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9주간 화요일
말기암 환자가 올린 영상을 몇 가지 보았습니다. 제가 병에 걸려서 관련 정보를 얻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분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귀 기울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말이 있는 건 아니지만, 보면서 느껴지는 것 중의 하나가 암환자가 되면 스스로에게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도 가고, 평소 해 보고 싶었던 작은 일들도 시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의식 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는 모습을 반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쁜 일들이 있다면 아마 그런 생각은 일 뒤로 밀려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종종 그런 생각들이 밀려오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종이에 몇 가지 적어 보았는데 이런 겁니다. ‘글을 쓰고 나서 조금 말이 된다고 생각할 때, 혼자 조용한 숲길을 걸을 때, 플롯으로 쉽지만 아는 노래를 불고 있을 때, 심고 거두며 흙을 만지고 일할 때, 책을 읽고 무언가를 알아가는 느낌이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읽을 때, 운동하면서 작은 근육들이 생기는 것을 볼 때, 낯선 곳에 갔을 때, 기도 안에서 위로를 받을 때...’ 등등이 생각났었습니다.
그리고 ‘잘 하고 있나...’ 라는 것을 생각해 봤을 때, 어느 순간에는 그런 것들로부터 멀어져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해야 된다는 느낌의 것에 나도 모르게 사로 잡혀서 힘을 쓰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합니다. 그래서 매일 해 오던 것들을 조정하고 다시 살아가곤 하는데요.
오늘 복음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복음은 저에게 ‘종’임을 잊지 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삶의 주인이 아니라 섬겨야 할 주인이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그 주인을 기다리는 마음과 삶의 모습도 잊지 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두 달 전에 조금 길게 피정을 했었습니다. 피정을 하면서 다시 마음이 주님을 향하고 나에게 진정한 안식과 쉼이 무엇인지 새삼 느끼고 평안함을 회복했던 적이 있는데요. 살다보면 자주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때로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처럼, 주인을 맞이하는 종의 모습이 아니라 내 일을 이루고 싶어하는 교만한 모습으로, 그리고 영원을 위한 선택과 삶이 아니라 사라질 것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조금 헤매였다면, 그리고 중요한 것을 다시 바라보고자 한다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올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애착을 버리고, 영혼구원을 위해 내 인생에서 하느님이 바라시는 일을 찾고 일하는 것.’ 이 아마 그 기본을 생각하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하루, 내 삶의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행복은 무엇일까...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중국 신부님, 수녀님, 식복사 분이랑
사제관에서 식사를 했다.
중국 신부님이 유머를 했는데 못 알아들었다.
중국 신부님이 “알아 들었어?”라고 해서
“못 알아 들었어요.” 했다.
그랬더니 신부님이 나보고 웃으시면서,
“예전 신부도 불리하면 못 알아 들었다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