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마 27:46)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처절하게 절규해도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으십니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 희생’은 반드시 있어야 했고 그것은 아들의 몫이었기에, 아버지는 고통 속에서 침묵하고 계셨습니다.
결혼 9년 만에 얻은 아들이 생후 백일이 안 되었을 즈음, 갑자기 크게 열이 올랐습니다. 병원에서는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기를 침대에 뉘여 놓고, 고사리 같은 팔목에 링거를 꽃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주사기를 여러 번 ‘찔렀다 뺏다’를 반복하니 아기는 아프다면 울어댔습니다. 하얗고 파란 가운 입은 사람들 중에 용케 아빠와 엄마를 알아보고 번갈아 쳐다보며 앙앙댑니다. ‘이놈아! 아파도 참아라. 이거 너 맞지 않으면 죽는다. 마음 아프게 이 아빠 쳐다보지 말아라’. 지금 이 아빠가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단다. 주사를 대신 맞아 줄 수도 없단 말이다. 그 때 알았습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롬8:32)의 마음을 말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내 아들아! 아파도 참아라. 네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 마음 아프게 이 아빠 쳐다보지 말아라. 그 십자가의 고통을 대신 해 줄 수도 없단 말이다.’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십자가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제물 되어 희생하심으로 우리에게 영생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어야 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십자가 때문입니다. 이 귀한 사순절에 십자가 의미를 더 깊이 새겨 봅니다.
기도 :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뼈 속 깊이 새겨 넣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