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쌀쌀한 아침 공기는 완연한 가을 느낌을 물씬 풍긴다.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오늘은 조금 더 일찍부터 서두르고 있다.
점심 공양 준비 외에 서울서 온 국제포교사회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서 합창하기로 했다고..
갑자기 연락이 와서.. 잠깐이라고 얼굴을 익히고 함께 연습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지휘자 청정화 보살님은 오늘 학생 가르치는 수업이 오전에 있어 시간을 뺄 수 있으면 합창단과 함께 할 것이고,
그럴 수 없으면 합창단만 무대에 설 수도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 푼이 아쉬울 터인데..
관세음보살.()^^.
내가 아닌 남을 위한 점심 준비는.. 점심먹는 것처럼 간단한 게 아니다.
아니.. 점심드는 일과는 비교할 수 없지.^^.
해등명 보살님과 만나 조 다리를 건너 절을 향해 달린다.
이른 일요일 아침은 다행히 트래픽이 없다.^^.
오늘 거리 자재를 보리사 요사채 부엌으로 갖고 오니..
혜등심 보살님은 벌써 부지런히 움직이시면서 커피까지 끓여 놓으셨다.^^..
절 음식이 맛있다고 하는 것은.. 절이기 때문에 맛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부지런히 준비하고 요리하시는 보살님들의 정성 때문이지만..
눈에 띄지 않으니.. 무심히 지나치면서.. 때로는 음식이 어떠니 하면서 투정까지 한다.
오전 8:30분, 연습 시간이 되어 관음전으로 왔다.
서울서 오신 국제 포교단 합창단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연습으로 들어가기 전 곡 선정을 했다.
오늘 부를 합창곡을 오늘 아침에 선정하다니.. ㅎㅎㅎ^^
주희보살님이 튼 반주 곡을 들으며 입을 맞추었는데..
처음 만나 연습함에도 두 번 입을 맞추는 시간이 고작있었다.
헌공예불과 축원에 이어
원영 회주 큰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오늘은 10월 첫 주로 날씨도 청명하고 아주 행복하고 좋습니다.^^.
이런 행복한 날을 달을 맞이해 <행복경>을 준비했습니다.
<행복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 사왓티 시의 제따바나에 있는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계셨다.
그 때 마침 어떤 하늘나라 사람이 한 밤중을 지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제따바나를 두루 비추며 세상에 존경받는 님께서 계신 곳을 찾았다. 다가와서 그 하늘사람은 세존께 게송으로 이와 같이 말했다.
1. “많은 하늘나라 사람과 사람들, 최상의 행복을 소망하면서 행복을 바라고 있습니다. 최상의 행복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소서."
2. 세존께서 말씀 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을 사귀지 않으며, 지혜로운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존경할 만한 사람을 공경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3. 분수에 맞는 곳에서 살고, 일찍이 공덕을 쌓아서, 스스로 바른 서원을 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4. 많이 배우고 익히며 절제하고 훈련하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5. 아버지와 어머니를 섬기고, 아내와 자식을 돌보고, 일을 함에 혼란스럽지 않으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헹복입니다.
6. 나누어 주고 정의롭게 살고, 친지를 보호하며, 비난 받지 않는 행동을 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7. 악함을 싫어하여 멀리하고, 술 마시는 것을 절제하고,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으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8. 존경하는 것과 겸손한 것, 만족과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때에 맞추어 가르침을 듣는 것,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9. 인내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10. 감관을 수호하여 청정하게 살며, 거룩한 진리를 관조하여, 열반을 이루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11. 세상살이 많은 일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슬픔 없이 티끌 없이 안온한 것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12. 이러한 방법으로 그 길을 따르면, 어디서든 실패하지 아니하고 모든 곳에서 번영하리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Mangala Sutta, Sutta Nipata 2.4>
<행복경>은 초기 경전인 <숫타나 파타>에 있으나 팔만대장경 안에는 없는 짧은 경으로..
1980년대에 이르러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매우 좋은 내용이듯.. 아주 중요하게 대접받고 있던 경이라고..
하지만 내 경우 너무 뻔한 내용이어서 한 번 휙 보고 지나쳐 버린 경이다.
큰 스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아주 쉬운 내용이고 누구나 다 아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행복을 바라지 않습니까?.
행복을 바라기에.. <행복경> 내용을 다시 찬찬히 살펴보면..
2. “어리석은 사람을 사귀지 않으며, 지혜로운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존경할 만한 사람을 공경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3. 분수에 맞는 곳에서 살고, 일찍이 공덕을 쌓아서, 스스로 바른 서원을 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4. 많이 배우고 익히며 절제하고 훈련하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
큰 스님께서 하신 법문 내용은..
<행복경>은 불교가 세상에 처음 나올 당시 아직 불교라는 종교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에 재가자와 출가자가 섞여 있는 대상을 향한 짧은 경이지만..
그 안에 불교의 핵심은 모두 담겨 있다.
불교는 전지전능한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 지혜에 의지하는 종교다.
행복하려는 자라면 어떻게 하는가?.
지혜에 의지하고, 원을 세워 공덕을 쌓고.. 열반에 이르려한다.
그런즉 처음 불교에 입문하여 저 내용을 듣고 불자를 시작했다면..
십 년, 이십 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변해야 할까?.
저 내용을 더 깊이 넓게 새기고 있을 것이다.
불교가 어려워졌다 깊어졌다 하는 것은 불자의 연륜이요, 불교의 역사로 그걸 설명하는 것이다.
아주 평범한 내용이지만.. 스스로 그러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렇지 못함을 발견할 겁니다.
짧은 경이지만 법회 시간에 다 살펴보지 못하니.. 시간을 내어 <행복경> 전체 내용을 새겨 보시기 바랍니다.
처음 <행복경>을 대하고 뻔한 내용에 그냥 덮어버리고..
지낸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 스스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회주 큰스님 법문이 끝나고 합창 무대가 펼쳐졌다.
다행히 지휘자 청정행 보살님도 어렵사리 왔다.^^.
국제포교사회 합창단과 보리소리 합창단은
<바람부는 산사>, <우리도 부처님같이> 그리고 국제 포교단 합창단이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를 노래했고..
제이슨 김 거사님의 <10월의 멋진 어느날에>에 독창이 있었다.
합창단원 다들 노래도 잘하시고 평소 연습도 계속하는 걸로 알지만..
하모니를 이루어야 하는 오늘 합창은 만족스러울 수가 없었다.
새삼 함께 모여하는 연습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혜등심 보살님 등과 몇몇 합창단원이 준비한 점심 공양 맛은 일품이었다.^^().
일품 맛을 밥상에 올려주려는 보살님들의 정성스런 마음과 솜씨..
일품 합창 노래를 들려주려는 합창단원들의 마음과 솜씨는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