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불던 바람이 잠잠해졌다 미진하지만 제법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젠 진짜 봄이 올려나 보다 오후의 햇빛을 받으며 모처럼 만에 영미한테 다녀왔다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다녀왔으니 3개월이 넘은거 같다 3월에 어울릴것같은 꽃 개나리와 진달래를 손에 쥐고서 비탈길을 단숨에 올랐다 아직은 무릅이 성치 않아 걸음걸이가 영 불편하다 앞에 다가서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큰오빠! 하고 부를것만 같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에 얼마나 추웠을까? 어제 바람이 무척이나 차갑던데 얼마나 떨었을까 주위에 잔디가 누워 있는걸로 보아 누군가 가끔은 왔다 가는가 보다 벌써 4년이 흐르고 있구나 색바랜 꽃을 뽑아 바꾸어 주고 .... 영화속의 장면이 사실 이라면 지금 내곁에 어딘가 영미가 안타깝게 부르고 있을지 몰라 눈에 눈물이 맺힌다 영미에게 엄마 목소리라도 들려 주고 싶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기섭이냐 어디냐 ? "응 사무실"혹시 목소리라도 영미가 들을수있을까 싶어가까이 대 주었다 들을수 있다면 얼마나 가슴이 벅찰까 나이탓인가 아쉬운 일들로부터 무감각 해지는 엄마 모습을 볼때마다 더 슬퍼진다 우리가 걱정 할까봐 일부러 아닌척 하는건가 ? 나는 염세주의자는 아니지만 가슴이 아프고 찢어 지도록 슬픈 이유는 너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지 못하고 아버지를 닮아 사랑하는 마음을 바르게 표현하지 못하고 큰 소리만 쳤대던 아! 부끄러운 인생아, 지금의 마음 반이라도 표현해 주었 더라면 얼마나 좋아 했을까 ..... 영미야 오빠들은 엄마 모시고 만족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살고 있고 행복을 느끼려고 무던 애를 쓰고 있단다 영미야 나도 벌써 50이 되었단다 너하고 수박팔러 다니던일 오징어, 밀감 팔던일. ... 나는 네게 빛을 너무 많이 졌어 큰오빠 종합 검진 받으라 하며 스케줄 다잡아 놓고 몇시까지 어디로 꼭 오라던,속 깊은 너에게 따뜻한 정을 주지 못했어 미안해, 영미야 작은 오빠들하고 의논해서 세상에 남아 있는 네 피붙이 잘 크도록 신경 써줄꼐 네가 어찌 편히 눈을 감았겠냐만은 오빠들 믿고 이젠 편해 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 아버지 만나면 네가 잘 챙겨 드리렴 불쌍하신 아버지 .... 그럼 영미야 이만 줄일께 잘있어 앞으로 자주 오도록 할께
내려오는 내내 눈 물이 흐른다 이대로 사무실에 가면 삶속에 찌들어 또 잊고 살아 가겠지 부끄럽지 않은 큰 오빠가 되어야 겠다
첫댓글 큰형 맘이 짠하네.... 나도 봄되면 영미한테 한번 다녀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