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KIM)의 대인관계 돌봄(Interpersonal Caring) 기법
근거 이론적 연구방법으로 개발된 김수지(1996)의 대인 관계 돌봄 기법은 사랑에 근거하여
간호대상자를 돌보는 10가지 대인관계 기술이다. 본래 만성 정신질환자의 낮은 자존감 및
자신감을 높임으로서 재활을 촉진시키는 치료적 의사소통의 한 방법으로 개발된 기술이었
으나, 사랑의 돌봄을 제공하는 호스피스에서도 환자와 그 가족에게 이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백지원, 1998)
치료적 의사소통방법인 각 대인관계 돌봄 기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알아봐줌(Noticing)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五感)을 이용하여 사소한 변화나 기분을 파악하는 기
술로서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의 표현이다. 마치 어머니가 사랑하는 어린 자녀의
필요를 알아차리는 것과 같다. 대상자의 표정, 목소리, 기분변화, 애증의 대상, 가족관계,
고통스럽거나 염려가 되는 점 등을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파악하는 기술이다.
특히 죽음이라는 인생의특별한 과정을 지나고 있는 호스피스 대상자는 불안, 두려움, 응어
리진 사건이나 인간관계 등에 얽힌 여러 가지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어 자신이 거기
있다는 것을 누군가 알아봐 주고 지켜보아 주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이때 호스피스 대상자는 직접 찾아와 주거나 전화해 주며 존재를 확인해 주는 등의 알아봐
주는 여러 활동을 통해 자기연민, 비애, 우울, 분노, 쓸쓸함 등으로 부터 벗어나게 되고
자신이 한 사람의 귀한 인간임을 확인 하는 계기가 된다.
2) 동참함(Participating)
상대방이 경험하는 문제에 관심을 보이거나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 함께 참여하는 행동을
일컫는다. 혼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대상자를 도와 옆으로 눕히거나 일으키며
닦아주고 마사지를 해 주는 행위, 또는 대상자와 함께 하는 것은 환자로 하여금 힘들고
어려운 상황 중에서도 자신의 삶에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살 수 있게 해준다.
호스피스의 경우, 가령 음식을 혼자서 먹을 수 없는 대상자에게‘먹어보라’고 말로 권하는 것
보다는 음식이 담긴 수저를 “아-”하며 환자의 입에 대면서 음식을 입에 넣어 주는 것은
동참하는 한 예가 된다.
3) 나눔/공유함(Sharing)
상대방과 함께 느끼고 삶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 서로가 가진 것, 있는 것, 느끼는 것, 경험
한 것, 배운 것 등을 함께 공유하는 기술이다. 가령 마음을 무겁게 하는 어떤 문제에 대해
열린 태도로 함께 나눌 때 상대방은 물론이고 나눔을 통해 새롭게 자기 자신에 대한 존경
심을 갖게 된다.
특히 호스피스 대상자에게 한마디의 말, 한 번의 미소를 나누기 위해 시간을 내어 관심을
표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돌봄이며 이러한 나눔을 통해 울고 웃으며 의미 있는 관계를
지속해 나갈 수 있게 된다.
4)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
들어야 할 말의 내용을 들을 수 있도록 상대방에게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임으
로써 언어 뿐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이나 느낌까지 듣고 문제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상대방의 기분, 표정, 느낌 등을 파악하면서 듣거나 눈을 마주쳐 집중해 듣기, 상대방의 말
을 가로막지 않는 것, 언어적/비언어적 반응을 관찰함과 동시에 상대방의 내적표현까지 듣
는 것을 포함한다.
마치 세상에 그 사람 밖에 없는 것처럼 총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 경청을 해줄 때 호스피스 대상자는 죽음을 당면하면서 의미 있는 여러 가지를 학습
하거나 성장하게 된다.
5) 칭찬함(Complimenting)
상대방의 장점 및 잠재력을 찾아 인정해 주는 행동을 일컫는다. 잘 한 점을 잘했다고, 좋았
던 기억을 회고하는 것, 긍정적인 면을 말해 주는 것, 대상자의 사소한 의사결정 참여, 음식
을 잘 삼킨 것, 잘 참는 것, 잘 돌아눕는 것,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대한 칭송 등이 칭찬함
의 구체적 행동들이다.
특히 호스피스의 경우, 이러한 칭찬을 통해서 대상자는 죽어가고 있다는 슬픔을 멈추고
죽음을 지나 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함으로써 삶을 의미 있게 창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6) 동행함(Companioning)
혼자 외롭게 가야 하는 인생여정을 동반자로서 함께 동행해 주는 것으로 온전히 함께 하는
시간, 함께 있는 사람과 진정으로 함께 있는 것을 뜻한다. 말로, 행동으로, 마음으로, 몸으
로 함께 있어주고 함께 곁에 있어 줌으로서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다.
이때는 두 사람사이에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을 쓰며 지속적으로 상대방 생각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스피스의 경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상자와 함께 드라이브, 쇼핑, 관람, 여행
하는 것 등은 동행함의 실례들이다. 동행함의 돌봄 행위는 호스피스 대상자로 하여금 사랑
하는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어려운 자신의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고 고통스러운 상황을 한
결 덜 힘겹게 경험할 수 있게 된다.
7) 안위함(Comforting)
상대방이 좌절하고 힘들어 할 때 그의 입장에서 그의 느낌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위로함을
의미한다. 대상자가 문제나 어려운 마음을 토로할 때 내 입장에서의 생각을 주장하거나
설명 또는 비판하지 않고 무조건 그의 편이 되어 줌으로서 상대방에 게 힘을 실어주고 바람
막이가 되어주는 기술이다.
호스피스 대상자에게는 이러한 안위함의 행위들이 정신적인 안정감을 갖게 해준다.
8) 희망 불어 넣어줌(Hoping)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혼돈 중에 있는 대상자에게 가능성을 시사해 주는
기술이다. 현재 상황이 개선될 것을 암시하는 표현을 하는 것, 현재 당하는 고통이나 질병
의 의미를 추구하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 특히 호스피스의 경우 죽음이 무섭거나 부정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자연적인 삶의 과정으로서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성숙과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해 주거나, 영원한 생명에 대한 소망을 알려주는 것, 정기적인
방문을 약속하고 이행하는 것, 최선을 다해서 사랑으로 돌보는 행위 등은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데 대단히 중요한 돌봄 행위이다.
9) 용서함(Forgiving)
과거에 자신에게 잘 못을 저지른 타인과 관계를 끊은 채마음이 상한 상태에서부터 그의 잘
못을 이해하고 받아드리고 잊어버림으로써 좋은 관계를 다시 회복하고 화해하는 것을 의미
한다. 용서함은 타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실시해야 되는 중요한 돌봄
행위이다.
특히 호스피스 대상자의 경우, 지난 삶에 대한 후회와 더불어 ‘그 때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또는‘이렇게 해서는 안되었는데...’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질타하며 계속 괴로워하는 경우
가 많다. 따라서 자기 자신과 화해를 하는 구체적인 용서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10) 수용함(Accepting)
당면한 상황이나 사건, 처지를 거부하여 맞서 싸우거나 저항하지 않고 자연적인 현상으로서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드리는 것을 의미한다. 호스피스 대상자인 경우, 죽음이라는
현상을 계속 거부하며 싸우기보다는 누구나 맞는 인생주기의 자연적인 하나의 현상으로 의
미 있게 받아드림이 필요하다.
또한 말기에 생리적인 쇄락현상으로 스스로 자신의 몸을 조정할 수 없는 상태에서도 타인이
사랑으로 베풀어주는 모든 도움을 호스피스 대상자가 감사함으로 받아드리는 것을 포함한다.
이상에서 간략하게 논한 대인관계 돌봄 기법들을 호스피스 간호에서 실천할 때 결과적으로
대상자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바람직한 여러 가지 대처능력을 갖게 함으로서 죽음을 승화
시켜 나가며 궁극적으로 편안한 임종을 할 수 있게 돕는다. 편안한 임종이란 신체적인 면을
포함하여 정신·정서적으로, 사회적으로 또한 영적으로 연계된 모든 관계가 잘 정립된 평안
함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원봉사자 교육교재인 호스피스총론 개정판에서 발췌함-한호협 소식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