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세상에 대한 걱정
김기수
마을마다 닭 울음소리, 골목마다 아이 울음소리가 그리워진 시대에 국가 인구가 0명 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단다.
저출산 대책이 어제오늘의 일이랴. 세계 수학 7대 난제만큼이나 풀기 어려운 문제가 틀림없다. 수많은 대책은 물거품처럼 무효화
되고, 최소한의 효과를 내기 위하여 또 다른 대책을 쏟아 내었다. 동족방뇨*처럼 잠시 좋게 해결하려고 함은 공감이 되어있고.
백번 천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푸앵카레 추측*을 풀기 위해 기라성같은 수학자들이 덤벼들었다가 무산되어 침몰하고 있었던
순간, 이 난제를 간단히 풀어낸 ***그레고리 페렐만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방향을 틀어 완전히 다른 각도로 바라보되, 해법 접근
에 있어서 뿌리 깊은 곳부터 보기로 한다. 기존의 수학적 접근이 아닌 새로운 물리학적 방향에서 접근했던 것이었다.
인구는 둘이 만나 넷 이상이 되어야 현상 유지가 된다. 그런데 결혼을 아예 안 하는 사람, 어찌어찌 결혼했다 해도 아이를 안 낳
는 사람, 아이를 낳아도 홀 자식으로 종료하는 사람, 혹시 낳았는데 사고 학대 등으로 중도 탈락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포함될 기회
가 없는 경우 등 인구 감소 요소가 너무나 다양하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표출되었거나 숨어있는 각각의 요인마다 대책과 지
원 등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묘연하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결혼 자체를 거부하고 혼자 살기를 선택하려는 세대에 있다고 보는
데, 이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처방해 보기로 한다.
첫째는 왜 젊은 남녀가 ‘함께’를 거부하고 ‘솔로’를 외치는 부류가 많아질까? 경제적으로 자유롭거나 궁핍하거나를 떠나서 이는
분명 솔로가 좋은 게 아니고 이성 특히 여성이 남성을 두려움의 대상을 포함한 기피 심리에서 시작된다. 자연은, 자연의 모든 생명
체는 모계 사회이고 만남의 모든 선택은 암컷이 응답했을 때 2세가 응답한다. 수컷의 선택권은 없는 것인데다 동물적 본능이 강하
여 거부당하기 십상이며, 반면에 암컷은 이성적이고 치밀함이 원칙인데, 욕망의 수컷이 백방 노력해도 암컷의 응답 없이는 허공
일 뿐이다. 결국 존재의 숫자는 0으로 수렴하는 길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핵가족조차 무너지는 소립자가족화 되어 간다. 종족 보
존의 원칙으로 태어난 모든 생명체는 암컷이 유전을 관장하고 교미의 선택권을 전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인데, 젊은 여성층이 이
런 수컷을 기피하고 있는 현상이 큰 원인의 하나로 본다. 수컷에 신뢰의 확신 사라짐, 결혼에 대한 혹시? 라는 두려움이 작동하고
있다.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 등 수많은 오류에서 원인이 싹튼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먼 매스컴의 직간접 경험이든 그 학습이
문제의 원인이 된다.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연애의 길을 선택했는데 달콤함의 배신, 결혼 후의 변심, 결혼이 주는 고난이 주위에
서 다반사로 학습 받게 되고 이는 분명 나쁜 교훈이고 나쁜 기억으로 축적되어 어린 시절에서부터 뇌에 각인된다. 따라서 이런 난
해한 모험을 겪느니 차라리 아무런 부담감이 없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혼자 편한 삶을 누리겠다는 쪽을 선택함이 만연하게 되었
다. 이를 국가가 적당히 간섭할 때가 되었다. 선한 약속을 줄 필요가 있다. 여성 인구 전체에게 남자에 대한 두려움을 최소한 감소
시킬 법적 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 당연하다. 이미 장치가 있다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둘째는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여기서 사교육비 증가 문제, 워킹맘의 문제 등,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제반의 출산장려정책들은 논하지 않기로 한다. 국내 H.G 기업은 직원이 출산할 때마다 진급시켜주는 제도를 행하고 있는데, 이러
한 멋진 사규는 정부에서 배우고 더 과감한 확장 정책을 펴야 한다고 본다. 과거에는 부모의 재산은 자식에게 자동 이양되었고,
자식 특히 장남은 당연히 부모 제사상을 차렸다. 또 살아 있는 부모를 끝까지 책임지고 모셨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노후대책 즉
노후보험 역할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현시대엔 자신에 대한 노후대책으로 ‘나’ 스스로 보험 가입을
하는데, 보험이 절대 필수이며 이것이 장남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보다 더 비참하다. 자식이 나에게 보험이 되는
시대는 이미 물 건너갔지만, 자식이 캥거루족 일원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는 해코지까지 일삼는 패륜아가 될 수도 있는 시대이다.
이런 소식이 비일비재하게 들려오는, 이런 시대이다 보니 ‘내 자식도 나에게 짐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들기 마련
이고, 그러니 굳이 자식을 가질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도 들 것이다. 매스컴에서 흘러넘치는, 정치 싸움, 사회적 패륜, 데이트 폭력
등 숱한 혐오범죄. 이런 이슈들이 주요 뉴스로 도배되고 있는 현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초중고 학생들의 뇌에 무자식이 상팔자라
는 인식이 각인되지 않을 수 없겠다. 어린 층 특히 유전자 전달에서 선택권이 있는 여자아이가 그런 뉴스를 접했을 때 자연스럽게
‘나’를 대입하게 되고, 그런 수학 난제 같은 삶엔 뛰어들고 싶지 않을 것이고, 이런 분위기에서 ‘솔로’가 싹튼다. “나는 커서 엄마가
되고 싶다”는 순진한 아이의 꿈은 어느 순간 암울해지기 마련이다. 인류사회가 형성시켜 놓은 결혼이라는 아름다운 시스템에서
물 새듯 조금씩 이탈하게 되므로.
이제 아이들의 뇌리에 짐이 되는 사회적 병리를 국가, 사회가 간섭해서 바꿔줘야 할 시점이 되었다. 아니 많이 늦어 있다. 이렇
게 무너지는 길을 궤도 변경시키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페렐만의 각도에서 접근을 시도해 본다. 핵심은 바로 “효孝”라
하겠다. 옛 성현들은 인간 사회에 끊임없이 효를 외쳤다. 인간 됨됨이의 시작은 효에서 시작한다고 하였다. 효를 다시 국가 캐치프
레이즈로 세우는 것이다.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 교육을 국가가 지원하듯 ‘효’를 적극적으로 입력시켜야만 한다. 한글의 자모음
배우듯 효를 가르치는 과정을 전방위로 산재시키는 것이다. 동화책에 효를 제일 앞에 두기로 한다. 가장 먼저 접하는 언어가 엄마,
아빠, 효라 할 정도로 접근성을 극대화해 나가자는 것이다. 당연히 교과 과목에 비중 있게 편성하여 다룬다. 싱가포르처럼 선을
권장하고 악을 섬세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교단에서 교권은 고사하고 아예 스승의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것은 큰 슬픔이다. 상기
(上記)된 악의 각인에서 효를 각인하는 것으로의 대전환이다. 당연히 백 년의 대계이다. 대형 트럭이 방향을 틀려면 천천히, 커다
란 커브를 그려야 한다. 한두 해 만에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정책으로는 무효화 되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부모는 물론 스승, 노인 등 사회의 구성원을 서로 존중한다는 사상이 기본이 되는 사회를 싹 틔우자는 거다. 효를 중심으로
해서 자식을 교육하면 된다. 내 자식만큼은 아주 멋지게 잘 키워야지 하는 부담감을 덜어주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삼강오륜을
주장하는 건 아니지만 효가 바로 서면 패륜도 줄 것이고, 최소한 장래에 자식이 짐이 되는 일은 생겨나지 않을 수 있다. 혐오범죄
뉴스를 적당히 통제하고 각종 예능 방송에서도 ‘홀로 살기’ 방송보다 ‘함께 살기’로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편성도 중요
할 것이다. 또한 정부 모든 부처가 예외 없이 소위 ‘결혼장려 ‧ 우대정책 ‧ 어린이 희망정책’을 국가 최우선 목표로 삼아 동참해야
하며, 이에 반하는 것은 가능한 한 억제해 나가야 한다.
요즘 지자체는 영구적이기는커녕 반영구적인 계획도 아닌,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행사를 경쟁하듯 하고 있다. 아기를 낳으면
몇 푼 장려금을 주겠다, 살림 그릇을 주겠다 하고 젊은 신혼부부를 끌어가려 한다. 혼자 살기로 했던 여성이 과연 이런 것을 바라
고 애를 낳기로 마음을 바꿀까? 이런 방식이 국가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될까?
6.25를 겪고 베이비붐 이후 무너지고 있는 출산율을 다시 올리려면 단기 지원정책도 중요하다. 그러나 백년대계로 해야 할 일
임에는 자명하다. 중단기 대책은 국가 저출산 대책 TF에서 이미 다루었다 한다면 중장기 대책은 건전한 사회적 철학에 있다고 보
는데, 일명 ‘편안한 마음 갖기 기반조성사업’이라 하겠다. 장래에 선택하게 될 남자에 대한 신뢰, 낳게 될 자식에 대한 믿음, 당연히
결혼해서 자식을 여럿 낳겠다는 신념, 여기에 정곡의 처방이 있다고 본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태초의 소리, 우주의 소리,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본다.
*동족방뇨凍足放尿 :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뜻으로, 잠시만 효력이 있을 뿐 곧 없어짐을 이르는 말
**쥘 앙리 푸앵카레(Jules Henri Poincaré 1854년~1912년. 프랑스의 수학자. 수학의 많은 부분에 업적을 남겼고, 특수 상대성 이론에 기여했으며,
당시 스웨덴의 왕 오스카르 2세가 상을 건 태양계의 안정성 문제에 도전함을 계기로 삼체문제를 연구하여 혼돈 이론에 업적을 남겼다.)가 1904년에
세상에 내던진 추측을 수많은 수학자가 100년간 도전했으나 풀지 못하고 있었다.
*** 그레고리 페렐만(1966~ ) 러시아 수학자. 세계 수학 7대 난제, 푸엥카레 추측을 증명한 후 상금 100만$을 거부하고 “우주를 쫒는 사람이 어찌
상금에 연연하겠냐“며 은둔으로 돌아갔다.
(페렐만처럼 접근해 보았다.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참고 : 저출산 대책과 정책 방향 : 저출산 대책 TF 보고서 (2010년)
첫댓글 효의 교육, 지원
새로운 접근 좋습니다.
효가 지원되고 학습되면 이 사회의 많은 폐단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생각을 급조했더는 어색한 부분이 많습니다.
걱정하는 마음은 같을진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