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1999년 경서원에서 발간한 '김성철 역주, <범장한 대역 회쟁론>'에 실린 범어 원문과 티벳어 번역문 낱낱의 문법을 상세하게 해설한 책이다. 경서원 간 <범장한 대역 회쟁론>을 구입하였고, 범어와 티벳어 문장을 직접 해독하고자 하는 사람에 한하여 유용하다. (PDF 전자책)
제목 : 용수의 회쟁론 독해를 위한 범어 티벳어 문법해설집 분야 : 종교(불교) ISBN (부가기호) : 979-11-92723-02-0 (95790) 출판사 : 도서출판 오타쿠 저자/역자 : 김성철 정가 : 15,000원 페이지수 : 406쪽 발행일 : 2022년 11월 11일 도서판형 : 154×216 PDF |
2022년 개정판 머리말
이 책은 1999년 경서원에서 간행한 <범•장•한 대역 회쟁론(廻諍論)>을 구입하여 소지하고 있으며, <회쟁론>의 범어 원문과 그에 대한 티벳어 번역문의 독해 연습을 하고자 하는 분에게만 쓸모가 있는 문법설명서다. 총 400페이지가 넘는 모든 지면이 아래와 같이 범어 원문과 티벳어 번역문의 문법에 대한 무미건조한 설명만으로 가득하다.
나는 1993년에 중관학의 전범(典範)인 <중론(中論)>(한문과 범어) 「청목소(靑目疏)」를 번역, 주석하여 출간했고, 1995년에는 현대 중관학 개론서 가운데 가장 권위 있는 <불교의 중심철학>(T.R.V. Murti 지음, 영어)을 번역 출간하였다. 이때는 내가 박사학위를 받기 전이었기에, 이 두 가지 책을 번역한 주목적은 나 스스로의 공부를 위한 것이었다. 1997년 2월 동국대 대학원에서 <용수의 중관논리의 기원>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곧이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서 범어 원전 강독 강의를 담당하였는데 그때 교재로 삼은 것이 바로 <회쟁론>이었다. <회쟁론>의 범어 원전 강의를 모두 마치면, 그 번역 원고를 가산불교문화연구원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해주시겠다고 약속했는데, 연구원 측의 여러 사정으로 출간이 지연되었기에, 기다리면서 <회쟁론>을 강의하면서 내가 찾아놓은 범어, 티벳어 단어와 문법설명을 모아서 <회쟁론 범문•장문 문법해설집>이라는 단행본 원고를 만들었다. 1998년 5월의 일이었다.
이어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였다. 동아시아의 중관학인 삼론학(三論學)의 ‘삼론’은 용수의 <중론>과 <십이문론(十二門論)>, 그리고 그 직제자인 아리야제바가 저술한 <백론(百論)>의 ‘세 가지 논(論)’을 의미한다. 1993년에 출간했던 <중론>에 덧붙여 삼론의 번역을 완결한다는 의미에서 <백론>과 <십이문론>을 번역하여 <백론•십이문론>이라는 제목을 달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회쟁론> 강의 종료 후 1년 이상 기다리면서 이런 두 가지 원고를 더 만들었는데도, 가산연구원에서 <회쟁론>을 출간할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하시기에, <회쟁론>을 포함하여 세 가지 원고를 모두 들고서 다시 경서원을 찾아갔다. 고(故) 이규택 사장님께서는 이 모든 원고의 출간을 기꺼이 맡아 주셨다. 그래서 1999년 초에 <백론•십이문론>, <회쟁론> 그리고 <회쟁론 범문•장문 문법해설집>의 세 가지 단행본이 동시에 출간될 수 있었다.
경서원에서 출간한 책들 가운데 <중론>과 <불교의 중심철학>은 수요가 많아서 출판사에 경제적으로 이익을 주었지만, 1999년 초에 출간한 <회쟁론> 등의 단행본 세 가지는 근 20년이 지나도록 재고가 쌓여 있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소량 인쇄했던 <회쟁론 범문•장문 문법해설집>의 재고가 바닥이 났다는 얘기를 들었다. 경서원에서는 이 책을 더 인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회쟁론>도 난해하기에 구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회쟁론>에 실린 범어 원문과 티벳어 번역문의 문법을 해설한 책을 찾는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기에 출판사의 절판 결정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중관학(中觀學) 관련 원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중론(中論)>이다. 하나 더 추가한다면 단연 <회쟁론(廻諍論)>이다. <중론>에서는 공(空)의 의미에 대해 논리적으로 해명하는데 <중론>을 통해 공 사상이 널리 알려지자, 공의 의미를 오해한 외도나 소승의 논사(論師)들이 공 사상을 비판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모든 것이 실체가 없다면, ‘모든 것이 실체가 없다.’라는 그 말도 실체가 없을 테니, 다른 사물의 실체를 부정할 수 없다.”라는 식의 비판이었다. <회쟁론>은 총 71수의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반 20수(首)의 게송에는 논적의 이런 비판이 실려 있다. 그리고 제21수에서 제70수까지 총 50수의 게송을 통해, 용수는 논적의 비판을 낱낱이 반박하며, 마지막 제71수에서 “공성과 연기와 중도가 하나의 의미임을 선언하셨던 분, 함께 견줄 이 없는, 붓다이신 그분께 [나는 이제] 예배 올립니다.”라고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며 끝을 맺고 있다. 이렇게 <회쟁론>에서는 <중론>의 가르침이 널리 전파된 다음에 발생한 공에 대한 오해를 시정하고 있기에 중관학에 대해 심도 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중론>과 아울러 <회쟁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중론>과 마찬가지로 <회쟁론> 역시 범어 원문과 함께 티벳어 번역문이 현존한다. <회쟁론 범문•장문 문법해설집>을 발간한 지 만 23년이 넘었고 지금은 범어와 티벳어에 능통한 불교학자가 많이 계시지만, 중관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면서 혹시나 이 책의 절판을 아쉬워할 분도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새롭게 편집하여 다시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다만 그 수요를 예측할 수 없기에, 출판사에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PDF 전자책으로만 발간하였다.
400쪽이 넘는 이 책이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문법해설서이긴 하지만, <회쟁론>의 가르침을 올바로 파악하고, 범어 문장이 티벳어로 번역되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 바란다.
정년퇴임을 몇 달 앞둔 2022년 11월 6일,
경주 동국대 교직원 아파트에서 도남 김성철 합장 정례
책머리에(1999년)
본서는 경서원에서 간행한 <범․장․한 대역 회쟁론>에 실린 산스끄리뜨 원문과 티벳어 역문 전체에 대한 문법해설서다.
원래 필자는 어학에 취미도 없었고 소질도 없었고 관심도 가지려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학은 평생의 노력을 기울여 공부해도 기껏해야 그 나라에 태어난 사람의 수준에 머물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비단 어학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문에 대해서도 필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 학문들은 다만 삶의 수단일 뿐이기에 목숨을 갖고 태어나 전 생애를 걸고 열정을 바쳐 공부할 것이 못 되며,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마음공부’만이 사람으로서 해야 할 공부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불교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십수 년 전 대학원에 입학하여 제도권 내에서 불교 공부를 시작한 이래 아이러니컬하게도 공부 시간의 많은 부분은 예전에 그렇게도 하기 싫어했던 어학공부에 할애되었다.
불교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언어에 대한 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각 지역별로 전승되는 방대한 불전을 독해하기 위해서는 한문, 산스끄리뜨어, 빠알리어, 티벳어 등과 같은 고전어에 대한 소양이 요구되며, 현대의 불교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수렴하기 위해서는 영어와 일본어는 물론이고 프랑스어와 독일어, 심지어 러시아어에 대한 독해 능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그래서 불교를 공부하는 도구에 불과한 어학 공부에 온 정열이 소진된 불교학자는 막상 본론으로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단순한 문헌학자(Philologist)로서 그 일생을 마감하기가 십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원전 언어에 대한 공부를 도외시하고 불교를 전공할 경우 그 연구의 범위와 깊이는 제한되고 만다.
한 사람의 불교 학자가 위에서 말한 모든 언어에 대해 통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전공으로 삼고 있는 분야에 따라 몇 가지 언어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만일 대승불교를 전공하고자 한다면 한문에 대한 소양과 함께 대승경론들의 원전 언어인 산스끄리뜨어 역시 습득해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대승불교를 보다 전문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티벳어에 대한 소양 역시 요구된다. 왜냐하면, 산스끄리뜨 원본도 현존하지 않고 한역 대장경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은 수많은 불전들이 티벳 대장경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또, 전문적인 학자들이 새롭게 발굴된 산스끄리뜨 필사본을 복원하여 교정본을 만드는 경우나, 난해한 산스끄리뜨 원문을 현대어로 번역할 때에도 티벳어 번역본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필자는 전문적인 산스끄리뜨 학자도 아니고 티벳 불교 전공자도 아니다. 중관사상을 전공하다보니 필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산스끄리뜨어와 티벳어를 공부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넘게도 <회쟁론>의 산스끄리뜨 원문과 티벳어 번역문에 대한 문법해설서를 만든 것은 후학들을 자극하고 그 공부하는 수고도 덜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는 이 해설서를 완성하기까지의 하루하루는 그야말로 인고(忍苦)의 나날이었다. 그러나 눈 밝은 학인들이 군웅(群雄)처럼 나타나, 필자의 이런 모든 작업들이 무용지물이 될 그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불기 2542년(1998) 5월
도남 김성철 합장
1999년 경서원 간행본 표지
첫댓글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훌륭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
이 책.구입은.어디로 문의하면 되나요?
한국불교사상 가장 위대한 교수님이십니다
수고많으십니다.
_()_ 김성철 교수님이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시길 관상하며 _()_
1.
도서출판 오타쿠에서 혹시 책으로 출판하실 계획이 없으신지요?
2.
아니면,
E 북이 아닌 도서 출판을 해서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요?
3.
이미 e북은 있는데,
개인 사정으로 불편함이 있어서, 혹시 POD 와 같은 형태로 구매할 수 있으면 좋을 듯 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