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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간 본 카페를 통해서도 일본문화에 대한 학문적인 접근을 심도있게 해오신 조동일 교수님께서 지식산업사에서 <한일 학문의 역전>(2023년 3월 1일)을 출간하셨음을 알려드립니다.
한일 양국의 외교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요즘, 일본을 어떻게 바라보고 양국관계를 어떻게 끌고가야 하는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일 학문의 역전>은 학문 영역에서의 한일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한일학문이 어떻게 역전되고 있는가를 밝혀 쓴 책입니다. 양국의 국가적 역량이 전체적으로 역전되고 있는 가운데, 학문의 역전은 어떤 양상으로 일어나며, 그 근본적인 배경은 무엇인지 따지고 분석합니다. 한일학문의 역전에 만족하지 않고 인류를 위한 학문의 선진화를 어떻게 이룰지도 모색합니다. 아울러 학문적 역량의 관건인 철학이 철학하기가 아닌 철학알기에 그치고 있는 현실도 비판합니다.
본 저서가 일본을 제대로 바라보는 이론적인 시각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어서 신문기사를 비롯한 책 소개 관련 다양한 자료를 소개합니다. 본 저서에 일부가 수록된 유튜브 [조동일문화대학] 동영상 <한일학문 선진화 방안 비교>도 함께 소개합니다.
2023.3.24.
카페지기 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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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 원로의 도발적 주장 "한일 간 '학문의 역전'은 벌써 이뤄졌다"
책 '한일 학문의 역전'
13일 경기 군포시 자택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본의 학문은 동아시아 관점이 결여돼 있는 점이 한계"라고 말했다. 하상윤 기자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벌써 학문의 역전이 이루어졌다. 일본은 기술과 경제 등 많은 점에서 성취를 이뤘지만, 학문이 '수입학'에 머물러 미끄러졌다."
국문학계 원로 조동일(84) 서울대 명예교수가 도발적인 제목을 단 신간을 최근 출간했다. 이름하여 '한일 학문의 역전(지식산업사 발행)'. 학문 분야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의 위치가 역전되었다고 주장하는 조 교수를 지난 13일 경기 군포시 자택에서 만났다.
19세기 후반 적극적으로 서구 문명을 받아들인 이래로, 일본은 유럽문명권의 선진 학문을 재빨리 배우고 따르는 '수입학'에서 성공을 거뒀다. 학문적 성취를 토대로 한 각계의 성취로 1980년대에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선진화를 이루지 못한 학계의 풍토가 오히려 오늘날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다.
책은 학문의 모든 분야를 다룰 수 없어, 조 교수의 전공 분야인 '문학사'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자국문학사 서술은 한 나라의 학문 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척도'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물론 일본도 성취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본은 유럽 밖에서 자국문학사를 처음 쓴 나라다. 하나 저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본다. 1890년 '일본문학사'를 필두로 후속작업이 이어졌지만 "연구의 축적을 거치지 않은 비전문가의 저작일 뿐, 사실 열거에 불과해 자발적 혁신이 없다"는 것이 조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더 나아가 조 교수는 일본의 학문이 '동아시아적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치명적인 결함'으로 꼽는다. 근대의 탈아입구(脫亞入歐)에 사상적 뿌리를 둔 탓에, 한국과 중국 등 이웃을 애써 무시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세계문학의 역사(1971)'를 일본에서 저술된 세계문학사의 대표적 업적으로 들면서도, 철저히 유럽문명권 중심으로 세계문학사가 저술되어 있는 데다 심지어 일본문학도 제대로 취급되어 있지 않다고 냉정하게 평가한다. "일본(한국)문학사를 잘 알려면 동아시아문학사를 알아야 하고, 이를 통해 세계문학사로 나아가야 문학사 이해가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일본에는 동아시아문학사가 없고 수입한 세계문학사만 존재해 기형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일본은 지금까지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아시아에서 명실상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국가. 문학상만도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 오에 겐자부로(1994) 등 2명을 배출했다. 이런 나라를 두고 '학문의 후진성' 잣대를 들이밀 수 있을까. 조 교수는 학문에 있어 상보다 중요한 것은 학계의 전반적인 '학풍'이라 꼬집는다. 한 우물을 파서 괄목할 만한 성취는 있지만, 다른 사람과 교섭하는 대화와 토론 문화가 부재하다는 것. "일본 학계는 누가 원본에 가깝게 전승하는지에 집착하며 사제 관계가 수직적으로 존재한다. 한국은 조선시대에도 '논쟁'이 있을 정도로 학문적 논란에 대해 열려 있다. 이 같은 논란은 모든 창조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300페이지가 채 못 되는 책은 학술서치고는 무척 얇다. 명확한 주제의식과 달리 각론은 충분치 않다. '저자의 희망사항 아니냐'는 비판과 직면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예상되는 비판에 팔순을 훌쩍 넘긴 원로 학자는 말한다. "5, 10년을 기약할 수 없는 나이라 이번 책에서는 논의의 전체 방향만 우선 제시했다. 후학들이 분발하여 논의를 이어가 주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책이 꼭 일본에서도 번역되어 토론이 확대되길 희망한다."
책 '한일 학문의 역전'
13일 경기 군포시 자택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한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일본의 학문은 동아시아 관점이 결여돼 있는 점이 한계"라고 말했다. 하상윤 기자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벌써 학문의 역전이 이루어졌다. 일본은 기술과 경제 등 많은 점에서 성취를 이뤘지만, 학문이 '수입학'에 머물러 미끄러졌다."
국문학계 원로 조동일(84) 서울대 명예교수가 도발적인 제목을 단 신간을 최근 출간했다. 이름하여 '한일 학문의 역전(지식산업사 발행)'. 학문 분야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의 위치가 역전되었다고 주장하는 조 교수를 지난 13일 경기 군포시 자택에서 만났다.
19세기 후반 적극적으로 서구 문명을 받아들인 이래로, 일본은 유럽문명권의 선진 학문을 재빨리 배우고 따르는 '수입학'에서 성공을 거뒀다. 학문적 성취를 토대로 한 각계의 성취로 1980년대에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선진화를 이루지 못한 학계의 풍토가 오히려 오늘날 일본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이다.
책은 학문의 모든 분야를 다룰 수 없어, 조 교수의 전공 분야인 '문학사'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자국문학사 서술은 한 나라의 학문 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척도'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물론 일본도 성취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일본은 유럽 밖에서 자국문학사를 처음 쓴 나라다. 하나 저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본다. 1890년 '일본문학사'를 필두로 후속작업이 이어졌지만 "연구의 축적을 거치지 않은 비전문가의 저작일 뿐, 사실 열거에 불과해 자발적 혁신이 없다"는 것이 조 교수 주장의 핵심이다.
더 나아가 조 교수는 일본의 학문이 '동아시아적 관점'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을 '치명적인 결함'으로 꼽는다. 근대의 탈아입구(脫亞入歐)에 사상적 뿌리를 둔 탓에, 한국과 중국 등 이웃을 애써 무시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세계문학의 역사(1971)'를 일본에서 저술된 세계문학사의 대표적 업적으로 들면서도, 철저히 유럽문명권 중심으로 세계문학사가 저술되어 있는 데다 심지어 일본문학도 제대로 취급되어 있지 않다고 냉정하게 평가한다. "일본(한국)문학사를 잘 알려면 동아시아문학사를 알아야 하고, 이를 통해 세계문학사로 나아가야 문학사 이해가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일본에는 동아시아문학사가 없고 수입한 세계문학사만 존재해 기형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일본은 지금까지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아시아에서 명실상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국가. 문학상만도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 오에 겐자부로(1994) 등 2명을 배출했다. 이런 나라를 두고 '학문의 후진성' 잣대를 들이밀 수 있을까. 조 교수는 학문에 있어 상보다 중요한 것은 학계의 전반적인 '학풍'이라 꼬집는다. 한 우물을 파서 괄목할 만한 성취는 있지만, 다른 사람과 교섭하는 대화와 토론 문화가 부재하다는 것. "일본 학계는 누가 원본에 가깝게 전승하는지에 집착하며 사제 관계가 수직적으로 존재한다. 한국은 조선시대에도 '논쟁'이 있을 정도로 학문적 논란에 대해 열려 있다. 이 같은 논란은 모든 창조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300페이지가 채 못 되는 책은 학술서치고는 무척 얇다. 명확한 주제의식과 달리 각론은 충분치 않다. '저자의 희망사항 아니냐'는 비판과 직면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예상되는 비판에 팔순을 훌쩍 넘긴 원로 학자는 말한다. "5, 10년을 기약할 수 없는 나이라 이번 책에서는 논의의 전체 방향만 우선 제시했다. 후학들이 분발하여 논의를 이어가 주길 바란다. 뿐만 아니라 책이 꼭 일본에서도 번역되어 토론이 확대되길 희망한다."
한일 학문의 역전ㆍ조동일 지음ㆍ지식산업사 발행ㆍ276쪽ㆍ2만2,000원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13일 경기 군포시의 자택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안다은 인턴기자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한국일보, 2023.03.21.)
원문 : 국문학 원로의 도발적 주장 "한일 간 '학문의 역전'은 벌써 이뤄졌다" (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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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학문의 역전
한국과 일본의 역전이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묻는 국문학자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의 저작. 지은이는 역전의 근본적인 이유를 학문, 특히 철학에서 찾는다. 일본의 ‘수입학’이 경쟁력을 지녔던 시대는 우울하게 저물고 한국의 ‘창조학’이 활기차게 일어선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지식산업사 l 2만2000원. (한겨레신문, 93월 10일 학술 새 책, 2023-03-09)
● 한일 학문의 역전(조동일 지음·지식산업사)=서울대 명예교수가 문학사에서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동인을 분석했다. 자국 문학이 우월하다고 여기고 타 문화에 무지한 일본 학계의 풍토가 이 같은 역전 현상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한국 학자들이 거시적 안목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재역전될 수 있다고 말한다. 2만2000원. (동아일보, 2023-03-11)
한일 학문의 역전
조동일 지음. K-컬처가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가운데, 학문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도발적 주장. 문학사로 출발해서 한·일 학문의 현황과 지향점을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하고, 한국이 동아시아 문화의 조정자가 되자는 화두를 던진다. 지식산업사. 276쪽, 2만2000원. (문화일보, 202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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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알라딘 책소개
책소개
K 컬처와 K 푸드가 전 세계를 휩쓰는 이때 학문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도발적 문제작이 나왔다. 저자는 문학사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한일 학문의 현황과 지향점을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 생생한 토론은 우리문학에서 동아시아문학, 세계문학으로 시야를 확장해 나가는 경험을 제공해 준다.
목차
머리말 ● 4
1. 논의의 방향 ● 9
2. 일본과 한국의 문학사 ● 23
2-1 초창기 _ 24
2-2 다음 단계 _ 28
2-3 최근의 작업 _ 32
2-4 세계문학사 _ 36
2-5 문학사 일반론 _ 45
3. 논란 (1) 가까이서 ● 51
3-1 무엇을 말하나 _ 52
3-2 일본에 머물며 _ 53
3-3 일본으로 가서 _ 57
3-4 양쪽을 오가며 _ 62
3-5 정리해 말하면 _ 90
4. 논란 (2) 멀리서 ● 93
4-1 중국에서 – 94
4-2 인도에서 _ 98
4-3 네덜란드에서 _ 106
4-4 스웨덴에서 _ 115
4-5 이집트에서 _ 122
5. 학문총론으로 ● 131
5-1 서두의 비교 _ 132
5-2 일본의 상황 _ 139
5-3 나의 노력 _ 147
5-4 기본원리 _ 153
6. 발표 논문 ● 161
6-1 목록 제시 _ 162
6-2 東亞文化史上‘華·夷’與‘詩·歌’之相關 _ 163
6-3 The Problem of Canon in Korean Literature _ 172
6-4 Korean Literary History in the East Asian Context _ 181
6-5 Korean Studies in the Global Age _ 208
6-6 Historical Changes in the Translation from Chinese Literature: A Comparative View of Korean, Japanese and Vietnamese Cases _ 217
6-7 Traditional Forms of the Narrative and the Modern Novel In Korean and Other Third World Literatures _ 229
6-8 The Medieval Age in Korean, East Asian, and World Literary Histories _ 237
6-9 Toward a New Theory of the Periodization of World Literary History _ 249
토론 ● 261
마무리 ● 269
책속에서
P. 104~105
한국이 동아시아의 조정자가 되자는 논의가 문화적 측면에서는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 동아시아문명의 중심부는 중국이고, 주변부는 일본이며, 한국과 월남은 중간부였던 과거의 위치를 이어받는 학문을 한다. 중국은 대국주의, 일본은 제국주의에 치우쳐 역사를 왜곡하는 것을 바로잡고, 민족주의를 넘어서서 보편주의로 나아가는 길을 여는 것을 한국학의 임무로 삼는다. 한국학은 한국학이 아니어야 진정한 한국학이다 … 상극이 상생이고 상생이 상극인 생극론이 오랜 내력을 지닌 문학의 원리이고 철학의 사상이다. 한국은 생극론으로 원천이나 성격이 다른 문화를 융합하고 조화를 이루어왔다. 탈춤을 비롯한 여러 공연예술에서 생동하게 가꾼 생극론이 오늘날 세계를 휩쓰는 한류의 원류이다.
P. 140
학문을 한다는 것이 독자적인 창조를 하는 연구와는 거리가 먼 기존 지식 수입이다. 학자는 아니고 교육자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학문을 논해, 학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했다. 대학이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고 수입한 지식을 전수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 했다. 그 폐해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철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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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조동일 (지은이)
서울대학교 불문학·국문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문학 석박사.
계명대학교·영남대학교·한국학대학원·서울대학교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다.
《한국문학통사 제4판 1~6》(2005), 《동아시아문명론》(2010), 《서정시 동서고금 모두 하나 1~6》(2016), 《통일의 시대가 오는가》(2019), 《창조하는 학문의 길》(2019), 《대등한 화합》(2020), 《우리 옛글의 놀라움》(2021), 《국문학의 자각 확대》(2022) 등 저서 다수.
화집으로 《山山水水》(2014), 《老... 더보기
최근작 : <한일 학문의 역전>,<전남문화 찾아가기>,<국문학의 자각 확대> … 총 103종 (모두보기)
책소개
높아만 보였던 일본 상아탑은 왜 낙후되었는가: 대전환 시대 한일 학문 동행의 길과 그 너머
K 컬처와 K 푸드가 전 세계를 휩쓰는 이때 학문에서도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도발적 문제작이 나왔다. 조동일 교수는 문학사를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아 한일 학문의 현황과 지향점을 거시적 관점에서 제시한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 생생한 토론은 우리문학에서 동아시아문학, 세계문학으로 시야를 확장해 나가는 경험을 제공해 준다.
학문 역전의 원인
저자는 문학사 분야에서 한일이 역전된 원인으로 첫째 자국문학이 우월하다는 일본의 차등론적 시각, 둘째 수입학, 셋째 학문하는 원리 및 철학의 부재를 지적한다. 일본은 ‘탈아입구脫亞入歐’를 기치로 유럽의 선진 지식을 수입하여 미시적인 작업, 세분화된 전공별 각론에 주력하였다. 그 결과 근대 일본은 선진국이 되었으나, 근대 이후의 대변동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 특히 자국문학(문화)이 우월하다는 차등론적 인식은 타문학(타문화)에 대한 무지, 무관심 또는 무시로 연결될 수 있다. 2008년 학술회의에서 다나카 잇세이田仲一成가 저자의 연극 원리인 ‘신명풀이’를 연극 이전의 것으로 치부한 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창조학의 저력
이와 달리, 한국에서는 한국문학사의 보편성을 밝혀 동아시아와 세계사 전개의 공통된 과정을 성찰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동아시아문명의 ‘중간부’로서 한국학의 위치를 자각하고 한국문학의 원리를 발견하여 세계사적 흐름 속 종합적 분석과 체계화로 일궈낸 쾌거다. 이 같은 연구 성과의 토론과 발표문은 3, 4, 6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인도에서 한국이 동아시아 조정자가 되자는 논의를 펼쳐 네루대학 동아시아학과 명칭에 한국이 들어가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이때 기조발표에서 “서로 다른 것을 조화시키는 한국문화의 소중한 전통이 한국이 세계화시대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임”을 제시한다(6-5). 또한 스웨덴, 이집트에서는 유럽중심주의를 시정하고 세계문학에 대한 다원적 이해를 새로 마련할 것을 권한다. 치열한 공방에서 샘솟는 통찰과 웅숭깊은 사유들은 새 연구 화두와 함께 견문 확대의 희열을 안겨 준다.
왜 역전을 말하는가
근대 이후 대전환의 시대, 창조학의 원천은 무엇일까. 저자는 수구적 역행으로 비판받았던 ‘위정척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럽의 침략을 사邪로 규정하고 동아시아문명의 가치인 정正을 수호하는 이 정신이 곧 선후역전의 추진력이 된다는 것이다. 생극론生剋論(대등론對等論)이 다름 아닌 동아시아문명이 낳은 이념이다. 일본의 ‘철학의 빈곤’ 문제도 안도 쇼에키安藤昌益 같은 동아시아문명 공유의 사상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로써 한일 역전은 다시 한일 ‘동행’으로 역전되고 전복된다.
저자는 역전을 말했지만, 오늘의 한국 학자들이 거시적 안목을 갖추지 않고, 수입학만을 일삼는다면 한일 학문은 재역전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새 시대 학문의 선포임과 동시에 한국의 학자들에 대한 경고장이기도 하며, 전환기 세계 학계에 던지는 도전장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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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일문화대학] 동영상 <한일학문 선진화 방안 비교>
https://www.youtube.com/watch?v=u71uD4fXc38&list=PLXtvpRobaeHh6piKNdOIcrJ7hh0_bBj-p&index=21&t=2584s
첫댓글 너무 소중한 내용들입니다 .건강 유의 하시고 좋은 저서 계속 부탁드립니다 ♡
답글 늦었습니다. 저자 선생님께 전달하겠습니다. 힘이 되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