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명원이의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표정도 많이 밝아지고, 안정화 되고
외래 진료를 다녀온 결과 특별한 이상 없이 장기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엄마 아빠는 매월 70만원씩 내야 하는 인공호흡기 대여료와 30만원씩 나오는 전기요금을 줄이고 장기전으로 돌입할 방법을 찾기로 할 정도였습니다.
그 날은 마침 가정 간호사가 주 1회 방문하여 T-canyolar(?) 이라는 기관절개부분에 삽입된 의료 기구를 교환하고 소독해 주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와 같이 가정 간호사가 T-can을 제거하는 순간 절개된 기관지 부분에서 피가 펑펑 솟구치듯 출혈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방 안은 온통 피다다가 되고, 간호사는 응급 처치로 ambu-bagging을 하고 119를 불러 병원으로 긴급 호송했습니다. 엄마 아빠도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출혈은 곧 멈추었고, 신속한 CPR 심폐소생술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갑자기 이런 피가 나온 걸까?'
그런데 이 녀석, 언제 그렇게 생명이 위독했느냐는 듯 좋은 상태를 유지했고, 경황이 없어 Bipep(가정용 인공호흡기)을 챙겨 오지 못하고 산소만 연결해 주었는데도 자가 호흡으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폐로 넘어간 피로 열이 나고 이틀정도 2인실에서 고생하긴 했지만, 상태는 오히려 집에 있을때 보다도 더 좋아 보였습니다.
'이 참에 weaning(인공호흡기 떼기)을 시켜 주시려나보다~' 엄마 아빠는 그렇게 생각하며 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집에 있을때보다도 산소포화도도 심박동도 훨씬 안정화 되어 며칠 내에 퇴원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월 2일 아침 다시 같은 부분에서 출혈이 발생했습니다.
퇴원을 준비하려다 다시 발생한 출혈로 명원이는 퇴원이 아닌 중환자실로 옮겨져 이비인후과 의사의 정밀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받는 도중 다시 같은 부분에서 다량의 피가 출혈이 되어 살펴본 결과 기관지 주변을 지나는 동맥 기형으로 기관 절개한 곳 주변으로 지나가는데 계속되는 자극으로 동맥에 구멍이 난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응급으로 동맥 접합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3시간여 지속된 수술은 일단 잘 끝났지만 출혈을 막기 위해 워낙 응급으로 하는 바람에 어느 곳으로 연결된 혈류인지 정확히 확인을 하지 못한채 진행을 했다고 했습니다.
수술 후 본 명원이는 얼굴이 퉁퉁 불어 있었지만 모든 힘든 과정을 잘 견디어 내고 역시 명원이답게 씩씩하게 누워 있었습니다.
수술후 2-3일이 고비인데 이번에도 명원이는 잘 넘길 것이라고 엄마 아빠는 굳게 믿었습니다.
명원아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