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로봇 회사 미국 브룩스 오토메이션(Brooks Automation)은 정밀하고 정확한 로봇을 생산하기로 유명하다. 그 회사의 전무이사이자 로봇의 두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로 근무했던 최춘보(61)씨. 그녀가 이끄는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팀은 소규모의 UN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 최고의 개발팀이었다. 40세에 공학 공부를 시작, 1995년 브룩스에 입사한 지 4년 만에 이사의 자리에 오른 동양인 여성. 그녀는 미국인 상위 5%의 연봉을 받을 정도로 최고의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풀지 못했던 삶의 근원적 문제를 찾아 고민하던 중 마음수련을 만나게 된다. 마음수련 후 그녀가 찾은 인생의 해답에 대한 이야기.
‘이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겠구나’. 2002년, 50세가 되었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부터라도 남은 여생은 하나님의 뜻대로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봉사를 하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제 마음이 전혀 봉사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나를 낮추고 상대를 모시는 마음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거든요. 좋은 책도 보고, 좋다는 강연도 찾아다녔지만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
그렇게 7년을 보내다가 마음수련에 대한 책을 보게 되었어요. ‘마음을 뺀다’는 말이 와 닿아서 2010년 7월, 휴가를 내서 한국에 있는 마음수련 본원으로 갔지요.
저는 항상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어요.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이라는 힘든 날도 있었지만, 마흔 살에 새롭게 찾은 공학의 길을 걸은 후부터는 모든 게 순조로웠으니까요.
40세에 매사추세츠 주립대학에서 공학을 전공, 3년 만에 졸업하고, 43살에 브룩스 오토메이션에 신입 사원으로 입사하게 되었죠. 로봇을 연구하는 일이 너무 재밌어서 정말 밤낮 가리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신입 사원이 4년 만에 이사로 승진을 하는 것은 이 회사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삶이 결국 나만 돋보이고 싶고, 나만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행동임을 아는 순간 어찌나 부끄러운지. 그 ‘잘난 나’를 제발 버리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수련을 해나갔습니다. 우월감, 열등감, 노후 걱정…. 그런 마음들을 버려가는데 어느 순간 마음이 너무나 편안한 거예요. 아, 이게 자유고 행복이구나…. 그러면서 본래의 자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 나는 원래 없었구나, 원래 우주가 나였구나. 그 본래의 자리에는 아픔도, 걱정도, 잘나고 못남도 없고…. 본래와 하나 되어 살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