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선 지식 28차 45, 산사의 슬픈 밤
여름 복숭아 열매가 열리는 산사의 바위
복숭아 열매를 바라보면서 누군가는
개 복숭아 열매를 소중한 약재로
쓰인다는 전설을 말하고 있으면서
현대의학을 무시하는 말을 한다.
산자락에는 찬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듯이
이르면 없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황홀한 몸짓
들판 멀리에는 허수아비가 줄을 늘이고
참새들을 몰아내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참새들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산 되지!
뿔 달린 짐승들이 나타난다고 전해지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네
아침을 부르는 소쩍새는 어이 하여
그렇게 구슬프게 울고 있는지 알지 못하지만
날마다 피를 토하는 울음소리는 산사에 숨어 사는
기피자들의 울부짖으면 같은 목소리는
임진란 때에 끌려간 도공들의 울 무 짓쯤
도공들의 꿈이 무너진 역사를 기억하려나
수행자들이 자신의 직관을 생각하면서
산사에서 수행의 근본을 알려고 정진하고 있는데
산사에는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어
깨달음이란 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사연들만이 창가를 울리고
목욕하지 않는 산돼지도 청정한 삶
그러한 삶을 노래하고 있는 낯선 오후
누구의 이름으로 참나를 찾았다고 말하려나
아직도 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바람이네
고요한 산사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고 나면
무엇인가 떠오르는 신비의 밤바람 소리
산 중턱에 걸려 있는 반달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군가는 나를 쳐다보면서 말하려나
아직도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몸
그것을 이름하여 영혼의 소리라고
개 봉숭아 열매를 따야겠다는 일념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엇을 그림 그려야 할지를 몰라
허둥거리고 있는 수행자들을 본다.
수행자라는 이름으로 산다는 것을
그림으로 그릴 수만 있다면 참 좋아
비 오는 날에 천둥 치고 벼락이 치는 소라에
무엇인가를 깨닫고 나면 아는 소리를 하지만
모두가 다 거짓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
그들을 이름하여 망아지 뿔이라고 말해
망아지는 엉덩이에 뿔이 난다는 말을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 나를 버리는 것
그것을 바르게 안다면 자신을 성취함이네
산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산에서는 날부터 행복한 삶이라고
그렇게 외치고 있음을 기억하게 하자구나!
나를 찾아 나서는 자들의 망상은
그림자 없는 그림자를 그림 그리고
집을 짓지 못하고 거미는 나뭇가지에 집을
나뭇가지에 이슬처럼 매달려 살아
그것이 산사에 삶을 말할 수 있음이네
진관 스님 카카오, 이메일 budhr4888@naver.com
2024년 5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