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理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작
아빠: 애들아! 너희들 파랑새 이야기 알지?
아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 이야기?
아빠: 맞아. 그 이야기에 대하여 말해 볼래?
아들〮딸: ?!?
엄마: 어린 남매가 꿈을 꾸게 되고, 꿈속에서 어떤 요술 할머니가 나타나 아이들에게 파랑새를 찾아 달라고 해서 남매는 파랑새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추억의 나라에서도, 숲 속의 나라에서도, 과거의
나라에서도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잠에서 깨고 말아. 그리고 남매는 파랑새를 찾게 되는데, 그 파랑새는 바로 자기 집에 있었던 것이라는 이야기잖아?
아빠: 와우! 맞아. 너 멋지다! 그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해볼래?
엄마: 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자기 옆에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아빠: 쿨!
아들〮딸: 맞아. 그런 얘기였어!
아빠: 그럼 그 파랑새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말해볼래?
딸: 내가 진정 바라는 것?
아들: 행복?
아빠: 좋아! 파랑새가 우리 자신이 진정 바라는 것이라면 우리 각자 진정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이야기 해 보자. 먼저 엄마부터.
엄마: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
아들: 난 빨리 취직이나 됐으면 좋겠어.
딸: 나는 전공이 애니메이션이니까 멋진
애니메이션 영화 한편 만드는 게 소원이야.
아빠: 여러분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말하고 있군. 그것은 달리 말하면 지금 그렇지 못하고 미래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소원이 되겠지. 파랑새는 바로 자신의 옆에 있다고 말하면서, 알 수 없는 미래의
소원을 말한다면 그것은 마테를링크가 이야기하는 파랑새가 아니지 않겠어?
엄마〮아들〮딸: 그렇네!
딸: 그럼 아빠는 파랑새가 무엇이라고 생각해?
아빠: 내가 여러분들에게 파랑새가 무엇이라고
말해도 지금 당장은 여러분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그러나 파랑새가 무엇이냐고 하는 여러분들의
질문에 나는 ‘파랑새는 진리(眞理)이다.’라고 말할 거야. 그러면
여러분들은 또 眞理가 무엇이냐고 묻겠지? 그러면 나는 여러분들의 그 질문에 ‘眞理는 지금을 멋지게 잘 사는 것’이라고 답을 할거야. 그러면 여러분들은 ‘지금을 어떻게 멋지게 잘 살아?’라고 묻겠지? 그러면 나는 또 그 질문에 ‘그냥 멋지게 잘 사는 것’이라고 답을 할거야. 그러나 여러분들은 여전히 그 말의 뜻을 잘 모를 거야. 거기에는
이유가 있어. 그것은 말로서 아는 것이 아니라, 체험으로
깨닫는 것이기 때문이지. 내가 한 가지 제안할까?
엄마〮아들〮딸: 뭐?
아빠: 우리 다 함께 일주일 동안 여행가자.
엄마〮아들〮딸: 와우! 좋아.
아빠: 파랑새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야. 이렇게 우리 여행의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 ‘眞理를 찾아서 떠나는
칠일간의 가족여행’! 어때?
엄마〮아들〮딸: 좋아.
아들: 그런데 정말 그 眞理를 찾을 수
있는 거야?
아빠: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여행에 이름을 붙이기는 했지만 우리 아무런 목적도 갖지
말자. 칠일 동안 여러분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나하고 신나게 이야기하면서 놀아. 내가 眞理를 찾아서 여러분들을 인도해 볼 테니 여러분들은 아무 생각 없이 같이 이야기만 하면 돼.
딸: 근데 어디로 가는 거야?
아빠: 어디로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그것도 알려고 하지마.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眞理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 그러나 그 眞理를 찾는다는 목적도 두지 말고, 일주일 동안 여행을
떠나는 거야. 알겠지?
아들〮딸: 좋아. 아빠만 믿고 따라갈게. 어째든 여행을 간다니 신난다!
아빠: 내일 아침 일어나는 대로 아침밥
먹고 출발이다.
엄마: 뭐 준비해야 해?
아빠: 각자 알아서 준비해. 준비하기 싫은 사람은 안 해도 좋고.
엄마: 그래도?
아빠: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떠나는
여행이니 가급적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자. 그래도 여러분들은 각자 무엇인가를 준비해 올 거야. 그것은 여러분 생각이니 내가 무엇이라고는 안 할게. 그러나 마음도
몸도 모두 비우고 시작하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無에서
시작하는 여행일수록 도움이 될 거야. 오늘은 이만. 신나게
잘 자고, 내일 아침에 보자.
아들〮딸: 예! 아빠도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