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 영웅은 반드시 나타난다.
연이어 축구계가 계속해서 시끄럽다. 아시안컵을 전후로 감독 선임 문제부터 지도자 및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까지 대한민국 축구가 월드컵 예선 탈락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겠다는 팬들의 우려 섞인 의견도 들려온다.
필자는 유소년 축구계에 10년 넘게 종사하며, 참 많은 일들을 겪어왔다.
수많은 팀들의 창단과 인프라 구축으로 축구를 하기 참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선수들을 위한 육성 시스템은 더 좋아졌는가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의문부호를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소년 축구 선수 육성에 있어서, 과연 팀들이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지, 단지 높은 성적을 위한 운용을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큰 화두일 것이다.
그저 축구가 좋아서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상급으로 진학을 하면 할수록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얼굴 표정은 시름이 깊어져 가는 것을 종종 보기도 한다.
대회에서 큰 성적을 거두면 그것을 바탕으로 실력이 뛰어난(?)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고, 구름떼처럼 선수들이 몰리는 강팀들은 운영 측면에서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소위 스카우트 전쟁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유소년 축구팀 운영에서는 그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카우트는 스카우트이고 각 팀들이 개개인을 발전시키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선수들이 건강하고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난다.
필자는 고등부 축구 팀을 창단하면서 가장 큰 모토로 삼은 것은 올바른 사회성을 함양시켜 좋은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을 가장 큰 원칙으로 삼았었다.
팀을 운영하면서 축구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인성과 기본적인 예절, 소양을 갖추지 않은 선수들과는 관계를 단절시켰고, 꽤 전력이 좋다고 분류되던 수년 전 팀 내에서 문제가 있는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는 결정을 하기도 했었다. 그 이후로 축구를 늦게 시작한 선수들을 포함, 인성 좋은 친구들로 팀을 구성해서 지금까지 마인드 변화 없이 팀 운영을 강직하게 해오고 있다.
많은 선수들 방출 이후에 서울 지역에는 전력이 강한 클럽 팀들이 즐비했고, 필자의 클럽은 성적에서 약체로 항상 분류가 되었었지만, 선수들 앞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지도를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들 앞에서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선수들 앞에서 축구를 잘하는 것보다 우선 기본적인 태도, 열정, 열심을 강조하며 보낸 12년의 시간은 사회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했고,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맨 앞에 기수 선수들까지도 종종 연락을 해오고는 한다.
유소년 축구단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이어야 할까?
항상 이기는 축구를 할 수 있는 팀 전력 강화?
팀 성적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선수들에 대한 동기부여?
팀 성적에 앞서 선수들 앞에서 항상 정의와 공정성을 통해 그들이 정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된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는 인생에서 생각보다 꽤 오랜 시간 안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필자 또한 내게 상처를 주는 말이나 행동을 했던 사람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린 유소년들에게는 더욱 특히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소득을 얻기 위한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정당한 방법인지, 불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해 보고 더욱 지혜롭게,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운동선수들이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소식을 최근에도 많이 접했을 것이다.
그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꼈으며, 혹시나 학창 시절 남에게 피해를 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지..
필자는 운동선수로서 성공을 위한 가장 큰 조건 중 하나가 바로 맑은 정신 상태와 올바른 태도, 그리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 손흥민 선수는 물론, 야구계에서는 일본에 오타니 쇼헤이 같은 선수들을 우리 유소년 선수들은 귀감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결코 지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 팀 승리를 위해 매사 최선을 다하는 노력
필자는 예전에 레알마드리드 홈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방문했을 때 인상 깊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선수들이 주말에 있을 한 경기를 위해 일주일 내내 축구만 생각하며, 삶의 루틴을 올바르게 가져가며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를 준비한다는 내용이었다.
지금 혹시 자신이 휴대폰 중독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학생의 본분을 다해 수업 참여와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예의범절을 최우선으로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말에 있어서 올바른 단어를 사용을 잘 하고는 있는지..
경기장에서 120분을 뛸 수 있는 체력 관리는 물론 몸싸움에서 우선권을 점하기 위해 고통스럽게 피지컬 훈련을 즐기고 있는지..
자신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기술적인 훈련을 반복해서 꾸준히 하고 있는지..
난세에 영웅은 반드시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필자의 글을 읽는 학부모의 자녀들과 선수들이 그러한 영웅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축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축구 이전에 사람이 먼저고, 인격에 대한 존중이 가장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12년 동안 고등부 선수단을 육성하며, 국가대표와 프로선수들이 배출되는 것을 간절하게 원하는 필자이지만, 그보다 모든 제자들이 먼저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멋진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축구보다는 사람이 먼저다.
인격과 품성을 갖춘 멋진 영웅들이 대한민국 국가대표 팀을 우승시키는 그날을 꿈꾸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2024.5.28
필자 : 서울노원SKD FC 총감독
http://cafe.daum.net/SKD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