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고 시작하는 삶>
시작해서 끝나는 것은 몸의 세계다.
그러나 상대를 끝맺고 시작하는 것은 얼의 세계다.
나서 죽는 것이 몸 나이다.
몸 나가 죽어서 사는 것이 얼 나이다.
얼 나는 제나(自我)가 죽고서 사는 삶이다.
말하자면 형이하(形而下)의 생명으로 죽고
형이상(形而上)의 생명으로 사는 것이다.
몸 나로 죽을 때 얼 나가 드러난다.
그러므로 몸 나의 인생을 단단히 결산을 하고
다시 얼 나의 새 삶을 시작한다.
몸 삶을 끝내고 시작한 얼 삶에는 끝이 없다.
그래서 얼 나는 영원한 생명이다.
다석 유영모 어록 95쪽.
< 박재순 선생 풀이>
육체의 생명은 시작해서 끝나는데 정신의 생명은 끝내고서 시작한다. 육체적 생명은 나서 죽는데 정신적 생명은 육체적 생명을 극복하고 초월하고서 시작하는 생명이다. 몸 생명이 죽어야 얼 생명이 산다. 생명진화의 역사는 초월과 극복의 역사다. 물질을 초월하여 생명이 나왔고 생명을 초월하여 마음이 나오고 마음을 초월하여 지성이 나오고 지성을 초월하여 영성이 나왔다.
생명은 자기를 극복하고 초월하는 것이다. 생명진화는 몸 생명에서 얼 생명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물질은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이다. 물질에 매인 몸 생명은 나서 죽는 것이고 물질을 극복하고 초월한 얼 생명은 물질을 넘어서 영원히 사는 것이다. 몸 살림을 끝내고 시작한 얼 생명은 끝없는 영원한 생명이다.
<이대로 풀이 - 끝나는 삶과 끝없는 삶>
태어나고 죽는 것이 몸 삶이다. 그러나 몸이 죽고 새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 얼 삶이다.
나서 죽는 것이 몸 나이다. 몸 나가 죽어서 사는 것이 얼 나이다. 얼 나는 제 몸이 죽고서 사는 삶이다. 말하자면 눈으로 보이는 몸은 죽고, 마음으로 느끼고 깨닫는 얼은 끝없이 사는 것이다. 몸 나로 죽을 때 얼 나가 드러난다. 그러므로 몸 삶이 끝나고 다사 얼 삶이 태어난다. 몸 삶을 끝내고 시작한 얼 삶에는 끝이 없다. 그래서 얼 나는 끝없는 삶이다.
[몸 삶은 끝이 있는 삶이고, 얼 삶은 끝이 없는 삶이다. 그러니 몸나보다 얼나가 더 보배롭다. 몸나가 죽는 것을 겁내지 말고, 얼나가 오래 빛나도록 힘써라. - 이대로가 풀어 밝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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