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첫 출전에 금메달 쾌거
-도원결의 광무체육관서 함께 수련하는 절친
9일 오후 2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유니버살 스포츠 팰리스 우즈베키스탄 체육관(Universal Sports Palace Uzbekistan)'에서 애국가가 두 번이나 울려 퍼졌다.
지난 8일 제5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청소년 남녀부에서 나란히 우승을 차지한 황왕곤(한양공고/도원결의 광무체육관)과 조성예(무학여고/도원결의 광무체육관)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3천여 명의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한국팀의 막내들이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5연패를 향한 첫 테이프를 끊었다.
황왕곤은 7.91점을 받아 베트남의 레 안흐 민흐, 우즈베키스탄의 사타로브 자파르, 이란의 마흐디 자말 파시를 제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조성예는 7.93점으로 중국의 야오 징징, 베트남의 민흐 투 은구옌, 이란의 바하레 가데리안에 앞서 1위에 올랐다.
국내 전국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황왕곤과 조성예는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영광의 주인공이 돼 기쁨이 더 컸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인터뷰에 응한 조성예는 "전국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국가대표가 됐을 때보다 기분이 좋다. 첫 국제대회 출전인데 아주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처음에 긴장하기도 했지만 전국대회처럼 하자는 마음으로 올라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기뻐했다.
황왕곤은 "기쁘다. 어제 금메달을 따고 나서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했다. 잘했다고 축하해주셨다"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6학년 때 흰 도복에 검은 띠를 매고 싶다는 생각에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다는 조성예는 중학교 1학년 때 품새 선수가 됐다. 황왕곤은 유치원 때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접하고 중학교 3학년 때 선수로 운동을 시작했다.
황왕곤과 조성예는 도원결의 광무체육관(관장 홍성진)에서 오랫동안 함께 수련한 친구 사이.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도해주신 홍성진 관장님, 김동찬 코치님, 이상재 코치님, 류기식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입을 모았다. 두 선수는 내년에 나란히 용인대학교로 진학하게 됐다.
두 선수 모두 우승이 목표였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 선수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조성예는 "외국선수들의 기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작년 대회 영상을 보고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량을 체크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수준이 많이 향상됐다. 외국선수들의 품새 실력이 우리나라에 근접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품새는 겨루기와는 달리 정적이면서도 많은 운동량을 요하는 경기 방식. 부상 위험이 적어 남녀노소 누구나 수련을 통해 심신을 단련할 수 있다. 태권도 대중화와 일반화를 위해선 품새의 보급이 가장 중요하다.
황왕곤은 "품새를 연무할 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집중력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성예는 "쭉쭉 뻗는 운동이기 때문에 성장기에는 키가 크는 데 도움이 된다. 신체적인 건강은 물론, 예의범절을 익히고 인성을 키울 수 있다"고 품새 예찬론에 대해 입을 모았다.
두 선수 모두 목표는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2연패.
황왕곤은 "내년엔 성인부에 출전해야 한다. 일단 국가대표가 되는 것부터 쉽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선배들과도 좋은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실력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생일이 빠른 조성예는 내년에도 청소년부에 출전할 수 있다.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청소년부 2연패도 목표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팀 대회 5연패의 포문을 연 두 선수는 "앞으로 출전하게 될 선생님들이 안 다치고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 연습한 대로만 하신다면 모두 입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제5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는 지난 8일 개막해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총 59개국 447명의 선수가 참가해 총 18개 금메달을 놓고 실력을 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