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석 5조’. 단 한번 나들이로 5가지 감칠 맛을 체험할 수 있다면?
전남 무안은 먹거리 천국이다. ‘무안 5미(五味)’라는 이름이 그래서 따로 붙었다.
짚불 삼겹살,양파 한우,도리포 숭어,영산강 장어,무안 낙지 등. 들에서,바다에서,강에서 ‘오색진미’를 맛볼 수 있다.
황토땅에 청정갯벌을 지닌 무안땅은 예부터 마늘,양파,고구마 등 농산물과 농어 낙지 등 해산물이 유명했다. 식당에 가면 매콤한 양파김치가 곁들여지고 자연산 회도 유달리 쫄깃쫄깃하다. 한겨울,무안에 가면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들에서 = 무안읍에서 811번 지방도를 따라 무안역 방향으로 20분. 짚불로 즉석에서 구워낸 짚불 삼겹살로 일단 입맛을 돋우자.
짚의 향긋한 냄새가 삼겹살 안에 속속 배는데 볏짚에 삼겹살을 1분 정도 구운 뒤 즉석에서 먹는다.
구경만 해도 재미있고 기름은 쏙 빠져 고기는 야들야들하다.
목포의 삼합이 돼지고기,홍어,묵은 김치로 이뤄진다면
이곳 사창리 짚불삼겹살집의 삼합은 삼겹살,양파김치,기젓(갯벌 게로 만든 젓갈)으로 조화를 낸다.
그중 두암식당이 삼겹살과 함께 양파김치 역시 원조를 자랑하는데
겨울에도 김치를 담가 싱싱한 맛을 낸다.
삼겹살만 먹어도 다시마,젓갈,갓김치,감태 등 반찬이 15가지가 넘게 나온다.
보리와 홍어뼈를 갈아 넣은 된장국도 별미. 두암식당의 짚불 삼겹살은
김정순 할머니 때부터 2대째 50년 동안 그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 1인분 한판에 6,000원.
무안읍내에 들어서면 식육점(정육점)이 많은 것에 놀랄 것이다. 이곳에서는 암소한우만을 공급한다.
그중 양파 먹인 한우를 들어봤는가. 무안읍 읍사무소옆 무안식당은 10년째 양파 한우를 내놓고 있다.
암소에게 6개월 동안 양파사료를 주는데 주인장 말에 따르면
하루 3.6㎏가량 푸짐하게 먹인다고. 황토흙에서 난 양파로 몸보신한 이곳 암소는 육질이 부드럽고 육즙이 잘 보존돼 있어
서울사람들도 고기 먹으러 일부러 찾는다.
겨울에는 양파 김치 대신 3개월 숙성시킨 양파 장아찌를 내놓는다. 생고기, 안창구이가 1인분(150g)에 1만7,000원.
#강에서 = 811번 지방도를 따라 몽탄역 지나 49번 국도에 접어들면 장어마을인 몽탄면 명산리에 다다른다.
영산강에서 불과 5분 거리. 이곳 영산강 장어는 한때 바닥을 긁으면 그물 그득 잡힐 정도로 유명했다.
최근에는 그 이름이 예전에 비해 퇴색했지만 명산장어집은 3대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기름이 지글지글 올라오고 부드러운 것이 다른 곳 장어랑은 다르당게요.
예전에는 폐병환자들이 장어 먹고 병 고칠려고 며칠째 묵고 가곤 했응께.” 이곳 주인장인 김기선씨의 설명이다.
장어구이는 역시 양념맛이 포인트. 무안마늘 한약재 등 20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양념을 4∼5차례 장어에 발라내는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4미(1㎏ 4마리)에 4만원. 장어집 인근에 동양 최대의 백련 서식지가 자리잡았다.
#바다에서 = 겨울이면,그리고 무안 도리포하면 숭어다. 도리포까지 가는 길(77번 국도) 또한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로 좋다.
칠산바다가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데 눈까지 내리면 금상첨화다.
겨울 도리포는 함평만에서 일출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겨울 도리포 숭어는 눈가에 황금색을 띠는 참숭어다. 제철에다 자연산이다. 오전에는 숭어잡이도 엿볼 수 있다.
숭어껍질은 살짝 데쳐 소금장에 찍어먹는데 맛이 꼬들꼬들하다.
숭어회 역시 쫀득쫀득하다. “이곳 앞바다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청정지역인게. 숭어뿐 아니라 농어,가오리도 싱싱하단 말요.” 도리포 어촌계장 박상범씨의 자랑이다.
도리포 횟집 등 6군데 회집에서 숭어회,숭어구이를 내 놓는다. 1㎏ 2인분에 3만원.
이곳 무안 세발낙지를 또 빼놓을 수 없다.
목포,영암 일대에서도 무안 낙지는 최고로 꼽아준다.
주낙으로 건져 올리는 게 아니라 뻘에서 삽으로 파서 낙지를 꺼낸다. 착 달라붙는게 힘도 옹골진데 맛은 또 부드럽다.
“올해는 낙지 풍년이었응께. 요즘도 삽으로 파면 심심치 않게 올라오제.
가을에는 1마리에 1,500원에 팔렸다니게요.” 제철이 지난 탓에 최근에는 4∼5마리 2만원에 거래된다.
무안 낙지는 통째로 먹어야 제맛. 민물에 씻어 잠시 기운을 뺀뒤 초장에 찍으면 다시 꿈틀거려 ‘기절 낙지’로도 불린다.
도리포 포구뿐 아니라 읍내 낙지골목에도 낙지맛을 볼수 있다.
/무안(전남)=글·사진서영진
가는길 =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 IC에서 빠져나온다. 읍내에서 811번 지방도를 타고 몽탄,일로로 향하다 보면 무안역 인근에 짚불삼겹살집이 자리잡았다. 몽탄역 지나 남쪽 일로로 이동하면 영산강에 닿기 전 장어마을에 다다를 수 있다. 읍내에서 영산강까지 800번 버스가 다닌다. 용산역에서 몽탄역까지 열차도 운행된다. 800번 버스는 몽탄역을 경유한다. 도리포는 24번 국도를 따라 해제 방향으로 향하다 도리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면 닿는다. 읍내에서 40분 소요.
둘러볼 곳 = 용월리의 백로,왜가리 서식지에서는 늦겨울 철새를 감상할 수 있으며 겨울바다와 해송을 음미하려면 도리포 가는 길의 홀통유원지와 망운면의 조금나루 유원지를 들러보는 게 좋을 듯. 삼향면에는 차로 유명한 초의선사 출생지가 자리잡았고 운남면 하묘리에서 풍력발전소도 엿볼 수 있다. 황토흙을 테마로 봉평요,무안요에서 그릇굽기 체험도 가능하다. 무안군청 문화관광과((061-450-5319)
묵을 곳,먹거리 = 읍내 모텔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우강파크모텔과 백악관 모텔이 찾기 쉬운 곳에 자리잡았는데 4만∼5만원의 가격에 묵을 수 있다. 우강파크모텔이 깔끔한 편. ‘무안 5미’의 대표적인 식당은 양파 한우 무안식당(061-453-1919),짚불삼겹살 두암식당(061-452-3775),명산장어(061-452-3379),도리포 횟집(061-454-6890) 등. 도리포 어촌계장(061-454-0619)을 통해 숭어 및 숭어잡이 체험에 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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