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 산악부 창설하던 해인 1983년 봄,
산악부 첫 번째 등산 수련 때의 기록입니다.
아마도 당시 창설 Leader였던 박승용 회원의 등반기록이 아니겠냐고 생각합니다.
1983. 5. 15. (일요일) 북한산 등반
날씨 : 맑다가 흐림
장소 : 북한산 인수봉과 백운대
2, 3학년이 함께 가는 첫 산행이라 무척 가슴이 설렌다.
아침 8:00 시에 비각에 모였다.
처음 예상했던 인원 11명 중 (15명 중 근무 3명, 환자 1명 제외) 1명이 (3년 남병태) 빠졌다.
강사님과 함께 6번 버스로 출발하였다. (강사님-전두성 씨, 앞으로는 호칭을 '선배님'이라 하겠음)
도중에 옷과 신발 문제로 골치를 앓았던 '김 sports' 업자가 8시 10분쯤 나와 주어서 신발 2켤레를 받았다.
옷과 신발 문제, 새마을 금고에서의 자금 대출 문제, 후배 모집 문제 등으로 복잡했던 우리 산악부가
이번 산행을 계기로 좀 더 뜻있게 행동하였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출발하였다.
9시 30분쯤 우이동 종점에 도착하였다.
선배님께서 산악클럽(어센트) 후배를 만난다 하여 상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런데 일행 중 황성찬 학생이 보이질 않는다.
내리는 것까지 확인하였는데, 그 후로 보이질 않았다.
그래 좀 찾아보았으나 헛일이었고, 선배님의 후배 분들도 보이질 않아서 바로 목적지인 인수봉 슬랩으로 출발하였다.
다행히도 도선사 밑에서 뛰어 내려오는 성찬이를 발견할 수 있어서 안심이었다.
여기서 항상 단체가 이동할 때는 인원점검의 필요성을 느꼈고,
장비(배낭 4개) 관리도 세심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도중에 선배님을 아시는 서울 농대 OB팀의 일원을 만나게 되었다.
그분의 도움으로로 인수산장에 맡겨둔 서울 농대 산악부의 Seil을 빌릴 수가 있었다.
또한, 인수산장에서 선배님의 대학산악연맹 후배들인 세종대 4년, 한양대 4년의 선배 산악인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인수봉 슬랩으로 가서 선배님의 자세한 이론 강의를 듣고 (belay, 3점 확보 등) 실습에 들어갔다.
저번 산행 때 그냥 보기만 하였던 곳을 실지로 두 발, 두 손으로 오르니 무척 뿌듯하였다.
그리고 신발 마찰에 확신을 하게 되었고 자신이 생겼다.
모든 학생이 다 한 번씩 올랐으나, 2년 B 군, 3년 C 군은 오르질 못하였다.
너무 사람이 많고, 또한 선배님의 써클 후배가 백운대 슬랩에서 기다리신다고 하여 그곳으로 곧장 출발하였다. (12시 30분)
백운대 슬랩에서 4명의 선배 산악인의 도움을 받아서 전 학생이 연습할 수 있었다.
2피치를 확보를 받으면서 무사히 끝냈다.
그런데 도중에 식사와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무질서하며 분업화가 되질 않았고, 스토브 조작법이 서툰 것이 발견되었다.
이 점은 학교에서 실습하기로 하였고 그런대로 라면은 모두 먹을 수 있었다.
백운대 슬랩은 인수 슬랩보다 마찰이 더 좋은 것 같으나 오르는 높이가 배로 늘어나 심리적으로 약간은 불안하였다.
처음 올라갈 때는 힘든 것 같았지만, 막상 올라가서 보니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다.
현배를 마지막으로 모두 마치고 하산 준비 완료할 때가 04:00였다.
바위에 계신, 우리를 도와주신 선배님께 힘껏, 목청껏 '감사합니다!'하고 외침으로써 예의를 표시하였다.
04:00에 출발하여 구보로 내려오니 6번 종점에 04:30분 정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 초인적인 힘이었다.
미귀하지 않으려고 시간을 절약하느라 구보를 했으나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올라가는 도중에 인수산장에서 경찰 산악 구조요원 2명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다음 주에 발대식을 한다니 기쁘다. 부디 졸속 행정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기를 빈다.
이번 산행은 선배님과 또 그 후배님들의 도움으로 정말 좋은 산행이 되었다.
무사히 하산하고 9시까지 전원 school bus에 탑승하여 학교에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