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검도란 무엇인가?
2500년전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서 새벽별을 보고 이룬 부처님의 큰 깨침은 불교의 처음이요 끝입니다.
그 깨친 바 진리를 풀어놓은 것이 불교의 모든 것이며, 그것들을 통하여 모든 사람들이 그 깨침으로 향하도록 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깨침의 종교인 불교는 단순한 이론이나 지적인 이해가 아니라, 깨침을 향한 실천 즉, 닦음을 중요시 합니다.
불교의 닦음은 본질적으로 스스로 닦는 닦음입니다.
이는 모든 사람은 스스로의 실천과 노력을 통하여 깨침에 이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돌아가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너 자신을 등불 삼고 진리를 등불 삼아 열심히 정진하라"는 부처님의 마지막 당부도 이러한 불교적 실천, 닦음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 바른 정진, 바른 관찰, 바른 선정
팔정도라 이름 붙여진 이 여덟 가지 바른 실천이야말로 모든 불교적 실천의 원형이요 닦음의 방편입니다.
이 팔정도 가운데서 특히 마음 닦는 선법의 기본이 되는 실천이 바로 바른 관찰과 바른 선정 즉 正念(정념)과 正定(정정)의 두 가지 입니다.
정정(正定)은 마음을 하나되게 하는 삼매의 훈련이며, 정념(正念)은 마음을 밝게 하여 비추어 보는 것입니다.
즉, 지관(止觀)이라고 할 때 止(지)는 정정, 觀(관)은 정념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대승불교, 특히 중국에서 발달되어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운 선(禪) 역시 그 뿌리는 정념과 정정의 실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심검도의 수행은 불교의 전통적인 수행법 가운데 하나인 밀교(密敎) 수행법 중 관법(觀法)에 그 연원을 두고 있습니다.
"과거를 되새기지 말고 미래를 바라지 마라. 과거는 사라졌고 미래는 닥치지 않았다. 현재에(일어나는) 현상(法)을 (매 순간) 바로 거기서 통찰하라"
({중부(Majjhima Nikaya) 131번~134번})
여기서 "통찰하다"로 옮긴 원문이 위빠사띠(vipassati)로, 위빠사나와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동사입니다.
뜻은 현상에 대해 무상(無常)하고, 고(苦)하며, 무아(無我)한 세 가지 특성을 꿰뚫는 것, 혹은 관 (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위빠싸나(Vipassana)란 관(觀)하여 마음을 밝게 비추어 봄을 말하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mindful하다 aware한다는 상태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시간적) 여기서(공간적)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위빠사나 수행이 던지는 핵심 질문입니다.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수많은 시도 중 하나가 심검도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원광스님(심검도총재)께서 13세 때 서울 수유리 화계사에서 스승이신 숭산(嵩山) 스님을 만나 "도(道)를 통하여 검법을 깨우치라"는 말씀을 듣고, 7년간 무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숭산스님 밑에서 공부를 하고, 1965년 5월 31일 북한산 진달래 능선에서 100일간의 수행을 통해 심검도 330형의 검법을 깨우치셨다는 일화는 모르는 사람들에겐 허풍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위빠싸나를 관통하고 있는 관(觀)의 시각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무술계를 관통하고 있는 고대로 부터의 전승무술이 아닌 불교의 정통적인 수행체계 안에서 실천적 닦음으로 탄생한 수행법이기에 화려한 미사여구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33만수의 방대한 동작에 연연하지 않고, 철저한 마음 닦음의 방편으로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것입니다.
원광스님이 토굴에서 검법을 깨우친 후 산을 내려오시다가 풀잎 이슬을 치고 나가는 지게꾼의 지팡이질과 물동이를 이고 가는 아낙의 모습에서 자신이 깨우친 검법의 모습을 보시곤 '깨우쳤다는 생각 또한 자신의 아만(我慢)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는 일화는 심검도가 형(形)에 얽매인 단순한 무술이 아닌 오롯이 마음을 보고 다스리는 실천적 수행의 방편임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심검도의 수련체계는 크게 몸을 바르게 하는 신법(身法)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심법(心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몸을 바르게 하는 신법(身法)으로는 검법과 활법, 봉법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마음을 깨끗이 하는 심법(心法)으로는 밀법(密法)의 수행법인 관법(觀法)이 있습니다.
몸과 마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함께 바르고 깨끗하게 닦아 ‘내가 지금(시간적) 여기서(공간적)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넘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면 심검도는 종교의 틀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해답으로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
수많은 정보와 끊임없이 이어지는 문제들의 상념 속에서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들에게 마음 속 깊은 번뇌를 끊을 수 있는 심검(心劍)하나 품기를 바라는 부처님의 마음과 인류의 염원이 심검도에 녹아있는 것입니다.
첫댓글 아 그렇군요..심검도에 대해 심도있는 글인데 자주 읽어 봐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