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의 현장교수
송명규 현장교수
“성장 의지에 비례하는 것,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입니다”
2000년 들어서 노인들에게 한 때 큰 사랑을 받았던 미건 의료기. 그리고 1990년대 초반, 하나통신에 연결한160G 광통신망 등을 만든 건 단순히 발명가가 아니다. 종류는 달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내재된 건 마이크로프로세서. 바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전문 엔지니어인 송명규 현장교수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내가 하는 만큼 내 기술이 발전하고 그 기술이 모여 국가 경쟁력이 되고, 딱 그만큼 우리의 삶도 편리하고 풍족해집니다.”
스무 살 꿈 많던 엔지니어처럼 눈을 반짝이던 송 현장교수에게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가던 시절, 그 역시 그랬다. 송명규 현장교수는 졸업 후 대학이 아닌, 직업훈련원에 들어가 전자계산기를 만드는 기술을 익혔다. 군대를 제대한 후엔 학습지 세일즈맨도 했었다. 그러다 그는 그 먼 길을 돌아 자신의 길을 바라보았다. 직업 훈련 당시를 거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전자전기분야. 낮에는 영업을 밤에는 통신학원을 다니며 자신의 길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유선통신업체. 그는 끊임없이 공부와 연구를 병행하며 조금씩 자신의 꿈에 다가섰다. 그러던 1996년 그는 대학 졸업장 하나 없이 오직 실력만으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위촉연구원으로 들어갔다.
자신의 가치를 키워라, 그때 기회가 있다
그곳에서 분광 분석기를 개발한 후에 그는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대학 졸업장이 필요한 순간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송 현장교수는 “당시, 기술을 펼치는 건 무리가 없었지만 내 기술을 알리기 위해서는 학업이 병행돼야 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고 했다.
직장을 옮긴 후, 펜을 제대로 잡은 그는 2001년 대전기능대학에서 학사를 취득했고, 한밭대학교에서 또 다시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2010년까지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지난 세월 배움에 대한 갈증과 서러움을 연구와 논문을 통해 풀어낸 것이다.
“실력이 중요한 만큼 사회의 평가 기준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안 후 좀 더 현실적으로 제 미래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송 현장교수는 이제 현장 수업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늘 말한다. “기술을 통해 너희가 클 수 가 있고, 너희가 커야 기회가 있다”고. 그리고 “그 기회의 횟수를 넓히는 것은 학업을 병행하며 자신의 바탕을 탄탄히 다지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성급한 취업보다는, 자신만의 기술 습득으로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엔지니어링에 대한 대우가 나쁘지 않은
곳으로 가는 것이 훗날 더 좋은 자신만의 성과를 거두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교육과정 필요해
송 현장교수는 산업현장교수지원제도가 시작되기 전인 2005년도부터 대학 및 고등학교에서 강의를 해왔다. 자신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보다 많은 후배들에게 알려 길을 알려주고 보다 좋은 기술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송 현장교수는 “내 이야기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용기를 얻는 듯해 뿌듯하고 또 다행스럽다”고 했다. 오랜 기간 교육을 하다 보니 학교 교육에 대해 느끼는 점도 다양하다. 가장 시급하다고 느끼는 것은 학교 교육과정이 변할 필요성이다.
“제 분야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경우, ‘어렵다’는 이유로 선생님과 학생들이 피합니다. 이는 각 분야에 맞는 수행 교육 과정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학생 스스로 프로젝트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현재의 교육과정이 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산업현장 및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 분야와 요구 수준,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교육 과정에 반영해 학생들이 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술 교육은 퇴보만 있을 뿐입니다.”
인터뷰 말미, 그는 해사하게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도 저는 더 많은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다루고 연구해 새로운 프로세서를 만들어 낼 겁니다. 그게 늦게라도 배우고, 또 배운 이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렵게만든 기회에 감사해 하며 제가 만든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제가 안 된다면 제자들이 만든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세계 최고가 될 날을 기다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