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客/송국회 (낭송:고은하)
올망졸망 딸린 자식들에게 단물 다 내주고
집 앞 감나무에 까치만 울어도
객지로 떠난 자식이라도 행여 올까 봐
긴 날을 문밖에 서서 가슴앓이하셨을 어머니.
풋풋한 풀 향기가 하늘과 맞닿은 오월 초이튿날
맑은 햇살 곱게 피어오를 때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
저 하늘 높은 곳 초롱초롱 하나의 별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아프셨나요.
육신에 스며든 병마의 고통으로도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 고개 저으며
홀로이 돌아오지 못할 먼 길 떠날 준비하셨을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 무엇도 할 수 없습니다.
가시는 길 험하지는 않으셨는지요.
가시는 길 외롭지는 않으셨는지요.
견디고 견디다 남은 설움과
차마 흐르지 못한 눈물이 온 가슴에 젖어 내립니다.
어머니
1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