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 기발한 기술을 보고 우리는 종종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던 것 같아”라고 말한다. 매우 낡은 표현이다. 게다가 부정확한 말일 수도 있다. 영화가 먼저였는지, 혹은 현실에서 먼저 나온 개념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공상과학에 빗대지 않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 바로 ‘제트팩(Jet Pack)’이다. 게다가 영화와 현실에서 똑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몇 안 되는 기술 중 하나가 아닌가! 제트팩은 사람이 가방처럼 등에 메고 하늘을 나는 장비다.
뉴질랜드와 호주에 뉴스를 공급하는 ABC는 현지시각으로 8월14일 뉴질랜드 민간항공당국(CAA)이 제트팩의 공식적인 시험 비행을 허락했다고 전했다. 제트팩이 개인용 항공 이동수단으로 승인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뜻이다. 이번 뉴질랜드 정부의 승인은 제트팩을 개발 중인 마틴 에어크래프트 컴패니와 같은 업체가 제트팩을 상업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교통수단이 갖춰야 할 핵심 덕목은 안전이다. CAA는 제트팩이 안전한 기술이라고 평가했을까. 사람이 맨몸으로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기술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에 의구심이 든다. CAA는 제트팩을 매우 보수적인 환경에서 시험 비행을 허락했다.
CAA는 “시험 비행은 엄격히 제한된 안전규정 절차 아래 진행된다”라며 “땅 위에서는 20피트(6m) 이상 날 수 없으며, 물 위에서는 25피트(7.6m)보다 높게 날 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CAA 설명을 따르면, 제트팩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에서 시험 비행을 하게 된다.
시험 비행에 쓰일 마틴 에어크래프트 컴패니의 ‘P12′ 제트팩은 약 30분 동안 하늘을 날 수 있다.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30km 정도다. 최대 1.5km 높이까지 날 수 있으며, 평균속도는 한 시간에 56km 수준이다. 최고 속도를 내면 한 시간에 74km를 이동할 수 있다. 수직으로 이륙하고, 착륙한다는 점도 제트팩의 특징이다. P12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시험 비행을 할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매우 비싸다. 미국 돈으로 바꿨을 때 15~17만5천달러 수준이다. 우리돈으로 1억6천800~1억9천600만원 수준이다. 피터 코커 마틴 에어크래프트 컴패니 CEO는 “벌써 가격을 떨어트리기 위한 생산 공정이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트팩을 구입하려는 이들은 패라리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고급 스포츠카와 저울질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피터 코커 마틴 에어크래프트 CEO는 뉴질랜드 헤럴드와 한 인터뷰에서 “간단히 말해 (제트팩은)하늘을 나는 오토바이”라며 “누구나 스노모빌이나 제트스키를 가진 것 처럼 차고에 제트팩을 갖게 되는 것을 상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트팩 시험 비행 동영상 보러가기
http://www.bloter.net/archives/161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