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회복하기 어려운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 스스로 의사표현을 할 수 없게 된다면, 그래서 저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저를 대신하여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제가 원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식물인간이나 의사표현이 불가능한 상태로 생을 유지하는 일은 반드시 피하게 해주십시오. 만약 수술을 앞두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절대로 수술을 하지 말고 존엄하게 생을 마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무의식상태로 또는 의식이 있다 하더라도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의료기구의 도움을 받아가며 물리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일은 저에게 큰 고통이며 꼭 피하고 싶은 일입니다.
하여 제가 더 이상 건강한 몸과 맑게 깨어있는 의식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면, 최대한 빨리 생을 마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제 스스로 의사표현을 할 수 없을 경우,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 착용, 영양공급을 포함하여 어떤 연명치료도 해서는 안됩니다. 오직 통증치료만 허락합니다.
사후 저의 몸은 화장을 하고 벽제 화장터 내 유택동산에 산골하여 아무 흔적도 남지 않게 해주십시오. 장례는 종교예식을 포함하여 어떤 예식도 할 필요가 없으며 최대한 간단히 진행하여 편안하게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사후 제 몸의 모든 장기는 2006년 6월 15일자로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기증되었습니다. 제가 숨을 거두면 즉시 이 사실을 알려 저의 장기를 필요로 하는 분이 이식받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하지만 시신을 의료실습용으로 사용하는 일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2011년 8월 29일 처음 작성.
2023년 7월 17일 최종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