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매장지는 이스라엘 예루살렘 도성이 바라보이는 감람산 아래 공동묘지라고 한다. 전 세계 유대인들이 그곳 시온산 근처에 묻히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저들의 전설에 의하면 메시아가 오면 감람산에 있는 무덤에서부터 부활이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사라가 127세를 살고 죽었다. 아브라함과 긴 세월을 동고동락하면서 인생 여정을 같이 해 온 그녀의 죽음은 아브라함에게 크나큰 슬픔이었을 것이다. 남편으로써 부끄러운 일도 두 번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을 믿고 따라주었던 아내의 유고는 그에게 미안함과 송구함이 회한으로 다가오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창 23:2) 사라가 가나안 땅 헤브론 곧 기럇아르바에서 죽으매 아브라함이 들어가서 사라를 위하여 슬퍼하며 애통하다가
물론 여기서 말하는 아브라함의 애통이 유대인의 전통적 관습이지만 단지 관습적으로 애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랑하는 독자의 어미요 사랑하는 누이요 아내였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사람이 가장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배우자의 죽음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배우자가 죽으면 화장실에 가서 웃는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싶다. 어떤 이들은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워 하다가 결국 그 쓸쓸함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라의 죽음은 아브라함이나 그 아들, 이삭 모두에서 적잖은 충격이었음이 분명하다.
늘 함께 있던 사람의 빈자리는 오랜 시간 아픔과 슬픔이 머물다 가는 공간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우리는 쉽게 잊어버리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그 상실감과 허탈감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겠는가?
아브라함은 아내 사라를 위하여 가나안 땅 헷 사람들에게서 매장지를 구했다. 헷 족속이 거저 주겠다는 호의를 뿌리치고 아브라함이 정당한 값을 쳐 주고 막벨라 굴을 매입한 것은 저들의 호의적인 말들은 형식적이고 통상적 호의였기 때문이다. 결국 아브라함이 사라의 매장지를 위하여 지불한 금액은 400세겔 당시 시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브라함은 두말 하지 않고 현금을 달아서 지불함으로 유목민이며 당시 이방인이었던 아브라함에 대한 저들의 적대감을 제거하며 아내의 장례를 잘 치르고 싶었던 그의 마음 때문이었다.
(창 23:19) 그 후에 아브라함이 그 아내 사라를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 굴에 장사하였더라 (마므레는 곧 헤브론이라) (창 23:20) 이와 같이 그 밭과 거기에 속한 굴이 헷 족속으로부터 아브라함이 매장할 소유지로 확정되었더라
아내가 떠났다. 늘 함께 있을 줄 알았고 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아내가 떠난 그 자리에는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과 외로움이 웅크리고 있었다. 지 자식 지키려고 첩과 다른 아들을 내어 보내라고 바락바락 덤빌 때는 이 사람이 이런 여자였던가, 후회도 되더니만 막상 그녀가 떠나고 나니 나는 아무것도 아닌 반 토막 흙덩어리에 불과했다. 아무리 목을 놓아 울어도 떠난 이는 다시 오지 않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유목민 나그네 인생길에 아내를 위한 유일한 매장지 하나 마련하여 이 땅을 오가며 지난 날 그 정답던 추억이 그리 울 때 들려 보려고 막벨라 굴에 그대를 장사하노라!
그 쓸쓸함과 외로움을 아셨을까 바로 다음장 성경절은 (창 24:1)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이다.
2016년 배우자를 잃은 모든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아브라함에게 주신 범사의 은혜와 복을 기원한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시여! 주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죄악 세상에 살아가면서 부득불 원치 않은 이별을 할 때에라도 하나님의 약속을 잊지 않게 하시고 영원히 잠들어 있지 않을 사랑하는 이들을 너무 큰 슬픔에 떠나보내지 않도록 믿음과 용기 주십시오. 지난 시간 배우자를 먼저 보낸 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잠시 잠간 후면 오실 이가 오실 때에 거기 천국 문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믿음을 지켜 주십시오.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