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사람들이 이었습니다.
그들은 이 곳 공주에서 나고 태어나 아직은 세상도 잘 모르는 그런 사람들이였습니다.
또한 그들은 어리고 젊었습니다. 가슴엔 그저 예술을 향한 뜨거운 열정만을 담고 공주의 예술 지킴이가 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던 그들이 어느날 우리들 마음의 고향인 고마나루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무작정 고마나루를 향해 뛰어갔습니다.
그 허허벌판 속에 황량한 고마나루, 4차선길 뻥 뚫려 을시년스럽던 그곳에서 돗자리 하나만 달랑 펼쳐 놓은 채 가로등 빛을 조명삼아 북을 울리고 꽹과리를 쳐댔습니다. 그 옛날 곰낭자의 한을 생각하고 금강을 생각하고 공주의 문화와 예술을 생각하며 그들은 그렇게 판을 벌였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안았고 어떠한 경제적 도움도 없이 연미산 너머로 석양이 지는 7~8월이면 매주 토요일, 일요일 그들은 도깨비 난장을 벌였습니다. 그렇게 1년, 2년, 3년....10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까지도 장마비 맞아가며 그들은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곱던 손, 발엔 굳은 살이 박히고 검던 머리엔 하얀 서리가 내려버린 지금. 그들은 아직도 행복합니다.
고마나루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물과 곰낭자의 전설,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사라지지 않는 한 그들은 언제까지나 이 곳 고마나루에 서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