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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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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특성을 먼저 파악하라.
중국은 너무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중국대륙 전체를 한마디로 어떠한 곳이라고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광동의 한 중국인 ‘사업가는 자신은 장강(長江) 이북 쪽 상인과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그쪽 사람들을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잘 아는 장강 이남 쪽 사람들과 장사해도 잘 먹고 살 수 있는데 굳이 잘 모르는 쪽에 리스크를 걸지 않겠다는 심산입니다. 한마디로 프로페셔널 합니다.
필자가 장사하고 있는 곳인 광조우(廣州)는 1200년 전 중국에서 최초로 개항(開港)된 곳입니다. 광조우의 외항인 황푸(黃浦)항이 당시 유일하게 개방되어 외국상선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지난 1200년간 광조우의 상업자본이 축적되어왔고 중국 내 알부자가 가장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오랜 개방의 역사에 걸맞게 프로페셔널한 장사꾼 정신을 가진 사업가가 많은 편이고, 이곳 토박이들의 자존심은 남다른 편입니다. 작년도 중국 내 도시 중 최초로 인당 GDP가 1 萬 弗을 넘어섰습니다.
현재 광조우는 인근 4개의 도시(판위, 화두, 총화, 쩡청)를 합병하여 경기도 보다 더 큰 면적에 거주인구 2천만 (고정인구 1천만, 유동인구 1천만)의 거대 도시가 되었습니다. 거주인구 14백만(고정인구 4백만, 유동인구 1천만)의 심천보다 유동인구 비율이 낮긴 하나, 두 도시 공히 거대한 유동인구로 인해 치안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금년부터 광조우 시내에 오토바이 통행금지조치를 내린 배경에는 치안확보라는 고육책이 깔려있습니다.
광조우는 전통산업이 발달되어 자동차, 선박, 화학, 섬유 및 조립가공 등의 산업이 번성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섬유의 경우, 원부자재 산업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최근 의류사업에 종사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광조우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초기에 칭다오, 상하이 인근 장강삼각주 등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여러 도시를 거쳐 결국 광조우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광조우가 의류사업을 위한 배후산업이 가장 잘 발달되어있는 도시임을 강조합니다.
2. 품질로 승부하라.
우리보다 1천년 먼저 개방하여 프로페셔널 장사꾼이 되어있는 이곳 사람들과 잔재주로 대결하려는 것은 무모합니다. 우리가 이들보다 앞서있는 분야, 흉내 내더라도 한계가 있는 분야, 모방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분야에서 품질로 앞서가야 합니다.
음식점의 경우에도 광조우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은 찾아 다니면서 즐깁니다. 말 그대로 “식재광주(食在廣州)” 입니다. 어떤 지방이나 나라 음식도 광조우에 들어오면 맛있게 현지화됩니다. 맵기로 유명한 쓰촨이나 후난 음식도 광조우에서 만큼 적당히 매우면서 맛있게 조리하는 곳이 중국 내 어느 곳도 없습니다. 맛이 없는 곳은 도태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식당이 광조우만 해도 이미 100여 곳이 넘어섰는데, 이제는 품질로 승부가 날 것입니다. 맛은 기본이고, 위생과 서비스의 질도 중요할 것입니다. 얼마 전 신장 개업한 식당에서 “우리 업소는 정수된 물만 사용합니다.”라는 광고문이 눈에 띄었습니다. 석회질이 많은 중국 수돗물을 그냥 사용하는 업체들과 차별화를 선언한 것입니다.
3. 현장을 직접 다녀라.
필자가 내수영업을 시작한 후 지금까지 매일 빠뜨리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현장에 매일 직접 나간다는 것입니다. 고객을 직접 방문하면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고객의 생생한 소리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바로 들을 수 있습니다. 고객의 사업장 상황이 어떠한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장이 직접 방문하면 고객도 감동합니다. 고객 사 사장이 다른 새로운 고객도 소개해줍니다. 고객 사 사장에게 다른 곳에서는 어떤 품목이 잘 팔린다는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혀에 가시가 돋친다고 했듯이 하루라도 고객을 방문하지 않으면 고객으로부터 잊혀진다는 정신으로 현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4. 현금 거래를 원칙으로 하라.
중국에서 장사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대금결제입니다. 아무리 많이 팔아도 제대로 대금회수를 못하면 헛장사 한 것입니다. 특히 중국 땅이 크고 별별 사람 다 있기 때문에 현금거래를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광동성 하나만 해도 한반도보다 조금 작고 인구는 이미 1억 명을 넘었습니다.
외상거래를 요구하는 업체에게는 차라리 가격 면에서 혜택을 주어 현금결제로 유도합니다. 외상거래가 늘어나면 이를 관리하는데 시간과 돈이 들어가고 최악의 경우 부실채권이 되기 때문입니다.
5. 건너온 다리를 끊지 말라.
금년 1월부터는 한국의 모 대기업의 동관공장에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직원 4700명이 일일 3교대로 근무하고 하루 4식(야식포함)이 제공되어 한달 식자재 구매가 인민폐 백만원에 달하는 큰 공장입니다. 이러한 큰 회사에 물품공급이 가능하게 된 것은 전 직장의 후배의 추천이 주효했습니다.
내수영업을 시작하면서 가용한 인맥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20년 이상 몸 담았던 전 직장의 후배들에게 우리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견본을 공여해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후배 중 한 친구가 잘 아는 선배가 구매부장으로 있는 공장에서 믿을만한 식자재 공급업자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기존 공급업체 중 하나가 부정으로 감사 받고 탈락했다는 것입니다. 수개월에 걸친 샘플테스트를 통과하고 가격 사정 작업을 마치고 마침내 작년 말 정식공급계약에 성공했습니다.
건너온 다리를 끊지 않고 잘 유지 관리한 덕입니다.
6. 외모에 신경 써라.
고객을 방문할 때에는 말쑥한 캐주얼 정장을 합니다. 머리에 젤을 발라 가르마(
말쑥한 차림새는 고객에게 호감을 줍니다. 특히 중국사람들은 차림새를 보고 대우를 달리합니다. 차림새를 잘 하고 물건 배달을 가면 종업원들도 잘 도와주고 잘 대해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깔끔한 외모는 자신이 취급하는 제품의 이미지에도 좋은 영향력을 미칩니다.
7. 정직하게 하라.
장사하는 사람들은 솔직하면 바보라는 생각을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다수가 거짓말 할 때 정직함을 고수하면 결국은 고객이 알아 줍니다. 진솔함은 상대방을 감동시킵니다. 거짓은 잠시는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노출되게 마련입니다.
중국사람들은 마음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고 합니다. 경험적으로 보면 최소한 1년을 거래해보고 믿을만한 사람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느낍니다. 일단 신뢰를 하고 나면 모든 거래가 수월해집니다. 가까운 친구도 소개해줍니다.
정직이 차별화입니다.
8. 조선족 교포를 잘 활용하라.
중국에서 사업하면서 조선족 교포 직원에게 당했다고 하는 사업가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원인을 잘 살펴보면 사업하는 사람들이 정당하지 못한 부분이 있거나 부정을 저지를 여지를 준 경우가 많습니다. 정도 경영을 하면 직원도 따라옵니다.
조선족 직원이든 한족직원이든 자신이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부정을 저지르기 어렵습니다. 부정은 예방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 한국사람들이 중국에서 가진 큰 인프라 중 하나가 210만 명에 달하는 조선족 교포입니다. 현재 중국 내 주요 도시의 한국인들이 밀집해있는 한인타운은 조선족 교포들이 일찍이 진출한 곳입니다. 베이징의 왕징, 상하이의 롱바이, 광조우의 지창루 등지가 교포들이 먼저 자리 잡은 곳입니다. 다른 외국인들이 갖지 못한 이러한 교포의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은 큰 이점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9. 서비스의 질(質)을 높여라.
한국기업이 중국에서 사업하면서 중국기업과 가격으로 경쟁해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제품 자체의 고품질도 중요하지만 서비스의 차별화도 중요합니다. 현지에서 한식당을 경영
하는 한국인 사장은, “중국업체에 주문하면 시간개념이 없다. 값이 좀 비싸도 제 때 제대로
공급해주는 한국업체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서비스가 경쟁력입니다.
10. 철저히 현지화하라.
한국식당이라고 해서 한국인을 주 대상으로 장사하는 것은 리스크가 큽니다. 현지 중국인을 주 대상으로 하고 고객의 60% 정도는 중국사람이 되어야 안정권이라고들 합니다.
한국사람들은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의류사업 또한 비록 중국에서 생산하더라도 'Korean Design"이라는 라벨이 있으면 판매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 단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현지의 날씨와 관습 등을 감안한 "Korean Design in China" 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통하여 중국 현지 판매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수출보다 훨씬 안정적입니다. 이미 내수시장 확보를 위하여 광조우 내 역세권에 점포를 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중국에서 통하는 제품은 전세계에도 통한다고들 합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면서 '세계최대의 소비시장"이 될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한국제품이 이제는 철저히 현지화하여 중국산과 같이 가격 경쟁력있고 한국산에 버금가는 수준의 품질로 승부해야 합니다.
이제 중국인들 중 고급제품을 비싼 값에 살 수 있는 계층이 전체 인구의 5%(6천5백만명)
에 달합니다. 우리 한국제품의 대상고객은 13억이 아니라 이들 65백만 명입니다. 우리는 이
들을 대상으로 장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차별화되어야 합니다.
첫댓글 잘보고 갑니다.잘 썻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