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나의 현주소를 직시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현주소이기 때문에 거울을 들여다 보지 않더라도 거울 속에 있는 나의 모습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꼭 보아야 하는 것도 '거울'이고 '현주소'입니다.
위 글에서 동국대 민세진 교수님은 우리 대한민국이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사춘기에 접어들기까지의 과정과 지금 우리의 모습을 수치로 짚어주셨습니다.
잠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단기간에 고도성장을 이룬 나라로서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 세계 10위안에 드는 경제대국임에도 추세적으로 보면 경제성장률은 1973년에 14.9%이후 이미 하락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1987년 민주화를 성취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른 후 1990년대 연평균 성장률은 6%대로 급격히 하락하고, 커져버린 몸집을 버텨내지 못한 시스템으로 인하여 1997년 외환위기를 맞게 됩니다. 평생직장도, 성장이나 목적의식도 무너져버리고 기존체제에 대한 회의, 각자도생, 가족의 붕괴로 인하여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합니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의 사춘기는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UN회원국193개, 국제올림픽위원회 회원국206개인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2023년 기준으로 14위의 경제대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2023년 4400만원 이상입니다. 1960년에는 1만원 남짓이었는데 말입니다. .
대한민국은 사춘기이다 ......
사춘기때는 작은 자극에도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기 일쑤입니다.
자신이 입은 옷이 불편할 때는 어떨까요? 그 불편의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글 서두에 민세진 교수님은 요즘 한창 상영중인 <인사이드 아웃2>에 대하여 언급하셨습니다.
'인사이드 아웃'은 사람의 감정들에 다양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부여하여 주인공 라일리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내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들을 감정들의 캐릭터들로 풀어나가는 영화입니다. '좋은 사람'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가져오는 라일리의 감정들을 통하여 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게 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라일리는 진짜 '사춘기'의 소녀입니다. 그래서 기존에 알고 있었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던 밝고, 씩씩하며 다정한 자신에 대한 상, '좋은 사람'에 대하여, 성취를 위한 열망과 불안에 휩싸이게 됨으로써, 혼란을 갖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었습니다. 정말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라일리는 정말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잘 입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어 무척이나 불편한 것일까요?
세계14위 경제대국을 자랑할 수 있지만, 우리는 현재 정치갈등,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등 지뢰밭에 있음을 지각하고 있도록 민세진 교수님은 일침을 놓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지뢰밭이 어떤 자극으로 반응하게 될 지에 우리는 조심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감사한지 ..... '사춘기'라면 이 지뢰밭에 대한 해법이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 인생사에서
'좋은 사람'에 대한 꿈을 가져보지 않는 때가 있을까요?
그러나 영화 <인사이드 아웃2>에서는 '좋은 사람'이 가지는 일면으로 인하여 보지 못했던 다른 면들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생겨나는 갈등을 풀어나가는 데요~ 주인공 라일리의 해결방법은 바로 '인정'과 '수용'이었답니다.
위의 인생사를 간단히 8명의 사람으로 표현했지만 각 단계로 성장할 때 우리는 아마도 수많은 인정과 수용을 동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정과 수용을 하기에 앞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2> 주인공 라일리가 겪어던 갈등, 즉 '위기'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할 때 긍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한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를 간단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위 표를 보면 청소년기일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사춘기입니다.
에릭슨은 이 청소년기에 자아정체성과 정체성 혼란을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즉 이 시기에 겪는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질문이 해결되고 나의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게 되면 '위기'를 극복하여 초기성년기로 나아간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나면 친밀감과 고립감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말입니다. '관계'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보통 정체성단계를 잘 해결한 사람은 자신의 필요시에 맞게 좋은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 발달단계는 연령의 구간이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 연령이 꼭 맞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120세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요즘은 연령에 따른 심리사회적 발달의 변화가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나는 좋은 사람입니까?
좋은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입니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빨리 답을 내리기 어렵다면 .... 오늘 글, 민세진 교수님의 말씀에 도움을 청해봅시다.
........ '대한민국은 사춘기입니다.'
저는 여기에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하나 놓아보렵니다.
인정과 수용으로 성숙한 어른으로의 사춘기를 겪고 난 후 대한민국은 귀인(貴人)을 만나야 한다고요.
그 귀인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의 '국민'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사춘기를 잘 지내고 나서 우리 각 국민들과 친밀한 관계를 이전 보다 더욱 잘 맺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잘 볼 수 있도록
잘 닦아주셔서
거울을 보여주신 동국대 민세진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