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북한산과 좀 더 떨어져 설악산을 탐방하다보면 카키색 유니폼을 입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들은 곳곳에 떨어진 오물들을 줍기도 하고 보수해야 할 곳들을 여기저기 더듬어 살펴보기도 합니다.
국립공원을 찾은 탐방객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공원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며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유지시키려는 그들의 노력이 자주 눈에 띄는 것입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건 산을 좋아하고 산을 자주 접하는 사람으로서 마치 내 집을 지켜주고 보듬어주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산들을 찾다보면 그곳이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을 방문하게 되면 수려한 산세에 청담옥수가 흐르는 계곡이 거기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한마디로 국립공원은 후대에게 물려줄 우리 세대의 위대한 자연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국립공원에 있는 명산들의 탐방기를 추려보았습니다.
‘국립공원의 산’은 산을 사랑하는 평범한 산객山客이 탐방한 산에서의 느낌과 함께 그 산의 문화유적, 역사의 자취 그리고 전해 내려오는 설화들을 묶어 옮겨놓은 글과 그림들의 묶음입니다. 감히 책으로 꾸며 세상에 내어놓는 무지한 용기를 발휘한 것은 산이 주는 행복을 보다 구체화시켜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시시때때 자연의 위대함을 되뇌고, 교만해지려 할 때 인자요산仁者樂山의 귀한 의미를 새기면서 거기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산에서의 행보를 기록하였습니다.
산이라는 이름의 공간, 거기서도 가장 높은 곳
저는 그곳에 올라 그 높고도 웅장함 속에서 제 자신이 얼마나 낮고 하찮은 존재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내려와 다시 세상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거기서 얻었던 가르침을 까맣게 잊고 말기에 다시 깨우치려 또 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국립공원의 산’이 접하는 분들로 하여금 산이 삶의 커다란 활력소가 되고 산을 더욱 사랑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보다 큰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국립공원을 통해, 그곳의 자연을 접하면서 무한한 삶의 긍정을 만끽하시기를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