정신을 귀에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 노래에 나를 잊었다.
동녘 하늘은 이제 산야를 빨갛게 물들이고 저 크고 믿음직스러운 태양이, 하늘로 떠오르려고 하고 있었다.
“가야금 줄은, 중간 정도로 조이면 소리가 좋아.”
고타마는, 다시 한 번, 노래의 가사를, 마음속에서 반복했다.
“ㅡㅡㅡ알았다. 아아~~, 이제야 알았다. “
지금까지 추구해온 수수께끼가,
그 노랫소리에 의해, 하늘의 계시처럼 번쩍 풀리는 것이었다.
카필라에 있던 당시, 기생에게 빌려서 자주 연주하던 저 하프의 노래이다.
가사도 알고 있다.
그것이 지금까지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가 읊조리는 노랫소리에 의해, 6년 고행의 수수께끼가 풀린 것이다.
고타마에게 있어서, 노래의 주인은, 틀림없이 천녀(天女)였다.
태양은, 동녘 산야(山野)와 고타마를 내려다보며, 서서히 떠오르고 있었다.
고타마는 일어서서, 그 노랫소리의 방향으로 향하여 달리고 있었다.
소리의 주인은, 풀숲에 매어 있는 소의 젖을 짜고 있었다.
젖을 짜면서 노래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이는 16~17세. 옷차림은 남루했으나, 갸름한 얼굴에 기품이 있는 생김새였다.
고타마는, 그녀가 알아차리지 않도록, 천천히 다가가, 그녀가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때를 보아, 헛기침을 하면서 말을 걸었다.
“좋은 노래를 들려주어서 고맙구나,”
소녀를 향해서 고타마는 가볍게 인사했다.
소녀는 일순 놀란 표정이었으나,
고타마의 정중한 태도에 안심하고,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면서.
“방금 짠 우유입니다. 괜찮으시다면 한 모금 드십시오,“
얼굴을 붉히면서 방금 짠 우유통을 들고 와서 고타마의 바리때에 부어주었다.
“고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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