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 선지식 31차 26. 남산돌굴앞에 핀 10월의 장미
남산돌굴앞에 핀 10월의 장미
추운 겨울을 맞이하여 몸부림치듯
일본 식민지 시대에 굴속 앞에서
봄날을 준비하고 있는 몸부림
담장 가에 애처롭게 피어있는 장미를
너무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는 비둘기
죽음의 장악을 거두어 내는 몽상의 꿈
무더운 여름날을 무사히 넘기고 있는 몸
발걸음마다 애처로운 삶의 존재를 생각하면서
남산자락을 지키려고 김유신 동상에 날아온 비행기
10월에는 강물도 푸름을 잊어버리고 말았네!
나는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소설가에게
아무런 축하의 글도 찬양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는
아직도 일본의 식민지 시대 전쟁광들의 찬양
그러한 찬양을 말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는 언어
제주도 43을 생각하지 않고 있는 이들
여수·순천에 혁명을 말하지 않고 있는 이들
그들이 무슨 역사를 말할 수 있나!
역사에 대한 시험을 말할 수 없는 나라
그러한 나라가 진실로 나라의 역할
백성을 지키는 힘이 있나!
아무리 바라보아도 10월의 장미는
너무도 애처롭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
나는 물끄러미 바라 보고 있네!
10월에 바람이 불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스라엘 전쟁에 맞선 팔레스타인
잃어버린 조국을 찾고자 하는 열망
일년이 자나도 그대로 지키고 있는 몸들
그들은 자신이 죽어 조국이 소생한다면
그러한 죽음에도 겁나지 않는다는 신념
팔래스타인들의 저항을 지지하는 시인들은
어디에도 나타나지도 않는구나
무덥던 여름에 포탄이 쏟어지고 있어도
흥청망청 술판을 벌리고 있는 잔치날
그들에게 있어서 권력이란 무엇인가
참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한강은 소설을 창작하는 힘이 있듯이
그러한 힘으로 조국이라는 이름으로
노밸 문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분단의 한국이라는 이름으로 남겠다
분단의 나라를 말하고 있는 것은
전쟁위 비극을 말함이다
아무리 가는 세월을 막아보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계절의 남산은 비극
장미꽃도 시들어가는 연습을 하는대
이스라엘은 무자비로 폭격을 하고 있음은 바로
미국의 찬양가들이 폭격기를 만드는 전쟁광
남산에 피어있는 10월 장미의 몸부림을 본다,
2024년 10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