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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희곡 <오를레앙의 처녀’(Die Jungfrau von Orleans)>
대본 테미스토클레 솔레라
초연 1844년 2월 14일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배경 15세기초 영국과의 백년전쟁 당시의 프랑스 오를레앙
<2008 파르마 레조 극장 / 128분 / 한글자막>
테아트로 레조 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브루노 바르톨레티 지휘 / 가브리엘레 라비아 연출
조반나 다르코................................스베틀라 바실레바(소프라노)
자코모...............조반나의 아버지.....레나토 브루손(바리톤)
카를로...............프랑스의 왕...........에반 바워스(테너)
델릴.............................................루이지 페트로니
탈보트..........................................마우리치오 로 피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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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1844년에 <에르나니>와 <포스카리家의 두 사람>을 각각 베네치아와 로마를 위해 완성했었던 베르디는 이듬해 다시 밀라노 라 스칼라를 위해 자신의 일곱 번째 오페라를 만들었는데, 백년전쟁에서 패색이 짙었던 프랑스의 운명을 구했던 성처녀의 이야기를 다룬 <조반나 다르코 Giovanna D'arco, (잔 다르크)>가 그것이다. 베르디 자신은 상당한 자부심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844년 2월 15일에 있었던 초연은 성공적이지 못하였고 지금까지도 좀처럼 인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베르디의 음악보다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잔 다르크의 이야기와 완전히 동떨어진 대본상의 취약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에 마음이 상했던 베르디는 이로부터 1881년 <시몬 보카네그라>의 개정판을 초연하기까지 무려 36년 동안이나 라 스칼라에서 자신의 작품을 초연하지 않기도 하였다.
당대의 인기가수였던 소프라노 프레촐리니를 염두에 두고 완성했던 이 작품은 베르디가 최초로 완성한 프리마 돈나 오페라라는 의의를 갖고 있다. 주로 남성가수들의 묵직한 연기를 통해 오페라를 이끌어갔던 베르디는 정성을 다해서 프리마 돈나의 기량을 맘껏 드러낼 수 있도록 이 작품을 완성하였던 것이다. 본 공연은 2008년 파르마의 테아트로 레조에서 있었던 실황으로, 불가리아 출신의 소프라노 스베틀라 바실레바의 혼신의 열연과 우리 시대의 걸출한 바리톤 레나토 브루손의 묵직한 관록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줄거리 ===
앞서 밀라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두 작품들인 <나부코>, <롬바르디아인>에서와 마찬가지로 테미스토클레 솔레라가 만든 대본을 바탕으로 완성한 오페라로, 솔레라의 리브레토는 독일의 대문호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희곡 ‘오를레앙의 처녀’(Die Jungfrau von Orleans)를 각색한 것이다. 15세기 초반 영국과의 백년전쟁 도중에 나타나서 위기에 처했던 프랑스를 구해내었던 잔 다르크의 이야기는 워낙에 전설처럼 윤색된 것이 많아서 실체가 불분명한 편이지만, 실러의 희곡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잔 다르크의 이야기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실러의 작품에서는 잔 다르크의 아버지가 극의 중요한 복선을 담당하는 인물로 등장하며, 잔 다르크 또한 리오넬이라는 적의 기사와 사랑에 빠진다. 또한 그녀는 잘 알려진 것처럼 화형으로 죽는 것이 아니라, 전투 중에 심각한 부상을 당해서 죽는 것으로 묘사된다. 베르디와 솔레라는 실러의 극을 또 다시 변형하였다. 리오넬이 생략되는 대신 잔 다르크는 프랑스의 국왕 카를로(샤를)과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바뀐다(이 변화를 보다 개연적으로 만들기 위해 1막의 동레미 마을에서 잔 다르크가 신의 계시를 받은 직후에 카를로를 만나는 것으로 내용을 바꾸었다).
프롤로그
시기는 1429년. 영국이 프랑스를 침공하였고 프랑스의 전략적 요충지 오를레앙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있다. 카를로(샤를르)7세 왕은 전쟁으로 피폐한 백성들을 위해 스스로 영국군에게 투항할 결심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카를로왕은 꿈속에서 성모마리아의 초상화를 본다. 하늘에서 왕에게 투구와 칼을 벗어 성모상의 앞에 내려놓으라는 소리가 들린다. 꿈에서 깨어난 카를로는 마을로 내려가 꿈에서 본 성모상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마을 사람들은 그 성모상이 숲속 외지고 어두운 곳에 있다고 알려준다. 마을 사람들은 그 숲 속에 악마와 마녀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여 말한다. 카를로왕은 직접 가서 성모의 초상화에게 적에게 항복하려는 자기의 결심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드리기로 작정한다. 장면은 바뀌어 숲의 어귀에 있는 성모성당 앞이다.
죠반나(Giovanna, Jeanne)의 아버지 쟈코모(Giacomo)는 마음이 편치 않다. 딸 죠반나가 기도하러 성당에 들어간지 며칠째이지만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쟈코모는 딸 죠반나가 자기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버리지 않았을까 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마침내 죠반나가 기도를 끝내고 성당에서 나온다. 죠반나는 조국 프랑스가 적군의 발아래 짓밟히는 것을 걱정하여 성모에게 무기를 들고 나가 싸울수 있는 용기와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카를로 왕이 도착한다. 카를로는 그곳이 꿈에서 본 곳과 똑같기 때문에 놀란다. 이번에는 성당 안에서 조용히 있던 죠반나가 꿈을 꾼다. 처음에는 마귀들이 나타나 죠반나에게 젊음과 아름다움을 즐기라고 유혹한다. 마귀들이 물러가자 이번에는 천상으로부터 소리가 들린다. 무기를 주겠으니 어서 가서 프랑스를 구하라는 천사들의 합창이다. 하늘의 소리는 죠반나에게 세상의 사랑을 멀리하고 마음을 순결하게 할것을 당부한다. 죠반나는 성모에게 했던 기도가 응답을 받았다고 믿어 기쁨에 넘친다. 꿈에서 깨어난 죠반나가 카를로 왕이 있는 것을 알아본다. 죠반나는 왕에게 자기가 선봉을 서서 적군을 물리치고 승리를 가져오겠으니 함께 전쟁터로 가자고 권한다. 이상이 프롤로그이다.
제1막
영국군은 죠반나가 이끄는 프랑스군의 불같은 공격을 받아 패배하여 사기가 땅에 떨어진다. 영국군은 사령관 탈보트(Talbot)에게 후퇴하자고 주장한다. 죠반나의 아버지 쟈코모가 전선을 찾아온다. 쟈코모는 카를로가 딸 죠반나를 유혹했다고 믿어서 그런 부정한 딸은 조국을 위해 싸울 가치가 없으며 벌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쟈코모는 죠반나를 영국군에게 넘겨주겠다고 약속한다. 죠반나는 조국을 영국의 침공으로부터 구하는 자기의 임무는 끝났다고 믿고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카를로가 죠반나를 막으면서 실은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죠반나는 처음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거부하지만 어느덧 자기의 마음도 카를로에게 향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드디어 죠반나는 카를로의 사랑을 받아들이며 자기도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한다. 순간, 죠반나는 세상 사랑을 포기해야할 운명이라는 하늘의 음성이 있었음을 기억한다. 죠반나는 당혹과 두려움으로 몸을 떤다. 그러나 하늘의 음성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카를로는 갑작스런 죠반나의 태도변화에 당황한다. 이때 백성들이 들어와 영국군이 모두 후퇴하였으므로 카를로왕에게 대관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청한다. 카를로는 이 주청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죠반나에게 대관식에서 자기의 머리에 왕관을 직접 씌어 달라고 부탁한다. 카를로가 프랑스의 정식 왕으로 즉위토록 하는 것이 꿈이었던 죠반나는 아무 생각도 없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순간, 사탄을 찬양하는 악마들의 합창 소리가 들린다. 불쌍한 처녀 죠반나의 순결이 무너진데 대한 승리의 찬양이다.
제2막
백성들이 카를로왕의 대관식을 준비하며 용감한 처녀 전사 죠반나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른다. 카를로와 죠반나가 나란히 생 드니 성당에 들어선다. 성당 밖에는 죠반나의 아버지 쟈코모가 기다리고 있다. 쟈코모는 아직도 카를로가 순진한 죠반나를 유혹했다고 믿고 하늘을 대신하여 죠반나를 정죄할 작정이다. 대관식을 마친 카를로가 죠반나와 함께 성당에서 나온다. 갑자기 쟈코모가 뛰어나와 왕과 백성들 앞에서 죠반나를 부정한 여자라고 정죄하며 비난한다. 카를로가 죠반나에게 변호하라고 하지만 죠반나는 자기를 구하기 위한 어떠한 희망도 포기한다고 말한다.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친다. 마치 쟈코모의 비난을 확인해 주는것 같다. 두려움에 넘친 백성들은 죠반나를 마녀로 믿기 시작한다. 쟈코모는 죠반나에게 영혼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은 화형장에 몸을 던지는 것뿐이라고 얘기한다. 카를로는 성나고 두려워하는 백성들로부터 죠반나를 구해주지 못하여 낙담하면서도 자기의 앞날을 위해 ‘저 여자가 프랑스의 영광에 먹칠을 했다’고 하면서 죠반나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제3막
사슬에 묶여 있는 죠반나는 화형의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죠반나는 하늘의 도움을 받아 전장에 나가서 싸워 승리를 거두었던 일을 생각한다. 그러한 죠반나에게 이번에는 카를로가 영국군에게 포위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죠반나는 카를로가 위기에 처하여 있음을 믿는다. 죠반나는 자기를 버리지 말아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한다. 죠반나는 자기의 마음을 한때 사랑했던 카를로에게 잠시 동안만이라도 전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자기는 영원히 순결한 마음으로 남아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감방에 몰래 들어왔던 쟈코모는 딸 죠반나의 이 모습을 보고 자기의 잘못을 깨닫는다. 쟈코모는 죠반나를 구출하려 하지만 죠반나는 이를 거절하고 대신 자기에게 갑옷과 칼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다. 죠반나는 백마를 타고 은빛 갑옷을 번쩍이며 적군 가운데로 뛰어 들어 프랑스군을 승리로 이끌고 카를로왕을 구출한다. 곧이어 영국군이 퇴각을 하고 있는 중에 죠반나가 전쟁터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온다. 죠반나의 시신이 성으로 운반되고 있다. 갑자기 죠반나가 마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한듯 눈을 뜨고 손을 뻗어 카를로의 손으로부터 프랑스의 인시그니아(프랑스왕을 상징하는 홀)를 빼앗아(혹은 군기를 빼앗아) 이 세상의 영광으로부터 영원한 이별을 고하도록 한다. 그런후 죠반나는 다시 차디찬 시신으로 돌아간다. 하늘에서는 찬란한 광채가 내려 비치고 저주 받은 자의 고통으로부터 구원에 이르는 축복의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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