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자 원죄없는 잉태의 성 요한 세례자의 저서
2권
제6장 「레콜레토 (개혁) 수도자」 세례자 성 요한
7. 신비로운 꿈 체험
그날, 첫 번째 밤, 나에게 아주 볼품없는 담요가 주어졌다. 맨발로 개혁 수도자가 되기 위해 찾아온 자를 환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제의방의 일부인, 오래된 작은 방에 보리 자루 사이에 그것들이 놓여져 있었다. 잠을 잘 자았는지, 못 잤는지 알 수 없는 그곳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오직 당신 하느님께서 꿈으로 나를 위로해주신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깨어있는 오늘에 이것이 꿈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내시려는 것임을 알았다. 형제들이 지폐로 욕심을 채우고 있었고, 주님께서 자에게 특별히 이런 것들을 드러내시는 것에 의심을 품었다. 글로 쓰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나중에라도 이 글을 읽을 형제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느끼고 체험했던 것을 남긴다.
보리 자루 사이에 불편하게 누워 잠을 자고 있었는데, 사형 집행인들이 꿈속에서 나를 끌어내려고 하는 땅을 나는 보았다. 주님께서 아실 것이다. 문 앞까지 끌려갔을 때, 내 뒤에 십자가가 나타나서 나를 그 십자가에 매달았다. 내 뒤에 있는 십자가에는 그리스도께서 계셨다. 하지만 내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흉부까지만 올라갔다. 그런데 우연히 그리스도의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더니, 마치 당신의 입술이 내 귀에 닿는 것처럼 떨어져 내렸다. 그러자 내 두 발에 못을 박기 시작했고, 그 못이 내 발을 관통하여 그리스도께까지 도달했다. 그렇게 나는 그리스도와 바짝 달라붙었고, 당신의 손이 닫았다. 그리스도와 함께 그곳에 있었던 나는 살을 파고드는 매 촉감을 느끼지 않았고, 오히려 위안을 받았다. 그리스도의 거룩한 육신이 나를 나아지게 했고, 기쁨이 내게 흘러 내렸다. 나를 힘들게 하지 않으시고, 그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해주셨다.
집행관은 내 다른 손을 못에 박으려 했고, 판관들과 대표자들이 찾아와 소리치며 집행관들을 회초리로 쫓아냈다. 그들이 소리쳤다. "저기서 나오시오! 많은 사람들을 십자가에 매달아야 하오!" 계속해서 소리쳤다. 그렇게 내 나머지 손은 못에 박히지 않은 채로 내버려두었다. 이는 큰 슬픔을 안겨주었고, 내 다른 손은 심판관들이 떠난 후, 그들이 다른 동료들을 십자가형에 처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이 못박지 않은 것에서 슬픔을 느꼈다. 그 못에는 내가 슬퍼 울게 할 만큼 많은 기쁨의 단물이 있었다. 내게 흘러 내리던 기쁨과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 슬픔보다 안타까움이 먼저 찾아왔다. 마치 부자가 돈을 마음껏 가지고 있어 행복한 기분과, 더 이상 가질 것이 없다는 슬픔이 공존하는 것처럼, 슬픔과 기쁨이 함께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그 자리에 머물렀다.
심판관들이 떠나가고, 그들의 손아귀에 있던 다른 동료들을 십자가형에 처하게 하는 그곳에서 수많은 십자가를 보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 모든 것이 이 체험을 통해 내게 전해진 당신의 발현의 주최자로서 드러내고 싶지 않다. 그 자체로서 선하고 좋은 것임은 확실하며, 이 체험을 통해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꿈이었지만, 그것들이 기억하기 싫거나 말하기 싫은 안 좋은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나쁘고 겸손하지 못한 꿈을 기억하고 기뻐하는 것은 나쁜 것이며, 좋은 꿈을 기억하여 기뻐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다.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그 꿈체험에 대한 기억은 내게 좋고, 행복하게 다가왔고, 아직도 그 순간의 떨림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 환희는 생생하게 각인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내 형제들이여,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생긴 그 꿈 속에서 본 십자가와 그 일들이 이 9년 동안의 삶 속에서 기쁨과 행복으로 다가왔다. 그 계시는 무엇일까? 생생한 개시가 아니었고, 행동과 진리였다면 어떠했을까? 내 영혼의 좋으신 하느님! 당신과 당신의 십자가에서 나를 멀리 떨어뜨리지 마시옵소서! 세상의 보물보다 당신의 십자가를 원하고 갈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