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을 하고 바로 음악을 한건가요?
달빛요정: 취직을 했죠. 한 6개월
- 그럼 안 보이던 시기에는 주로 어떻게 지냈어요? 생활 패턴이라던가.
달빛요정: 그때가 IMF때인데 한 2~3년 정도. 그때 띄엄띄엄 곡 팔아먹고(다 팔아먹지도 못하고 아래 깔리고 하다가) 술 먹고 그냥 작업했죠. 별 거 안했어요. 그냥 음악 많이 듣고 그때 음악을 많이 들었죠. 표절하려고.(오버 쪽 작곡가로 일하는 걸 애기하는 것)
류감독: 그게 또 도움이 된 거 아니에요?
달빛요정: 그렇죠. 음악을 분석적으로 듣다보니까. 그 판은 어쩔 수 없어요. 표절하는 능력이 중요하니까. 스타일 카피를 잘 해야 되니까요. 요구하는 데로 해줘야 하거든요.
- 어떤 곡 갖다 주고 이렇게 만들어 달라고 한다고 하던데요.
달빛요정: 맞아요. 같은 리듬 다이 놓고 하니까. 샘플도 똑같고 요즘 장르라 그래봤자 발라드 아니면 힙합인데. 뭐 리듬 카피하는 게 어려워요. 대충 카피하고 대신 거기에 우리나라 특유의 야마를 넣어야지. 뽕끼를 풍겨야 우리나라는 되니까 그게 능력이죠.
- 보통 음악 하는 분들은 대중적인 것에 대해 약간 반감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달빛요정은 아닌가 봐요.
달빛요정: 저는 그런 거 없어요. 듣기 좋으면 다 좋다고 생각하고 내가 좋으면 좋은 거죠. 하다 보니까 잘 다루는 악기가 통기타라서 어쿠스틱하니까 포크록처럼 들리는 거지 제가 어떤 장르를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요. 공연 때 보셨잖아요. 좋으면 좋은 거죠. 재밌자고 하는 건데 인생.
- 거꾸로 봤을 때 대중들의 기호를 완전히 배제한 작업의 결과물이 많은 사람들한테 어필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요?
달빛요정: 그렇죠. 어떻게 될 수가 있겠어요. 뮤지션이 청취자의 머리꼭대기에 있으면 안돼요. 같이 놀아야지. 자기가 얼마나 잘났다고요. 사실 정상적으로 배운 사람이면 1년만 학원에 같다 넣으면 똑같이 따라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 얼마나 대단한 뮤지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냥 같이 놀아야지. 저 같은 경우에는 제 음악에 가사가 반이니까 그런 것들을 전달해 주고 있는 것뿐이지 내가 군림하듯이 하는 건 아니죠. 외부에서는 또 다르게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고맙습니다.” 이런 거고 ‘이런 사람들이 날 좋아해 주는 구나' 이거죠.
- 전에 언니네 이발관하고 인터뷰 했을 때 나온 얘기가 본인들도 대중적인 걸 좋아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대중적으로 만들지 고민을 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되려 그렇게 이야기 하니까 사람들이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도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반감을 갖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하지만 구매자의 입장에서 보면 음반도 하나의 상품이잖아요.
달빛요정: 근데 제 생각에는 대중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해서 대중적이 되지는 않는다고 봐요. 자기가 진심을 담아서 음악을 해야 하나 나오는 거지. 뮤지션이 10년 넘게 음악을 해왔으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게 있을 거라고요. 분명히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안하고 어떤 사람들은 가오잡고 군림하려고 하고 또 한 부류는 ‘돈 벌어야지' 하면서 다니는 경우가 있어요.
자기 음악을 하다보면 뭐가 하나 나와서 그걸로 생활이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환경이 안 되니까. 음악을 하는 사람들끼리도 말이 많고 환경이 너무 열악하니까 이렇게 해도 욕먹고 저렇게 해도 욕먹고 언니네가 대중적인 걸 추구하는 것도 맞는 거고 어떤 밴드가 난해한 걸 추구하는 것도 맞는 거고 그건 자기 스타일인거죠. 그런 다양성을 인정해 주지 않는 우리나라 특성이 있잖아요. 언제나 그렇듯이 정답을 의도하니까.
류감독: 송실장님이 보시는 달빛요정은 어때요?
송실장: 좋은 거 있고 안 좋은 거 있어요. 일단은 음악을 표현하데 자유스러운 게 제일 맘에 들고요. 출발은 이 친구 선배로 했거든요. 그 옛날부터 저랑 같이 작업을 한 사람들은 제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보고 듣고 인터뷰 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했는데 이 친구
출발은 좀 미안한 얘기지만 음악은 잘 모르고 ‘후배 한번 도와주자'였어요. 같이 다니면서 음악을 듣게 됐죠. 어떻게 보면 제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는 부분이 이 친구가 인터넷에서는 꽤 유명하거든요. 인터넷에서만 좀 그런데 그걸 바깥으로 끌어내는 매개체 역할을 중간에서 하면서 작년부터 공연도 좀 하고 행사도 다니고 있어요. 그건 활동은 이 친구를 비롯한 모든 인디 밴드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생명력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봐요. TV나 라디오에 의해서만 정보 전달을 받던 시기가 지금은 아니잖아요.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과 이 친구가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좀 더 많은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기회를 얼마나 더 많이 만들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제가 부산 MBC별밤을 다른 팀이랑 3번을 갔었는데 지난 번에 내려갔을 때 부산 MBC별밤 PD가 밤에 찾아왔더라고요. 저 때문에 온 게 아니라 이 친구한테 PD가 맥주사고 싶다고 온 거예요.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조금씩 있어요. 그 사람들의 영역을 더 넓혀주고 싶은 욕심이 있고요. 그게 어떻게 보면 음악 하는데 큰 힘이 되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이 친구가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싶은 게 제 욕심입니다.
돈 벌어야 됩니다, 사실. 돈도 벌어야 되고 그래야지 음악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또 워낙 전 같지 않게 오프라인 시장이 안 좋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모델도 만들어야 하고요. 콘텐츠 진흥원에서 지원금을 받던 행사나 축제 같은 걸 좀 더 가던 해서 저도 돈을 좀 벌고 이 친구도 좀 벌게 해줘야지만 제가 이 친구를 위해서 좀 더 값어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해봐야죠. 아직 모르겠어요. 근데 이제 우리나라에 인디라고 통칭되는 모든 밴드들한테 정말 궁금한 게 그거에요. 출발은 좋아서 했겠지만 조직을 한 다음에 그 사람들이 밴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 일단 현실적인 생활이 뒷받침 돼야하고 연습을 해야 하고 자기 음악에 대한 나름대로 관이 있어야 되고 공연을 하고 사람들과 만나서 그 음악을 진솔하게 전달해주고 평가를 받아야 되는 것까지의 작업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아요. 게다가 그렇게 움직이는 팀들조차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사실은 되게 안타깝습니다.
류감독: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세요?
송실장: 다에요. 공연장 여건도 그렇고 사실 저는 이름만 들어서 몇 팀 알지 인디 밴드를 잘 몰라요. 하지만 그 사람들한테도 문제가 있다고 보거든요. 힘들어도 무대를 가지려고 하고 연습을 해야 되고 음악을 계속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하루 아침에 뜨는 건 없거든요. 물론 하루 아침에 뜨는 스타가 있을 순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공연을 하고 팀을 운영하는 쪽에서는 없다고 보거든요.
공연장 같은 경우는 일단 홍대 앞이 우리나라 인디 밴드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홍대 앞 공연장에서 연주할 수 있는 팀들이 많지 않은 것도 서글픕니다. 사실은 훨씬 더 많아야 하고 활성화 돼야 하거든요. 게스트가 됐던 오프닝이 됐던 그런 음악에 대한 교류가 이뤄지면서 층이 넓어져야 되거든요. 그 옛날에 크라잉 넛은 어떻게 됐잖아요. 근데 그것뿐이에요. 그 후속타가 없잖아요. 꼭 크라잉 넛이 모델이 될 필요는 없지만 그런 팀들처럼 얼마든지 좋은 반응을 얻어가지고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잠재성은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 제가 홍대 앞에서 공연하는 팀들을 쭉 보면 활동 내역이라던가 그런 게 너무 약한데 지방은 더 하더라고요. 하다못해 홍대앞도 약한데 지방은 아예 갈 엄두를 못 내는 거죠.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매니저가 없는 팀이거나 자체적으로 연습을 하고 공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거죠. 공연 기획 능력 같은 경우에는 인디밴드들을 활용하는 공연장들이 있으니까 음악을 신경 쓰면 되는 건데. 처음에 3명이 오던 5명이 오던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의 음악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고 가장 기본적인 건 연습이죠.
TV나 라디오에서 접하는 건 노래만 들으면 되지만 팀 음악이라는 건 같이 보고 느껴야 되잖아요. 그룹의 개념에 1/n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서로 모여서 그 팀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결국엔 연습과 자기네들의 생각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거지 그냥 어떻게 하다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하다못해 원맨밴드인 달빛요정도 일주일에 2~3번 연습을 해요. 저는 이게 기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연주를 세련되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음악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만큼은 기본에 충실해야죠.
그리고 달빛요정과 관련해서는 지금 다니면서 공연하는 거나 음반을 팔아서 얻는 수익보다 훨씬 더 폭을 넓혀서 그 다음 앨범 작업의 음악적 퀄리티를 높이는 데 투자를 해서 이 친구를 좋아하고 이 친구처럼 되고 싶어 하는 음악지망생들이나 다른 밴드들한테도 경각심을 좀 주고 이 친구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음악 활동을 해왔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간단한 건 물론 아닙니다. 지금 말한 거만 지키면서 만드는 것도 굉장히 힘들 거예요. 여러 밴드를 해보니까 어렵더라고요.
류감독: 너무 힘들죠.
달빛요정: 이 친구한테 걱정되는 건 제가 아직 직접적으로 얘긴 안했지만 항상 사람은 직장생활을 하던 음악을 하던 자기도 모르는 순간에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거든요. 괜히 진도가 안 나간다거나 술을 먹고 안주하고 싶은 경우가 누구한테나 찾아오는데 그럴 때 자신이 항상 초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같이 일할 맛 나는 거죠.
류감독: 오늘 이렇게 인터뷰 진행되는 거 보면서 느낀 게 솔직하고 눈치 안 본다는 건데 계속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달빛요정: 모르죠. 결혼하고 얘 생기면 안 되거든요 그게.
송실장: 음악적인 부분은 그런 부분으로는 별 변화 없을 거예요.
류감독: 그러게요. 그리고 생각보다 굉장히 전략이 있고 충실해요. 감성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도 있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 내지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송실장: 제가 직접적으로 얘길 해본 건 아니지만 이 친구는 아직까지 음악으로 해야 될 얘기가 참 많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고요. 하게 해 줘야죠.
류감독: 아까 가사로는 누구 못지않다고 했는데 민중가요 만들라는 게 아니라(저도 그런 건 싫어하는데) 저도 70년대 80년대 음악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그때의 가사 같은 느낌이 지금은 너무 사라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보여주면 좋겠어요.
달빛요정: 현상을 그대로 가져와서 무겁게 나가기에 제 음악의 멜로디가 너무 밝거든요. 그런 것들은 다른 쪽에서 예를 들면 뭔가 공격적인 힙합 계열에서 해주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류감독: 글을 써서 주세요.(웃음)
달빛요정: 저는 너무 무겁게 가고 싶지 않거든요. 즐거운 인생인데.
김기자: 글 좀 쓰셨으면 좋겠는데요.
달빛요정: 돈 안 되면 안합니다.
송실장: 근데 이 친구가 진지하게 글 쓸 때가 있어요. 주로 앨범이 나오면 보도 자료를 매니저들이 쓰는데 저는 일부러 이 친구한테 맡깁니다. 이 친구답지 않게 잘 써요.
달빛요정: 얼마나 쪽 팔린데요. 내가 앨범내고 내가 보도자료 쓰려니. 우하하.
김기자: 홈페이지를 봐도 그렇지만 글을 보면 어떤 매력이 있어요.
송실장: 요번에 그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것도 이친구가 정한 건데 조금 안타까운 건 그 용어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타이틀이 뭐냐고 전화가 와요. 어떻게 보면 운동용어니까.
달빛요정: 인필드 플라이는 누가 아나요. |
첫댓글 일부 제 싸이에 퍼갈께요~^^
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