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광화문 앞에 서양음악당은 어를리지 않는다 (1) (1).hwp = 발표문 모두 있는 글묶음
광화문 앞 세종로공원에 “클래식콘서트홀”이라고?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 이대로
머리 글
우리나라는 5000년 역사를 가진 나라지만 그 긴 역사에 비해 제대로 된 유적과 유물이 드물다. 서울은 조선 건국 때 처음 도읍지이며 경복궁과 광화문은 오늘날 대한민국 중심이고 그 앞은 조선시대 중앙 정부기관인 육조가 있던 곳이고 오늘날 국가 상징거리다. 그런데 이 곳에 우리 역사와 문화를 상징할 유적과 공간이 별로 없어 외국인이 와도 볼 곳이 없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100년 전에 일본 식민지가 되어 일본이 경복궁은 말할 것이 없고 그 앞과 주위에 있는 우리 옛 문화 유적을 모두 파괴하고 경복궁엔 조선 식민지 총독부를 짓고 그 앞과 주위엔 식민 통치 기관과 일본인 주택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광복 뒤에도 우리 역사와 문화를 되살릴 겨를이 없이 6.25 전쟁으로 모두 불타고 사라진 뒤에다가 역사 유적을 제대로 복원하지 않고 현대식 건물을 마구잡이로 지어서 외국인들이 500년 도읍지인데도 볼 것이 없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다가 광복 50년 즈음 경복궁부터 복원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 안에 있는 조선 식민지 총독부 건물부터 철거하고 경복궁 궁궐 복원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 밖의 역사 복원과 정비는 아직 손도 못 대고 있다. 이제야 광화문 앞 육조거리와 세종대왕 나신 곳을 찾아 복원하자는 말이 나왔다.
일본제국 식민지 때 우리민족 말살 정책과 6.25 전쟁으로 조선 역사 흔적이 사라진 1950년대 서울 광화문 네거리 모습. 이때부터라도 우리다운 역사 복원 계획을 세우고 시행했어야 했다.
그러나 육조거리 복원도 한 쪽엔 정부종합청사와 세종문화회관, 또 한 쪽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미국 대사관 건물이 서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 거기다가 이번에 서울시가 그나마 남아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세종로공원에 서양 음악당(클래식콘서트홀)을 짓겠다고 하니 뜻 있는 국민들이 어이없어하면서 반대하고 있다.
더욱이 그곳엔 20여 년 전에 정부가 우리 통신역사 발상지 기념탑을 세웠으며, 최근에 서울시가 국가 상징거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녹지공간이 부족한 것을 해결하려고 녹지공원을 조성할 때에 한글글자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일본 강점기 때 한글을 지키고 살리려다가 일제에 끌려가 옥살이를 하고 목숨까지 잃은 조선어학회 선열들 뜻을 기리려고 한말글 수호탑을 세웠다. 한글이 태어난 경복궁 광화문 앞에 우리 역사와 자주문화를 담자는 뜻이다.
그런데 그 자리에 2천여억 원을 들여 서울 시향 전용 클래식콘서트홀을 짓는다고 한다. 필요하고 좋은 일이다. 그러나 광화문 앞은 우리 역사와 문화 상징 지역이고 그 지역은 국가 상징거리 출발점인데 현대식 서양 음악당은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주차장이나 녹지 공간 확보를 위해서 좋지 않다. 그곳엔 우리 5000년 역사와 조선 500년 볼거리를 조성하고 우리 자주문화 상징 지역으로 조성하기로 한 곳이다. 서양 음악당은 적합한 곳이 얼마든지 있다.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 대한민국 서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겨레의 앞날을 생각해서도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서울 시향을 짓기 바라면서 그 까닭을 밝힌다.
2. 세종로공원에 서양 음악당이 어울리지 않는 까닭
2.1. 경복궁과 조선 의정부 터, 욕조거리 복원과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 정부와 서울시는 일본 제국이 파괴하고 6.25 전쟁으로 불타버린 경복궁을 복원하고 있으며 그 앞에 조선 의정부 터까지 복원해 우리다운 서울 모습을 되찾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역사와 자긍심을 되살리겠다는 뜻이다. 이 마당에 서울시가 육조거리 터인 세종로공원에 서양 음악당인 “클래식 콘서트홀”을 짓겠다는 것은 이 중대한 사업에 찬물을 끼얹는 매우 어리석고 잘못된 일이다. 또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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