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미라네집'을 소개합니다.
소설가 김옥곤이 첫 번째 창작집 『미라네 집』을 펴냈다. 이 작품집에는 표제작인 「미라네 집」을 비롯해서 모두 8편이 실려 있다.
「미라네 집」은 지나간 첫사랑의 기억을 담담하게 추억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부안의 모항이라는 아름다운 바닷가에 외따로 서 있는 카페 ‘미라네 집’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나’는 업무에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자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고 가장 먼저 떠오른 모항으로 길을 잡는다. 그곳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첫사랑의 추억이 스며 있는 곳. 그곳에서 우연한 일로 갓 결혼한 새 신부와 동행하게 되고, 눈사태를 만나 몸을 쉬일 겸 눈에 띄는 한 카페로 들어서는데, ‘미라네 집’이다. 첫사랑의 고향에서, 그녀의 이름이 새겨진 간판을 달고 있는 카페. 뭔가 미라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에 그곳의 젊은 지배인에게서 카페 이름의 유래를 묻고,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줄로만 알았던 미라의 죽음을 전해듣는다. 그리고 1년여가 흘러 가족들과 함께 다시 찾은 ‘미라네 집’. 어느새 카페 이름도 바뀌어 있고, 주인도 바뀌어 있다. 그제야 ‘나’는 그동안 자신이 추억하던 것은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의 아쉬운 미련임을 깨닫고 그녀를 마음으로부터 놓아준다.
「역광 속으로」.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는 ‘나’는 출사차 경주에 내려갔다가 그곳에서 어쩐지 낯설지 않은 한 할머니를 만난다. 그와 함께 교차되는 어린 시절의 추억. 그 추억 속에는 아버지와 유치원 선생님과 시발차와 카메라가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유치원인데도 자주 차로 유치원까지 데려다 주었던 아버지. 그럴 때면 언제나 아버지는 두눈박이 카메라와 함께였고, 그 사진기로 아버지는 선생님을 찍어주곤 했다. 아버지와 선생님과 ‘나’는 그렇게 종종 비밀스러운 데이트를 가졌지만 결국 들통이 나 그 비밀스러운 만남이 가져다주었던 오묘하고 달달했던 시간도 끝이 나버린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 ‘나’는 당시에 자주 발걸음했지만 이제는 아련하게 남아 있는 추억의 장소인 커다란 회화나무를 다시 찾는다. 그리고 그 나무 아래서 파나마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두눈박이 카메라를 내려다보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 외에 「비천, 그 노을 속의 날갯짓」 「신경초」 「해술이」 「목사와 고양이」 「슬픈 이중주」 「아버지의 선물」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 최근작 : <미라네 집>
◦ 소개 : 본명은 김경곤(金敬坤)이며, 1951년 경주에서 출생했다. 1973년 「잠자는 금관」이 소년중앙문학상 최우수상에, 1983년 「봉황새」가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었다. 1995년 〈경상일보〉에 장편소설 「두 도시 이야기」를 연재했으며, 1997년 《소설21세기》 창간호에 중편소설 「슬픈 이중주」 게재, 동인으로도 활동했다. 2002년에는 〈울산매일〉에 중편소설 「비천, 그 노을 속의 날갯짓」을 연재했다. 최근에 발표한 작품으로 동화 「움직이는 바위그림」, 소설 「염가식당, 그 이후」 「자판을 두들기며」 「해술, 부활하다」 등이 있다. 2005년 제5회 울산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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