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1.06.03(목) 오후7시반~
장소: 경북 교육혁신 연구소 ‘공감’
참석자: 남태식 님, 이찬교 님, 전채리 님, 강성민 님 & 이창희
토론주제: <녹색평론> 2021년 5-6월 ‘지속가능성과 성장담론’에 대하여,
주요이슈:
들어가며: 오늘의 모임은 데이비드 로텐버그라는 철학자이자 음악가의 ‘종간음악’을 들으면서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생물종들이 갖고있는 생명의 소리들과 인간의 악기들이 함께하는 음악이 전하는 기묘함으로 모임을 시작했네요. 부디, 그 음악이 만들어지는 동안 참여한생물종들에게도 즐거운 경험이었기를 기원했습니다.
Opening: 지난 2개월, 어떻게 보내셨나요?
남태식 님: 길었던 두달이었네요. 평소처럼 독서모임에 참여했고, 새로운 독서모임도 몇 개 더 늘었네요. 울진이나 수원에도 한 번씩 다녀오면서, 별다를 것 없는 두 달을 평화롭고 바쁘게 보냈습니다.
이찬교 님: 본가의 오래된 집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중입니다. 철거하는 동안에도 다양한 환경적인 제약이 있어서, 철거 폐기물에 대한 철저한 분리수거를 통해 처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단, 집이 지어지는 3~5개월 동안은 근처의 농막에서 ‘자연인’으로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중에도 가끔 포항에서 오늘처럼 모임도 있고, 최근에는 기본소득 운동본부의 경북본부 사무처장을 맡아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전채리 님: 졸업전시회를 위한 테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후변화 캠페인에 대한 시각화이고, 다른 하나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디자인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이찬교 님이 소개해주신 디자이너 연두님도 찾아뵈었고, 큰 도움을 얻었습니다. 교수님도 찾아뵈었어요.
강성민 님: 채리님이 학교 여기저기에 붙여주신 소개자료를 통해 오늘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과 3학년에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환경과 생태에 관심이 많았는데, <녹색평론> 읽기모임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창희: 지난 주 목요일에 ‘잔여백신’으로 접종을 받았습니다. 며칠 동안은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일주일이 지난 오늘은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발제: 이번호는 개인적으로 어려웠습니다. 생태적인 삶을 얘기할 때, 본질적으로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자본 증식에의 욕망과의 갈등을 얘기하고 있어서, 읽을때마다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었어요. 자, 그러면 오늘은 가장 본질적인 모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요? “지속가능한 성장”을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말은 모순이지요. 지속가능성을 얘기하면서 성장을 전제로 하다보니, 제대로 된 가치의 순환을 얘기하는 모든 시도가 전복적이라는 저항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제제를 적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는데에 있어서도, 순환경제에 기반한 전국민 보편 지급을 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해 가장 큰 저항은 ‘국가 부채’와 이로인한 위험성을 주장하는 전통적인 경제 관료의 갈등입니다. 이를 ‘부채’가 아닌 지속가능성을 위한 ‘순환’으로 돌리기 위한 논의가 힘을 얻기 위한 방법이 보이지 않네요. 게다가 세대간 갈등의 여지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성장’을 전제로 자산과 자본의 증식을 꿈꿀 수 있었던 중/장년 세대의 경제체제와 ‘순환’을 전제로 현재의 규모 안에서 모습을 바꿔 활용되는 자본과 재산을 기대하는 것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하지 않을지, 그리고, 이를 갈등으로 이용하려는 다양한 기득권 집단의 논리에 갇혀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주변의 20대를 보면 확실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는 과거 세대의 자본에 대한 개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소확행’이라거나 ‘욜로 (You only live once)’로 비치기도 하지만,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고 환경이나 생태에 대한 민감도에 있어서도 어른세대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환경이나 생태의 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힘을 얻는 것도, 젊은 세대의 위기감 때문이기도 하겠죠. 중/장년층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국민으로써의 인식에 빠져있고,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추적경제’의 논리에 갇혀있는 것을 종종 목격합니다. 젊은 세대는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느끼시나요? 네. 선진국이라고 느껴집니다.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 어디에도 뒤쳐졌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비, 생태와 환경에 대한 정책적인 제안에 적극적이지 않은가 합니다. 부모세대와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기 보다는, 전환이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며 시민으로써의 적극적인 역할, 정책 결정에 있어서의 참여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생태로의 전환을 정책화하려면 기존의 경제가 갇혀있는 탐욕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데, 이를 위한 행동은 ‘시민’의 역할이아닌가 싶습니다. 최근의 ‘여론주도층’이 왜곡하는 사회/정책적인 논제에 대해서도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혁이 아래로부터 차곡차곡 의지가 쌓여서 한번에 ‘기득권의 체제’라는 벽을 무너뜨리는 것이 이상적이기는 합니다만, 우리에겐 그만큼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있는지 의문이니까요. 정책을 결정하는 자들에게도 위기감이 전달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시민의 활동이 필요하지 않은가 합니다. 결국, 누군가가 ‘망하는 정책’을 제안할 수는 없으니, 새롭게 제안할 수 있는 생태적인정책 (탄소세, 토지 보유세, 공공자산에 대한 사용세 등)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라는 것을 전략적으로 인식시켜야 합니다. 이번 녹색평론에서도 ‘토지 보유세’에 대한 논제가 매우 상세하고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자본주의의 탄생이후로 여전히 논쟁적인 ‘부동산’의 소유세에 대한 문제입니다만, 보다 적극적으로 논제화 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주제전환1: 이번호 <녹색평론>에서도 부채에 기반한 자본주의의 탐욕을 제약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용자산 (환경, 토지 및 공공 데이터 등)에 대한 세금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소득의 형태도 포함해야겠죠. 하지만, 이런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우선 재원의 마련이 가장 큰 문제이겠죠. 국제적인 경쟁이 전제된 환경에서 어떤 하나의 국가에서만 해당 정책 (이윤의 사회환원)을 활용한다면, 해당 경제주체 (아마, 대부분 거대 기업이 될테죠. 우리로는 삼성이나 현대, SK 등이요.)에는 손실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인 논제로써 강제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성이 없이는, 분명히 또 다른 세계의 공장을 만들어 환경이나 삶의 질에 있어서 취약한 곳을 더욱 더 취약하게 만들게 될테니까요. 이런 면에서 ‘기본소득’의 개념을 적용하고 ‘삶의 질’을 경제적인 성취를 평가하는 지표로써 활용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절차로 보입니다.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에 생태적인 노력을 포함시키고, 이를 기업의 이윤에 반영될 수 있는 지표를 제안할 수있다면, 경쟁에서도 손해를 본다는 인식은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최근 ESG (Environmental-Social-Governance)개념도 이런 차원에서 볼 수 있겠지만, 여전히 본질적인 순환보다는 이윤을위해 활용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규제가 강한 지역에서 이탈하여, 규제가 없거나 약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식이죠. 지금까지 세계경제의 탈국적화에서 가장 큰 문제로 제시된 것도 환경이나 생태적인 양극화였으니까요. 전 세계에서 동시에 감시하고 규제화 하는 것이 그래서 필요한데, 권력이 시민을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서는 이런 방식을 반길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공자산’에 대해 새로 부여하는 세금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기본소득’을 통해 개개의 시민에게 되돌려 줄수 있는 방법은 하나의 국가체제 안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는 시도라고 보입니다. 결국, 거대 자본가들이 ‘기본소득’을 찬성하는 논리도 ‘상품’을 판매하면서 얻어지는 이윤에 있어서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기 때문이니까요. 가본가와 노동자, 시민의 이해가 만나는 부분이라면 시도가 성공적일 가능성도 더 높아지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소득’의 실질적인 적용을 고려할 때, 실체적인 상세한 전술에 있어서 여전히 논의가 부족한 부분이많이 보입니다. (지급의 보편성, 재원의 확정, 국가/기업의 역할 등등) 우리도 ‘코로나19’라는 전기구적인 위기가 환기시킨기회를 가볍게 날려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생태위기가 제공한 우연하고도 놀라운 기회를 시민이 인식을 전환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사회의 공정이나 정의에 대한 논의가 현재에 머물러있기보다는, 지속적인 ‘기회의 공정’으로 전환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재명지사가 얼마 전 대학을 가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천만원의 현금지급을 제안했었는데, 이런 것이 ‘기회의 공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주제전환2: 얼마 전 ‘한미정상회담’이후로도 다양한 장밋빛 성과에 대한 상찬이 가득했습니다. 주요 언론이나 주변에서도 성장의 희망에대한 기대가 넘쳐나는 느낌이었어요. 이를 이렇게만 보는 것이 옳을까요? 미국에 반도체나 배터리, 전기차 공장이 필요한 이유는 결국 자국 노동자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고려한 원료/부품의 확보에 있는 것인데, 과연 우리가 보내는 환호가 적절한가요?
일방적으로 환호를 보낼수만은 없겠죠. 생태전환에 대한 이야기는 뒷전으로 미뤄진 상황이고, 그것에 환호하는 것은 우리의시민이나 노동자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이고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은 있겠네요. 적어도 미국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관련 세금에 대해신경을 써야 할 것이고, 이를 적용하는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면 국내에서의 환경이나 공공자산에 대해 세금을 부여하는면에 있어서도, 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테니까요. 여전히 대한민국의 여론 주도층이 집중하는 것은 자본의 증식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를 보다 현명하게 시민과 생태의것으로 옮기는 것은 시민의 역할이 아닌가요? 어렵겠지만, 포기하지는 않아야겠습니다.
지난번 모임 이후로, 각자 제안하고 싶은 ‘action item’을 하나씩 준비해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혹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창희) 프랑스에서는 얼마전 하원을 통해 국내선 비행편을 없애는 정책을 결의한 바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운동을 제안해 보는 것은 어떤가 합니다. 공공운송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만, 국내선마저 고속열차와 비행기가 경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게다가, 이런 정책이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다수의 저가항공이 남발하는 현실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않을까요? (남태식)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지속적으로 생태적인 삶에 대한 글을 쓰고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 행동이겠죠. 최근 ‘소비노동’의 개념을 접했는데, 산업사회에서의 삶이 새롭게 창출한 노동에 대한 접근이었는데 신선했습니다. (이찬교) 일단, 지금은 집을 짓고 있어서 생태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지역의 재료를 활용하고, 사용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면서 생태적인 삶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집을 지으면서 동생의 농막에서 생활하는데, 최소한의에너지로 살아가는 연습을 하는데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세탁기가 없으니 빨래를 덜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쩌면 ‘도구에 의한 편리’가자원을 남용하게 한 것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채리) ‘쓰담쓰담 (인스타: ssdamssdam_0)’에 참여하면서 현명한 소비자로써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개별포장된두유의 빨대를 없애달라거나, 포장에서의 일회용품을 줄여달라거나 하는 다양한 제안을 하고 있는데, 실제 기업체의 호응을얻고 변화하는 것을 확인하고 있으니 보람도 있고, 희망도 강화됩니다. 이런 적극적인 활동이 분명히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 믿어요. (강성민) 호주에서 새우껍질을 이용하여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개발한 사례를 찾아 보았어요. 이런식으로 기술이 생태적으로변화되고, 이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강성민 님은 이번이 첫 모임이셨는데, 소감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번에 처음 참여하면서, 경영경제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써 생태적인 삶에 관심이 있는 시민으로써 다양한 관점을 논의할 수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학업에 있어서도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다양한 고민들을 이어갈 수 있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모임 후, 김창욱 님께서 여러 모임/활동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아쉬워 하시면서, ‘이것이 모든것을 바꾼다’(나오미 클라인)과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호프 자런)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관심있게 읽으시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전채리님!!! 학교에 녹색평론 읽기모임에 대한 안내를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자료를 공유해 주시면, 저도 좀 더 광고를 하고 동지들을 모아보겠습니다. 너무 감사해요! *^^*
바쁘신 중에도 모임에 참여해주시고, 여러가지로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게 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다음 모임은 8월 5일(목) 저녁7시 30분입니다.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카페 게시글
강연과 행사 소식
[녹색평론 읽기모임] 6월 모임 후기 - 6/3(목) 7시반~
난나야
추천 0
조회 92
21.06.06 11:20
댓글 0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