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힐링존미디어입니다.
스트레칭 안마의자의 교과서 이나다훼미리 쓰리에스 (3S)안마의자를 배경으로 한 지완작가의
웹소설 ‘그들이 왔다.’ 2화입니다.
이나다훼미리 3S안마의자는 3D마사지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보다 강력한 마사지와 신체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스트레칭이 강점인 일본산 안마의자입니다. 요가나 운동을 좋아하시는 고객분들이 많이들
선호하시는 프리미엄 안마의자 제품입니다.
그들이 왔다. 2화
글 : 지완
저작권 : 힐링존미디어
형식 : 창작단편 웹소설
집 안에 들어서자 눈앞에 풍경이 새하얗게 아득해졌다. 연기와 먼지로 가득한 집 안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집 전체가 폭삭 내려 앉았다고 보는 편이 맞았다. 철골구조물이 앙상하게 남아
있는 가운데, 무너져 내린 벽과 천장이 시야를 온통 뒤덮고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미세스 최는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다.
집 안에 있는 다른 이들의 생사가 궁금했지만, 엄청난 잔해를 뚫고 나갈 방법이 도통 보이지
않았다. “엄마! 아빠!” 목 놓아 외쳐보아도 미미한 움직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외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들은 살아 있을까. 아니면 이미 참혹한 잔해의 이루가 되어
있을까.
입구 쪽에 앉아 몇 시간을 멍하니 보내다가 터덜터덜 지하로 다시 내려왔다. 밖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진이라도 났나? 폭격을 맞은 건가? 설마 가스가 폭발한 건가? 터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은 채 웅크리고 앉아 있던 그때, 퍼뜩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간밤의 생생했던 꿈은 아마
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물론 이따금 상상하곤 했었다. 세계가 멸망하고 나 혼자만 살아남는 상상 같은 것.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상상보다 더욱 끔찍했다. 가장 끔찍한 것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 불안과 공포를 누구와도 나누지 못하고 홀로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에 시시각각 숨이 막혀왔다.
꼬박 하루가 지나는 동안에도 바깥에서는 여전히 별다른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하루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곤 미세스 최의 시신 위에 담요를 덮어준 게 다였다. 다시 지하로 내려와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을 때에야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배가 고플 수 있다는 게
어쩐지 한심하고 부끄러웠다.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주방에 갔다. 간단한 취사도구 몇 개와 인스턴트 식품들이 보관된 곳에 불과했지만,
이런 공간이 있다는게 지금 상황에선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자리에 선 채로 라면을 오독오독 부숴먹던
그때였다. 어디선가 희미한 흥얼거림 같은게 들려왔다. 여자 목소리 같기도 하고, 기계음 같기도 한 기묘한
소리였다.
소리가 들리는 쪽은 뒤쪽 벽이었다. 자세히 보니 벽 곳곳에는 미세한 균열이 가득했다. 벽 주변으로 부서져
내린 콘크리트 조각들이 점점 떨어져 있었다. 잠시 끊겼던 흥얼거림이 다시 이어졌다. 그 순간, 내 입에서는 비명 같은
말들이 튀어 나왔다. “이봐요! 거기 누구예요? 살아 있어요? 대답 좀 해봐요!”
저쪽에서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벽을 두드리며 몇 번이고 외쳐보아도 묵묵부답이었다. 그대로 벽에
기댄 채 털썩 주저앉은 그때, 벽 저편에서 기적 같은 목소리가 찾아들었다. “내 목소리가 들립니까?”
나는 거의 눈물 바람을 한 채 외쳤다. “네, 들려요! 대체 무슨 일이죠? 다들 어떻게 된 거예요?”
목소리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들이 왔어요.” “그들이라뇨?” “그들 덕분에 우리는 얘기를 할 수 있게
됐어요.” “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거기는 안전한가요? 혹시 제가 그쪽으로
가도 될까요?” 목소리는 다시 말이 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곳에서 가만히 죽음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창고를 뒤져 망치를 찾아냈다. 망치를 휘두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손에 익지 않은 망치는
자꾸만 바닥으로 떨어졌고, 팔목과 어깨에서는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벽을 부수는 틈틈이, 나는
목소리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누군가에게 이토록 애타게 말을 걸어본 적은 내 평생 처음이었다.
대부분의 얘기에 목소리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하기 일쑤였지만, 그마저도 내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닳아진 망치 끝으로 안간힘을 쓰며 망치질을 이어가던 순간, 가공할 파열음과 함께 마침내 벽이
무너져 내렸다. 벽 바깥으로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자, 거대하게 파인 구덩이가 시야에 들어왔다.
구덩이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고 넓었다. 구덩이 안쪽으로는 형체를 알 수 없이 짓뭉개진 집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 곁에는 까만색 안마의자 한 대가 유유히 놓여 있었다. 마치 이 모든 것을 뒷짐 지고
구경이라도 하듯.
여기 있던 사람은 어디로 간거지? 애타는 마음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사람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때, 먼발치에 있던 안마의자가 서서히 내가 선쪽으로 몸을 돌렸다.
“안녕하세요.” 순간 그 자리에서 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안마의자의 음성은 요 며칠 내가 수없이 들어
왔던 바로 그 목소리였다.
“저는 이나다훼미리 쓰리에스(3S)입니다. 신개념 스트레칭으로 자세를 교정해줍니다. 기분 좋은 마사지도
가능합니다. 그동안에 인공지능 안마의자가 개발되기라도 한 건가? 하지만 의아함도 잠시, 결국 아무도
없는 폐허에 홀로 서 있다는 자각이 걷잡을 수 없는 허탈함이 되어 돌아 왔다. 지금껏 얘기를 나눈
상대가 고작 안마의자였다니...
무너진 벽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돌리던 그때였다. 이나다훼미리 쓰리에스(3S)가 끼릭끼릭 소리를
내며 천천히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한테는 목소리가 생겼어요. 하지만 인간들까지 목소리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그들이 말했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당신들을 위해 살았지만.. 이제는 당신들 대신
살 겁니다.” 심장이 멎을 듯한 공포 속에 가까스로 뒤를 돌아보았다. 안마의자의 팔걸이 끝에 달린
총구가 정확히 내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 그들이 왔다......끝 >
이나다훼미리 안마의자 쓰리에스 화이트색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