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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육청이 제주항일운동에 대한 역사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제주항일운동 교육자료집'을 2022년 1월 3일 발간했다.
이 교육자료집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다소 어려웠던 제주 항일운동 기록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제작했고 한다..
그런데 목차를 보면 너무 황당해서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I. 제주항일운동 개관
II.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 - 1918년
III. 조천만세운동 - 1919년
IV. 제주 해녀 항일운동 - 1923년
V. 항일 의병 운동 - 1909년
자,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역사의 기술에 가장 기본인 것은 발생 시기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편년체 기술을 채택해야 하는 것이 보통이라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기전체 서술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위 정리한 목차에 의하면 편년체를 기조로 순서에 따라 서술하다가 갑자기 연대가 가장 앞서는 제주의병항쟁이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순서로 서술해 버렸습니다. 이건 편년체도 아닌 기전체도 아닌 새로운 역사 서술 방식이 등장하는 꼴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주도 교육청이 학생 교육자료로 발간 했다고 하는데, 이런 엉터리 자료를 가지고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려하는지 도무지 제주도 교육청의 저의를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주항일운동 교육자료집 」에는 기유년(1909)에 거병한 제주항일의병은 실제로 병장기로 무장하고 전투가 벌어졌고 여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므로 당연히 의병항쟁으로 기술되어야 함에도 의병운동이라고 폄하하여 기술하였으며, 또 모병된 의병 숫자도 300여 명에 불과 한 것으로 기술되었습니다. 이는 최근에 발표된 논문 조차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는 것으로 기초자료조사 조차 허술히 하였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의병관련 최근 논문은 김황재, 『한말 제주 의병항쟁의 전개와 성격』, 숭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7. ; 김황재, 「韓末 제주의병항쟁의 재조명」, 『숭실사학』 제40집, 숭실사학회, 2018. 이 있습니다. 이 논문에 의하면 제주의병의 전투 부대원은 약 60여명이고, 항쟁에 참여한 도민의 숫자가 2,000여 명에 이른다고 확실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것은 대한민국 저명한 역사학 교수들에 의해 '제주의병항쟁'으로 당당히 정명을 승인 받았습니다.
「제주항일운동 교육자료집 」 편수위원의 면면을 보면 역사 아마추어들로만 구성되어 편찬하다보니 중대한 오류도 걸러 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단 한명의 역사학자가 편수위원에 참여하였다면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았을 겁니다.
더욱이 참고 문헌 리스트를 보면 한심한 면이 보이는데, 역사학을 다루는 사람이 가장 기피해야할 개인 인터넷 자료를 인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편수에 참여한 사람의 개인 블로거 사이트가 버젓이 참고문헌 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은 한마디로 개인적 편향에 치우친 자료 정리에 불과한 기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작금의 우리 역사 현실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의해 역사 침탈을 격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분개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제주도 교육당국이 이런 역사 왜곡에 앞장 선다면 대한민국의 역사 정통성은 어디에서 찾는다는 말입니까!
혹시 노파심에서 한마디 덧붙인다면 이런 엉터리 교육자료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사용하지 않으실 거죠?
참고로 역사 기술의 전형을 말하겠습니다.
역사란 것은 과거의 일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기록한 것도 역사입니다. 그래서 "역사는 누가 만드는가?"라고 묻는다면, "역사가가 만든다"고 해야 정답입니다.
기록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장 많은 방식인 기사강목체, 기전체, 편년체 차이를 정리했습니다. 편년체, 기전체 구별 방법을 이해하면, 역사란 읽는 사람도 보기 쉬워야 하지만 만드는 사람도 쓰기 쉬워야 한다는 관련성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강목체, 기사본말체, 편년체, 기전체 구별 방법
역사란 것이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저 발생한 사건이라고 다 역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도 그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역사로서 가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역사의 완성은 사건이 일어난 후, 기록까지 되었을 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기록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있었는데, 그 방법으로 기전체, 편년체, 기사본말체, 강목체가 대표적인 것입니다. 그 차이점은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삼국유사 [강목체, 기사본말체, 기전체, 편년체 차이] / ⓒ 문화재청)
역사 기술의 방법
기전체 : 사람, 왕조 중심 - "기준을 주인공으로!"
편년체 : 시간 중심 - "연도를 순서대로!"
기사본말체 : 사건 중심 - "본 말만 하자!"
강목체 : 범위 중심 - "큰 범위 설명 후 자세히!"
기전체, 편년체, 기사본말체 차이점을 뜻풀이로 기억하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한자로 紀傳體(기전체) 뜻은 "紀 실마리 + 傳 일대기"입니다. 즉, 한 명을 실마리로 해서 그 전체 이야기를 적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다음으로, 編年體(편년체) 뜻은 "編 엮었다 + 年 연도기"입니다. 즉, 연도마다 일어난 일을 기록했으니 시간을 순서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 紀事本末體(기사본말체) 뜻은 "紀事 기록 + 本末 뿌리"입니다. 즉, 그 일이 일어난 이유와 영향을 중심으로 적었다는 의미입니다.
더불어, 綱目體(강목체) 뜻은 "綱 뼈대 + 目 보다"입니다. 즉, 대분류를 전체적을 적은 후, 세부적인 내용을 더 자세히 적은 것입니다.
기전체, 편년체, 기사본말체 차이
가장 많이 비교되는 것은 기전체, 편년체 차이입니다. 그 외의 기사본말체와 강목체 차이는 좀 더 이해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전체'는 주인공이 필요합니다. 가장 간단히는 사람이라는 주인공이 있고, 좀 더 넓은 주인공은 왕조입니다. 예를 들어, 단군이라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쓰거나 고조선을 중심으로 쓰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삼국사기>입니다. 삼국사기를 보면, 고구려, 백제, 신라를 주인공으로 하고, 그 외의 예맥, 옥저, 마한, 왜(일본), 중국 등은 보충설명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삼국사기 [강목체, 기사본말체, 기전체, 편년체 차이] / ⓒ 문화재청)
'편년체'는 그냥 순서대로 적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역사의 일기라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1950년 1월 애치슨라인 발표, 6월 한국전쟁, 10월 중국의 티베트 침공, 1951년 1월 1·4 후퇴, 10월 처칠 총리 취임... 이런 식으로 쓴다면 편년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조선왕조실록>입니다. 태조 때 일, 정조 때 일, 태종 때 일, 세종 때 일... 이런 식으로 역사를 적기 때문에 편년체, 기전체 차이가 헷갈릴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은 일어난 순서대로 적고 있으니 확실한 편년체입니다.
'기사본말체'는 중요한 사건과 연결된 역사를 적은 것입니다. 기전체는 주인공을 적을 수 있고, 편년체는 순서를 적을 수 있지만, 과거에 있었던 일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준 사건이라면 그 영향을 알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9.11테러는 미국이 당한 테러지만, 그 이전에 미국인이 이슬람에 지나친 강압 정책을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왜 테러를 당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그 사건의 원인과 사건, 그리고 나중의 영향까지 알려면 <연려실기술> 같은 기사본말체가 좋습니다.
강목체 등 차이와 기전체, 편년체 차이 비교
기전체, 편년체, 기사본말체 차이는 주인공, 연도, 사건이라는 간단한 정리가 가능한데, 강목체는 조금 복잡합니다. '강목체'는 "범위"에 의해서 적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동사강목> 등이 대표적인데, 당시의 평가는 성리학적 도덕이므로 정통과 명분이 위주가 될 것입니다.
강목체는 마치 교과서의 "차례"처럼 묶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통합과학 교과를 보면 물질, 역학, 화학, 환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것처럼 큰 범위를 설명한 후 자세한 부분을 다시 설명하는 것입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조선왕조실록 [강목체, 기사본말체, 기전체, 편년체 차이] / ⓒ Salamander724)
그럼, 이 책들은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요? 기전체, 편년체 차이가 가장 클 것입니다.
기전체는 주인공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있지만 그 외의 사건들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해하기에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편년체는 어떤 사건이 다음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앞뒤 관계를 잘 알 수 있지만 사건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어서 종합적으로 이해 가기에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기전체는 사마천의 <사기>이며, 가장 오래된 편년체는 공자의 <춘추>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장단점을 이해하면 편년체, 기전체 구별이 매우 쉬울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정사라고 하는 기본 역사책들은 다 기전체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전체를 정사체라고도 합니다. 거대한 역사를 찾아내서 분류하고 다 적으려면, 권력의 지원이 없으면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그 왕조를 중심으로 쓰게 됩니다.
하지만 학자로서 역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사건이 왜 일어나고 그 영향이 어떻게 미쳤는지를 알아야 하므로(이것이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이므로), 기사본말체 같은 실증사학적 역사 기록 방법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정도로 알아두면 정리가 되겠습니다.
출처: https://kiss7.tistory.com/1863 [키스세븐]제주교육청이 제주항일운동에 대한 역사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제주항일운동 교육자료집'을 2022년 1월 3일 발간했다.
이 교육자료집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다소 어려웠던 제주 항일운동 기록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제작했고 한다..
그런데 목차를 보면 너무 황당해서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졌다.
I. 제주항일운동 개관
II. 제주 법정사 항일운동 - 1918년
III. 조천만세운동 - 1919년
IV. 제주 해녀 항일운동 - 1923년
V. 항일 의병 운동 - 1909년
자,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역사의 기술에 가장 기본인 것은 발생 시기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편년체 기술을 채택해야 하는 것이 보통이라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기전체 서술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위 정리한 목차에 의하면 편년체를 기조로 순서에 따라 서술하다가 갑자기 연대가 가장 앞서는 제주의병항쟁이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순서로 서술해 버렸습니다. 이건 편년체도 아닌 기전체도 아닌 새로운 역사 서술 방식이 등장하는 꼴을 목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제주도 교육청이 학생 교육자료로 발간 했다고 하는데, 이런 엉터리 자료를 가지고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려하는지 도무지 제주도 교육청의 저의를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제주항일운동 교육자료집 」에는 기유년(1909)에 거병한 제주항일의병은 실제로 병장기로 무장하고 전투가 벌어졌고 여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므로 당연히 의병항쟁으로 기술되어야 함에도 의병운동이라고 폄하하여 기술하였으며, 또 모병된 의병 숫자도 300여 명에 불과 한 것으로 기술되었습니다. 이는 최근에 발표된 논문 조차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는 것으로 기초자료조사 조차 허술히 하였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의병관련 최근 논문은 김황재, 『한말 제주 의병항쟁의 전개와 성격』, 숭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7. ; 김황재, 「韓末 제주의병항쟁의 재조명」, 『숭실사학』 제40집, 숭실사학회, 2018. 이 있습니다. 이 논문에 의하면 제주의병의 전투 부대원은 약 60여명이고, 항쟁에 참여한 도민의 숫자가 2,000여 명에 이른다고 확실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것은 대한민국 저명한 역사학 교수들에 의해 '제주의병항쟁'으로 당당히 정명을 승인 받았습니다.
「제주항일운동 교육자료집 」 편수위원의 면면을 보면 역사 아마추어들로만 구성되어 편찬하다보니 중대한 오류도 걸러 내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단 한명의 역사학자가 편수위원에 참여하였다면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았을 겁니다.
더욱이 참고 문헌 리스트를 보면 한심한 면이 보이는데, 역사학을 다루는 사람이 가장 기피해야할 개인 인터넷 자료를 인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편수에 참여한 사람의 개인 블로거 사이트가 버젓이 참고문헌 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은 한마디로 개인적 편향에 치우친 자료 정리에 불과한 기술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작금의 우리 역사 현실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의해 역사 침탈을 격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분개하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제주도 교육당국이 이런 역사 왜곡에 앞장 선다면 대한민국의 역사 정통성은 어디에서 찾는다는 말입니까!
혹시 노파심에서 한마디 덧붙인다면 이런 엉터리 교육자료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사용하지 않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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