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파란 36호(2025.봄)
편집부
2025년 4월 1일 발간
정가 15,000원
210×270㎜
176쪽
ISSN 2466-1481 바코드 9772466148008 51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 신간 소개
2025년은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이 창립된 지 십 년째 되는 해다. 그리고 2020년부터 매년 진행해 온 계간 파란 신인상 공모도 벌써 다섯 번째다. 이렇게 셈해 놓고 보니 느끼는 바가 참으로 무량하다. 물론 유수의 출판사나 신인상 공모에 비하면 아직 앳된 게 분명하다. 그러나 갈수록 어려워지는 문학 출판계를 떠올려 보면 일견 대견하기도 하다. 좀 겸연쩍긴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래도 어깨를 펴고 흐뭇해할 수 있는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그간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과 [계간 파란]을 위해 애써 주신 분들과 매번 눈길을 아끼지 않으셨던 독자들 덕분이다. 다만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전할 따름이다. 이에 [계간 파란]도 이번 호부터 새로운 코너를 마련하고 기존 코너를 쇄신하는 등 일신하기 위해 정성껏 노력했다.
우선 이전 호까지 권두언 격이었던 ‘내가 훔치고 싶은 시 한 편’을 대신해 최근 한국 문단과 한국 사회에 대해 좀 더 직접적인 발언을 모시는 자리로 <권두언>을 꾸몄다. 이번 봄호에선 채상우 시인이 저 음험하고 뻔뻔하기 짝이 없는 내란의 무리에 맞서 지난겨울 내내 대한민국 곳곳에서 나부꼈던 깃발들을 하나하나 호명하고 있다.
기존의 ‘이슈(issue)’는 <특집>으로 코너명을 변경했는데, 이번 호 특집의 핵심어는 ‘제언(提言)’이다. 김건영 시인은 문학상에 대해, 송현지 평론가는 플랫타리아트로서의 평론가와 그를 둘러싼 여러 문제들에 대해, 장석원 시인은 한국 시의 새로운 가능성과 동력으로서 통사(統辭)에 대해, 정우신 시인은 “서정에 대한 다른 이해와 새로운 독법”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시인>(기존 코너명 ‘poet’) 코너엔 여성민, 임승유 시인의 신작 2편과 기발표작 3편 그리고 시인이 쓴 시론이 각각 실려 있다. <시>(기존 코너명 ‘poem’) 코너엔 김동균, 김서치, 김용희, 박정석, 수진, 신미나, 오경은, 이승희, 이향, 장미도, 차한비, 차현준 시인 등 열두 분의 신작 시 2편씩이 실려 있다.
이번 호부터 신설한 <벨레뜨르(belles-lettres)>는 자신이 처음 시를 만났을 때 혹은 자신에게 시적 영감을 준 예술가에게 쓴 편지를 싣는 코너다. 그 처음은 황유원 시인이 커트 코베인에게 “한 줄의 시 같은 비명”을 적고 있다.
그리고 <쟁점>은 역시 신설한 코너인데, [계간 파란]은 이 코너를 통해 문학예술을 포함한 인문학 전반에서 최전선의 사유와 논점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이 코너가 앞으로 생산적인 화쟁의 장이 되길 바란다. 이번 호엔 진태원 교수가 쓴 「해방 80년, 한국 사회 대전환을 위하여―최대주의 개헌을 시도하자」를 실었다. 이미 글의 부제목에 적시된 바와 같이 진태원 교수는 1987년 개헌 이래 무려 40년 만에 도래하는 개헌 의제로 “제헌에 준하는 개헌, 최대주의 개헌”을 제안한다.
연재(기존 코너명 ‘serial’) 두 편, 즉 이찬 평론가의 <문질빈빈(文質彬彬)>과 이현승 시인의 <직업으로서의 시인>은 계속된다. 이찬 평론가는 이번 호 연재분에서 이성복 시인의 찬란한 시집 [남해 금산]을 여닫는 시 두 편, 「서시」와 「남해 금산」을 읽는다. 이찬 평론가는 이 두 편을 통해 “우리 모두의 ‘본래면목’이 매 순간 다시 발견되는 자리,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쉼 없는 ‘노정기’ 속에서” 영속성을 발견한다. 참으로 섬세한 글이다. 한편 필자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 호에선 이현승 시인의 다감한 글을 만나 볼 수 없어 아쉽다. 다음 호를 기대한다.
기존의 ‘리뷰(review)’와 ‘계간평(quarterly review)’은 <계간 서평>과 <계간 메타비평>으로 조정했다. 분기마다 그야말로 쏟아지는 시집들을 생각하면 여러 편의 서평들을 싣는 일이 종요롭겠지만 지난 십 년간 매호 수 편에서 때론 십수 편의 서평들을 게재해 온 [계간 파란]의 입장에선 이젠 좀 더 집중하는 방식을 택하는 게 효율적이라 판단했다. 한편 <계간 메타비평>은 지난 계절 동안 발표된 비평(적 담론)에 대한 비평이다. 아무래도 현장 비평의 자기 점검과 담론의 갱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어 마련한 코너다. <쟁점>과 더불어 한국 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 이번 호 <계간 서평>은 전승민 평론가가, <계간 메타비평>은 최선교 평론가가 애써 주셨다.
마지막으로 축하할 소식을 알린다. 계간 파란 제5회 신인상 당선작 발표가 그것인데, 올해 시 부문 당선작은 이솔의 「검은 돌, 악보, 가계」 등 7편이다. 심사 위원인 이현승 시인의 말을 옮겨 적자면 이솔의 시는 “섬뜩할 정도로 번뜩이는 즉물적 이미지를 구사한다.” 이솔 시인의 문운과 대성을 기원한다.
•― 차례
권두언
002 채상우 다시 만난 세계
특집 제언
012 김건영 상(賞), 상(傷)
016 송현지 기획된 지면과 갇힌 말들
021 장석원 1 2 3……―통사, 시스템, 리얼리즘
025 정우신 나는 서정시인이 되기에는 소질이 없습니다
시인
여성민
032 신작 윌리엄 포크너에게 등 2편
034 기발표작 내가 달래는 천국 등 3편
037 시론 몰락의 산책자에게
임승유
039 신작 튤립 등 2편
041 기발표작 그녀 등 3편
045 시론 마음에 드는 문장
시
050 김동균 흰 책 등 2편
052 김서치 뉴트럴 등 2편
056 김용희 마지막 꿨던 꿈을 찾습니다 등 2편
061 박정석 반지의 이름으로 등 2편
064 수진 탁본 등 2편
067 신미나 파수 등 2편
069 오경은 모자이크 등 2편
073 이승희 버드나무 그림자 속으로 날아가는 나비 등 2편
076 이향 밤에 책상은 태어난다 등 2편
080 장미도 반송 사유 등 2편
084 차한비 탑골공원에서 세운상가 등 2편
096 차현준 증강륙색 등 2편
제5회 계간 파란 신인상
102 시 부문 당선작 이솔 검은 돌, 악보, 가계 등 7편
113 당선 소감
114 심사 경위
115 시 부문 심사 소감 김건영 송현지 이찬 이현승 장석원 정우신 채상우
127 평론 부문 심사 소감 송현지 이찬
벨레뜨르
131 황유원 커트에게
쟁점
137 진태원 해방 80년, 한국 사회 대전환을 위하여―최대주의 개헌을 시도하자
연재
149 이찬 文質彬彬 연재 5회 천의 얼굴로 일렁이는 “정든 유곽”의 빛다발―이성복의 「서시」 읽기
계간 서평
159 전승민 위무의 두 가지 방식
계간 메타비평
167 최선교 낭만이 되는 실패, 질문이 되는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