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무리 31회 초대전 2016.1.20 ~1.26 갤러리 바이올렛 / 인사동 참여작가 김갑진, 김동석, 김병규, 김흥빈, 박 삼, 박성환, 서광종, 손준호 위수환, 윤 한, 이성완, 장영주, 정채동, 조광익, 조태례, 허회태 늘 푸른 ‘누리무리’ 그룹을 초대하며, 새해 벽두부터 무상(無常)의 덧없는 세월 타령을 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인생과 예술은 어김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꽃을 피워 열매를 맺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명암과 같은 것이다. 또 그 무심한 세월은 다양한 역사의 조각을 낳기도 한다. 이처럼 갤러리 바이올렛은 2016 병신년(丙申年)에도 변함없이 예전처럼 차곡차곡 전시역사를 써내려갈 것이다. 그 첫 번째 초대 손님으로는 개인이 아니라 갯벌처럼 질퍽한, 꼬막처럼 단단한 ‘누리무리’ 그룹이다.
‘누리무리’는 최근 국가 정원으로 유명한 일명 생태도시 순천시를 연고지로 하여 1984년에 창립한 미술운동 모임이다. 한국 화단에서는 보기 드문, 올해로 32년을 꿋꿋하고 곧은 예술 정신으로 면면을 이어온 아주 결속력이 대단한 미술그룹인 것이다. 창립 당시 그룹의 목적과 취지는 우선 연약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맞춰져 있었다. 그들은 해를 거듭하면서 신바람을 불어넣었고, 또 자연스럽게 지역을 벗어나 중앙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룹 작가들의 작품 성향은 기존의 낡은 미술양식을 탈피한 새로운 모색, 즉 실험적이고 독특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는 新구상회화와 조형작업, 오브제 및 설치작업, 평면 작업에서의 재료 혁신 등 다양하게 추구하였다. 미술평론가 김상철이 평(評)한 25회전 서문을 짧게 소개하면, “이들이 감내한 25년의 역사는 결코 간단치 않을 것이다. 지난 세월의 이면을 살펴본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투와 같은 역사로 점철되었음을 알 수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누리무리의 존재적 가치를 직간접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누리무리’의 작품세계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화단에서의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기 충분했다. 아울러 나 자신도 그들의 미술에 매료되어 개인적으로 그들과의 친분을 갖게 되었다. 그런 결과로 신년 새해에 첫 손님으로 기쁘게 맞이하게 된 것이다. 기대가 무척 크다.
‘누리무리’는 세월의 흐름을 무색하게 한다. 이 의미는 미술그룹이 줄곧 추구했던 ‘아우라’의 정신과 회원들 각자의 열정이 식지 않고, 늘 젊고 푸르러서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 여하튼 멋진 전시회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도 여운이 사라졌고, 새날이 왔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말처럼, 새롭게 문을 연 ‘누리무리’ 그룹展에 미술애호가님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바란다. 감사합니다.
2016년 丙申年 벽두에, 갤러리 바이올렛 대표 이윤찬 배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