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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제 언제부터 시작됐고 어떻게 지내나 [자료출처 : 월간 사람과산]
새해가 되면 전국의 많은 산악회들이 아담하고 한적한 산을 찾아
산악회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린다.
산악회의 연중행사중 가장 첫 행사인 시산제는 회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화합과 만남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산행이 산을 무대로 해 이루어지는 만큼 산에 대해 제을 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사상을 펴놓고 무작정 산에 절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집안 제사에도 순서가 있듯이 시산제에도 예의와 순서가 있으며
지켜야 할 도리가 적지 않다.
이런 절차와 예의 때문에 이제 갓 창립한 산악회로선 시산제를 지내고 싶어도
순서와 제문을 쓰는 요령 등을 몰라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원로 산악인들은 시산제가 시작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으며
예전에는 시산제와 같은 행사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면 언제부터 산악인들이 시산제를 지내기 시작했을까?
우선 1966년 설악산 관광진흥사업의 일환으로 설악산악회, 예총 속초지부,
속초시 공보실이 공동주관한 설악제를 들 수 있다.
설악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이 설악제는
산제의 형식보다는 등반대회 등 축제의 성격이 짙었다.
한국산악회 최선웅 총무이사는 시산제의 시초는 동국대학교 산악회에서 찾는다.
동국대학교 산악회가 68년 신년 초에 북한산에 올라 돼지머리와 음식을 장만하고
제사를 올린 게 시산제의 시초라는 것이다.
당시에는 최근의 시산제처럼 유교 적 순서에 따라 축문을 읽고
소지를 하는 등의 의식을 치르지 읺았지만 등반중 사망한 악우들과
산신에게 무사산행을 기원하며 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 즈음 산악회들은 오늘과 같은 시산제 행사를 갖지 않았다.
다만 등반장비가 귀했을 때이므로 자일이나 텐트 등의 귀중한 장비를 구입한 후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장비 앞에 술을 따라놓고 간단히 제를 올리는 일은
있었다.
그러면 지금과 같은 시산제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산악계에 시산제가 자리잡게 된 것은 27년 전인 1971년 서울특별시 산악연맹이
'설제(雪祭)'를 시작하면서부터라는 게 통설이다.
서울시연맹은 1회 설제를 71년 2월 첫째주, 명성산에서 실시했으며
다음해인 72년에는 2월 첫째주 운길산에서 지냈다.
이원직회장(작고) 재임시 시작된 이 설제는 산악인을 대표하는 연맹으로서
산악인의 무사산행을 기원하고 연맹 산하 단체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설제'는 초창기에 1천여명의 회원들이 모였을 정도이며
지금도 30여대의 버스가 동원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서울시연맹이 '설제'란 이름으로 매년 산제를 올리면서 연맹산하의 산악회와
안내산행을 하는 산악회 등도 산신에게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시산제를 수용하게 되었다.
80년대 들어서면서 시산제는 하나의 유행처럼 산악계에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거의 모든 산악회가 연중 행사의 하나로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무사한 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의 기원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시산제의 기원은 우리의 전통적인 신앙인 산악 숭배사상이라 하겠다.
산에 제를 얼리고 소원을 기원하는 행위의 근원은 <삼국사기> 잡지 제사편에
전하는 신라의 5악 숭배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통일신라는 북으로 백두산, 남으로 지리산, 동으로 금강산, 서로 묘향산,
중으로 계룡산을 5악으로 숭배했으며,조선시대에는 묘향산에 상악단,
지리산에 하악단, 계룡산에 중악단을 설치하고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산신에게
제를 지냈다.
이런 산악 숭배사상은 동제나 서낭제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나라의 근심이나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을 산신에게
기원해안정을 찾고자 했던 것이라 풀이할 수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시산제는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음이 전통적인 산악
숭배사상과 맞물려 생겨난 것이라 하겠으며 최근에는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단합을 위한 행사로 발전하고 있다.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고려할 점은 무엇인가.
우선 한적한 산행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산행 후 제를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시산제 시간에 맞추어
여유로운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
또 많은 사람이 몰리는 혼잡한 산은 피해야 한다.
산행코스가 너무 길 경우에는 산행시간이 늦어져
이날 산행의 궁극적인 목적인 제를 올릴 수 없게 될 수도 있으며
소란스럽다보면 경건해야 할 산제의 의미가 퇴색되고 만다.
또한 제를 올릴 수 있는 넓은 장소가 있는 산이라야 한다.
집안의 제사도 가장 넓은 안방을 이용하듯 제사상을 펼치고
여럿이 함께 서 있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시산제는 보통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지내므로,
교통이 혼잡하지 않고 거리상으로 가까운 장소를 선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시산제를 지낼 장소를 정했다면 제수를 준비해야 한다.
시산제에서 없어서는 안될 가장 기본적인 것은
떡과 돼지머리와 술, 북어, 감, 대추, 밤, 배, 사과 등이다.
제상에 올리는 음식은 크게 제한이 없지만 이 중 술은 반드시 막걸리를
준비해야 하며 돼지머리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다음은 산신령께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고 소망을 비는 제문을 만들어야 한다.
제문은 한글로 쓰거나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쓰는 경우, 한문으로만 쓰는
경우가 있다.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쓰는 것이 보통이며 근래에는 한지에 붓으로 쓰지 않고
컴퓨터 프린터를 이용해 제문을 만들기도 한다.
대개의 제문은 우선 시산제의 시기와장소, 산제를 올리는 이유를 밝히고
산의 고마움에 대한 감사, 산악회내의 기원 등으로 이루어 진다.
국한문 혼용으로 쓰여진 서울시연맹의 제문을 보면
'維歲次 戊寅 二月 癸巳 朔 十五日 서울特別市山岳聯盟 會長 金仁植은
山岳聯盟 加盟團體 會員 및 同好人 一同과 함께 山紫水麗한 이곳 철마산에서'로
강림을 기원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중간부분은 '예로부터 山紫水明한 우리강산은 錦繡江山으로 자랑되어 왔으며
더욱이 이 水麗한 철마산은 (중략) 우리山岳人 一同은 이러한 大自然의 奧妙한
精髓와 아름다움의 極致 속에서 自然을 欽慕하고 自然과 同化되며 꾸준한
山行을通하여 忍耐와 協同 (후략)' 으로 이어져 산에 대한 감사의 표시가 이어진다.
제문의 마지막은 산악회의 소원을 비는 문구로 '전 山岳人의 安全과
建全한 登行이 維持되도록 끊임없는 가호가 (중략) 嚴肅하고도
敬虔한 마음으로 이 盞을 올리오니
山神靈님이시여 이 精誠을 大札로 懇切히 바라옵나이다'로 끝맺고 있다.
제문의 마지막은 '정성스레 음식을 마련했사오니 거두어 주십시오
' 나 '제를 올리니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등 여러가지 형태로 바꾸어도 좋다.
제문을 마련했다면 산행에 나서 음식을 차리고 제를 올린다.
제사상은 보통 산 정상을 뒤로하고 일반 제사상과 비슷하게차린다.
과일은 '홍동백서'란 유교식 제사 상차림처럼 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에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돼지머리는서쪽, 떡은 동쪽에 놓는다.
제사상을 차리고 제사상 앞에 분향을 위한 향로를 마련했으면 시산제를
시작해야 한다.
시산제의 순서는 어떻게 될까?
유교를 숭배했던 우리 민족이니 만큼 시산제 역시 유교적 순서를 따르고 있다.
먼저 회장이나 원로회원이 강신의 절차를 밟게 되는데
제사상 아래 마련한 돗자리에 올라 향을 피우고 산신께 술을 바친 후
좌, 우, 중앙에 세번씩 술을 붓고 재배를 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강신시 모자를 벗고 예의를 표하는 것이 기본이다.
강신 이후에는 초헌에 들어간다.
산신에게 첫 잔을 올리게 되는 초헌은 보통 제주인 산악회 회장이 맡게 된다.
산신께 술을 올리고 재배한다. 초헌 후에는 제주가 제문을 읽는 독축에 들어간다.
두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은 부회장이나 원로회원, 초청인사들이 맡게 되는데
역시 술잔을 올리고 산신께 재배를 하면 된다.
세번째 잔을 올리는 종헌은 집안 제사의 경우 종손이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산제에서는 가장 열성적인 활동을 벌인 회원이나 임원 중 고령자나 최연소자가
맡기도 한다.
종헌을 마치고 나면 누구나 분향할 수 있는 헌작이 이어지는데 회원이나 임원,
외부인사 등 누구나 잔을 올리고 재배할 수 있다.
헌작이 끝나면 제사상의 음식을 나누어 먹는 철상이 이어진다.
최근 철상시 한꺼번에 제사상에 몰려 몸싸움까지 벌이는 추태를 보이기도 하는데
제사상의 음식은 참석자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게 기본이다.
제사상에 음식을 먹으면 연중 탈이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철상 의식은
협동을 미덕으로 하는 우리민족의 제사의식을 가장 잘 나타내는 의식이다.
이런 점에서 산제를 지낼 때에도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함께 나누어 먹는 미덕을 지켜가야 할 것이다.
철상이 끝나고 나면 제문을 태워 날리는 소지를 하게 되는데 제사의 마지막 절차다.
소지는 제문에 쓰여진 기원이 산신령님께 전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장 경건하게 치러야 한다. 소지를 끝으로 모든 제는 끝나게 된다.
시산제는 제상에 술과 음식을 많이 차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회원들 모두가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제사를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제를 올리는 동안 웃고 떠들거나 제를 올리기도 전에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행위 등은 시산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 하겠다.
또 시산제 후에 남은 음식이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위 등도
산악인의 양심을 저버리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시산제 지내는 방법[자료출처 : 월간 산, 1999년 1월호]
1. 사전 준비물
시산제를 지내려 할 때 가장 먼저 닥치는 문제는 언제, 어디서 지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리 고유의 산신제는 음력 정월초하루(설날)부터 정월 대보름 사이에
지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양력이 보편화된 지 오래이므로
양력 1월 1일부터 음력 대보름날까지 편한 날을 하루 택하면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모 산악회 회원들의 말이다.
산제 장소로는 산정에 널찍한 공터가 있는 이름난 산이면 우선 합격이지만
방향도 문제다.
즉,제사상은 북쪽에 차리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가정에서 차례를 지낼 때 병풍을 친 쪽을 북으로 가정하듯,
시산제 때도 '00산악회 00년 00월 00산악회 시산제'라고 쓴 플래카드를
설치한 곳을 북으로 간주하면 되리라는 것이 모 산악회의 설명이다.
시산제에 쓸 음식인 제수는 어떤 것을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원칙대로라면 그 양이 엄청나다.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높은 산정으로 가져가야 하므로 양이 너무 많아서도
곤란하다. 때문에 극히 간단히, 반드시 필요한 것만 챙겨간다.
돼지머리를 비롯해 대추, 밤, 감, 배에 사과까지 5과,
그리고 북어포와 시루떡을 제기에 담았을 때 초라한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만
준비한다. 이 정도 준비에 드는 비용은 대략 7만~10만원이다.
단,이러한 음식을 담으려면 제기(祭器)가 필요하다.
제기는 한 번 준비하면 두고두고 쓰게 되므로 조금 좋은 것으로 마련한다.
목제 제기의 경우 시산제를 지내는 데에 쓸 수 있는 것은
15만~20만원쯤이면 시장에서 살 수 있다.
각 음식마다 제기 각각 하나씩,그리고 향로,
잔을 물릴 모사그릇(흔히들 퇴주잔이라 부름), 젓가락을 놓을 제기,
잔과 잔을 놓을 받침을 준비한다. 여기에 향과 향로, 양초 두 자루,
깔개, 플래카드와 플래카드를 걸 때 쓸 끈만 준비하면 된다.
술은 거의 모든 산악회들이 탁주나 청주같은 곡주를 쓴다.
산신은 곧 지신이니 땅에서 수확한 과실로써 빚은 술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축문(혹은 제문)도 사전 준비해야 한다.
축문은 유세차(維歲次, '이 해의 차례는'의 뜻)로 시작하는 한문으로 쓰는 것이
원칙이나 그 뜻을 알아듣기 어렵기 때문에 한글로 풀어 쓰는 경우가 많다.
축문에는 축문을 올리는 시일(시간), 축문을 올리는 사람의 신분, 제사의 대상,
제사를 올리는 사실을 차례로 기록하고, '정성스레 제물을 바치오니
흠향하옵소서'로끝맺는다. (아래 제문 참조)
만약 시산제 축문의 모델이 필요하다면 아래의 것을 본뜨면 될 것이다.
2. 제물 차리기
시산제 장소에 도착한 뒤에는 플래카드를 걸고 깨끗한 깔개를 깔고 제삿상을
차리는데, 이때 헷갈리곤 하는 것이 제물(제수)을 배열하는 방법이다.
제물의 종류는 각 지방마다, 또 집안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어느 지방이건 지키는 원칙이 있는데 특히 진설(陳設),
즉 제수배열법이 그렇다.
진설법은 홍동백서(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
생동숙서(날 것은 동쪽, 익은 나물류는 서쪽),
어동육서(물고기는 동쪽, 뭍고기는 서쪽),
두동미서(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로 외워두면 쉽다.
또한 맨 첫줄에 과일, 둘째줄에 나물과 포, 셋째줄에 탕, 네째줄에 적과 전,
다섯째줄에 메(밥)을 올린다는 원칙도 있으니 참고로 한다.
시산제 때는 대개 과일, 그리고 메를 대신해 떡을 올린다.
과일을 놓는 것도 순서가 있다.
제삿상을 마주본 상태에서 왼쪽부터 조율이시, 즉 대추, 밤, 감, 배의 순서로 놓는다.
이는 대추는 씨가 하나여서 제왕을 의미하고,
밤은 한송이에 3개가 열리므로 3정승,
감은 씨가 6개이므로 6판서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율이시에 사과를 더한 것은 '같은 종류의 제수는 홀수로 차린다'는
제례 전통 때문이다.
한편 제삿상을 마주 바라본 상태에서 어포류는 왼쪽, 떡은 오른쪽에 둔다.
3. 제례 절차
원례 제례의 절차는 참신 혹은 강신, 진찬, 초헌, 아헌, 종헌, 첨작,
개반삽시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시산제 때는 이중 생육이나 어육을 올리는 단계인 진찬은
대개 준비하지 않으니만큼 생략한다.
다만 홀기(笏記: 의식의 차레를 적은 글)나 집사자(執事者) 없이
우물우물 시산제를 진행하면 경건하이 크게 훼손하므로
반드시 홀기대로 순서껏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모 산악회의 충고다.
우선 대강의 준비가 갖추어지면 집사로 선정된 사람 중 한 명이 촛불을 밝히고
향을 피운 다음 "행사를 시작합니다"를 세번 반복한다.
그 뒤 홀기를 읽으며 순서대로 진행하는데 이는 산악회의 최연장자가
전 회원의 왼쪽 옆에 따로 서서 읽어 나간다.
모 산악회의 홀기 내용과 순서는 다음과 같다.
1.헌관 및 모든 집사와 제관은 제단 앞에 서 주십시오
(이 말에 모든 산악회원들이 제삿상과 5m쯤 거리를 둔 상태로 길게 모여선다).
2.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제물을 점시하시오
(초헌관은 곧 제주로서 대개 산악회장이, 집사는 산악회의 주요 간부 두 사람이
맡으며, 집사 두 사람은 초헌관 양쪽에서 제사상 앞으로 모셔가는 시늉을 한다.
점시한다 함은 제수가 제대로 잘 차려졌는지를 살핀다는 뜻).
3.초헌관과 집사는 제자리로 돌아가시오.
4.헌관이하 모든 제관은 참신 재배를 하시오
(참신이란 산신앞에 참배한다는 뜻으로,전 회원이 신발을 벗고 두 번 절한다.
절 할때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왼발을 오른발 위에 올려놓는다.
재배 후에는 반절을 해야 하며,무릎은 항상 붙여야 한다).
5.초헌례를 행합니다. 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손을 씻으시오
(제삿상으로부터 멀찌감치 꿇어 앉아 손을 씻는다. 이때 물수건으로
대신해도 좋다).
6.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향로 앞에 인도하여 궤하시오
(집사 두 사람이 초헌관을 모시고 제단 앞으로 가서 세 사람 모두 꿇어앉는다).
7.집사는 향로와 향합을 헌관 앞에 놓으시오.
8.헌관은 향을 세 번 올리시오
(향을 분질러 종지에 담아 놓은 것을 세 번 향로 안에 뿌리는 것으로 대신).
9.집사는 술잔에 술을 부어 헌관에게 드리고 헌관은 잔을 받아 땅에 세 번 부으시오
(헌관이 잔을 받쳐 들면 집사 한 사람이 술을 따른다.
두 개의 잔 중 남성 신의 것인 왼쪽 잔을 채워
제삿상 앞의 중앙, 왼쪽, 오른쪽에 조금씩 나누어 붓는다).
10.헌관은 약간 뒤로 서서 재배를 하시오(두 번 절 한 후 반절).
11.헌관은 다시 영위(靈位) 전에 궤하시오(꿇어 앉음).
12.집사는 술잔에 술을 부어 헌관에 드리시오
(먼저 왼쪽 잔에 술을 부어 헌관에게 준다. 그러면 헌관은 잔을 받아
향위에 세 번 돌린다).
13.헌관은 술잔을 집사에게 주어 제상 위에 놓으시오
(여성 산신의 잔인 오른쪽 잔도 12,13의 절차를 밟는다).
14.집사는 저를 제물 위에 놓으시오
(두 집사는 포나 떡 위에 남성신과 여성신의 젓가락을 걸쳐 놓는다).
15.축관은 좌측에서 축문을 읽으시오
(축문을 읽는 사람, 즉 축관은 산악회에서 가장 목청 좋게 낭독할 수 있는
사람을 선정, 미리 대기시킨다. 축문 낭독을 할 때는 낭독자는 물론,
전 산악회원이 꿇어 앉는다).
16.(축문 낭독이 끝난 뒤)헌관은 조금 뒤로 서서 재배하시오
(두 번 절 한후 반절).
17.집사는 초헌관을 원위치로 인도하시오.
18.아헌례를 행합니다
(아헌은 두번째 올리는 잔으로서, 대개 부회장이 올리며
순서와 격식은 초헌관과 똑 같다(다음의 25까지).
19.집사는 아헌관을 모시고 손을 씻으시오.
20.집사는 아헌관을 모시고 영위 전에 인도하여 궤하시오
(무릎을 꿇은 다음 집사는 초헌관이 올렸던 잔을 집어서 아헌관에게 준다.
그러면 아헌관은 이를 받아서 퇴주잔인 모사그릇에 세 번 나누어 잔을 비운다.
역시 왼쪽의 나성신 다음 여성신의 순서. 그러면 축관이 다음 21번을 읊는다).
21.집사는 술잔에 술을 부어 헌관에게 드리시오.
22.헌관은 술잔을 집사에게 주어 제상 위에 놓으시오.
23.집사는 저를 바르게 내려놓으시오
(남성신과 여성신의 젓가락을 다른 음식의 위로 옮긴다).
24.헌관은 조금 뒤로 물러서서 재배하시오.
25.집사는 아헌관을 원위치로 인도하시오.
이상, 18~25의 아헌은 부회장 이외에도 산악회원, 외부초청인사 등,
원하는 이는 누구나 할 수 있게 한다. 돼지머리의 입에다 고삿돈(기부금)을
먼저 꽂아놓은 다음 잔을 올린다. 시간상 문제가 될 것같으면
부회장 이외의 사람들은 홀기 낭독을 생략한다.
26.종헌례를 행합니다.집사는 종헌관을 모시고 영위 전에 궤하시오
(대개 산악회의 주요 간부가 종헌관을 맡는다).
27.집사는 술잔에 술을 부어 헌관에게 드리시오
(잔을 받아 향 위에 세 번 두른다).
28.헌관은 술잔을 집사에게 주어 제상 위에 놓으시오
(역시 왼쪽 잔, 오른쪽 잔의 순서).
29.집사는 저를 바르게 내려놓으시오(젓가락을 다른 음식 위로 옮긴다).
30.헌관은 조금 뒤로 서서 재배하시오.
31.집사는 종헌관을 원위치로 인도하시오.
32.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영위 전에 궤하시오.
33.집사는 술잔에 첨작을 하시오
(놓인 잔에 술을 조금씩 더 따른다. 이는 신령께 술을 더 권하는 의미다).
34.초헌관은 약간 뒤로 서서 재배하시오.
35.집사는 초헌관을 원위치에 인도하시오.
36.헌관 및 모든 제관은 엎드려 감모를 하시오
(모든 산악회원이 경건한 마음으로 조금 오랫동안 가만히 엎드려서
37의 순서까지 기다린다).
37.축관은 세 번 기침을 하시오
(축관이 "어험, 어험, 어험"하고 세 번 헛기침을 하면
그것을 신호로 모든 회원이 몸을 일으킨다.
그뒤, "헌관 및 모든 제관은 바로 서주시오"라고 홀기 낭독자가 말하면 알어선다).
38.집사는 저를 내려놓으시오(젓가락을 제례 시작 전에 놓았던 자리로 옮긴다).
39.현관 및 모든 제관은 사신 재배를 하시오(즉, 신과 이별하는 의식이다).
40.음복례를 행합니다. 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향탁 앞에 궤하시오.
41.집사는 영위 전에 있는 술잔을 헌관에게 드리시오.
42.헌관은 잔을 받아 음복하시오.
43.축관은 축문을 불에 태우시오
(무릎을 꿇고 불을 붙여 태운다. 산불의 위험이 있으면 그냥 가지고 내려간다).
44.헌관 맟 축관은 자리에서 일어서시오.
45.집사는 초헌관을 모시고 원자리로 인도하시오.
46.집사는 예를 마쳤음을 고하시오
(집사중 한 사람이 "행사를 마쳤읍니다"를 3회 반복하여 외친다.
그후 상을 뒤로 물려서 돼지머리를 잘라 "고시레!"를 한 다음 술과 음식을
전 회원이 나눈다).
이상, 격식대로 행해도 시산제에 걸리는 시간은 40분 정도라고 한다.
기왕 산신제를 할 예정이면 이 순서를 미리 적어 두었다가 따라하도록 한다
(이 자료는 경주 일요산악회에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시산제를 위한 준비]
1. 시산제를 위한 준비
장소의 선택 - 500∼600m 높이의 산, 참여인원이 함께할 수 있는 장소를...
시산제는 많은 사람이 모여서 제사상을 펼치고 제를 올려야 하므로
그만큼 넓은 장소가 있는 산이어야 한다.
그리고 보통 산행과 병행하여 이루어지므로 적당한 산행코스도 물색해 두어야 하며,
남녀노소가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높은 산보다는
낮은 산으로 500-600m 높이의 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많은 회원들이 참가할 수 있는 휴일에 지내므로,
교통이 혼잡하지 않은 가까운 장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면 평평하고 안전한지,
다른 등산객들의 통행을 방해하지는 않는지도 살펴야 하며,
장소를 고룬다고 자연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제수의 준비
산제의 제수는 돼지머리와 북어, 시루떡, 3가지 색 이상의 과일,
초 2자루와 향, 술 등이 기본이다.
과일은 '홍동백서'라는 유교식 제사 상차림처럼 붉은 것은 동쪽,
흰 것은 서쪽에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돼지머리는 서쪽, 떡은 동쪽에 놓는다. 돼지머리가 놓이는 것을 제외하고는
음식과 상차림의 방법에 있어 일반 젯상과 별 다를 바가 없다.
다만 술은 반드시 막걸리를 써야 한다.
소주가 휴대하기 편하다고 하여 소주를 쓰는 산제는 올리지 않는 것만
못하다고 한다. 정성스럽게 깔은 돗자리 위에 젯상을 마련하고 젯상 앞에
분향을 위한 향로를 준비하면 제수의 준비는 다 되었다.
제문
제문은 산신령께 산행의 안전을 기원하고 소망을 비는 것으로서, 우선 시산제의
시기와 장소, 산제를 올리는 이유를 밝히고 산에 대한 감사, 산악회 내의 기원
등으로 이루어진다.
한글로 쓴 현대식,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쓰는 절충식, 한문으로만 쓰는
유교식 등이 있는데 보통은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쓰고 있다.
그리고 제문은 한지에 종서로 쓰는 것이 원칙이나 최근에는 횡서로도 쓰고
산악회에 따라서는 컴퓨터 프린터로 작성한 제문을 사용하기도 한다.
2. 시산제의 순서
모든 준비가 끝나면 이제 산제를 지낼 차례이다.
산제의 순서는 유교식 제례순서인 강신(降神), 참신(參神), 초헌(初獻),
독축(讀祝), 아헌(亞獻), 종헌(終獻), 헌작(獻爵), 음복(飮福),
소지(燒紙)의 순이다.
강신이란 초혼관이 된 산악인이 산신에게 산제를 지내게 된 연유를 고하고
지상으로 내려오게 하는 것이다.
초혼관이 허공에 손짓을 해가며 산신을 모셔오는 시늉을 할 때 산제 참가자들은
모자를 벗고 옷깃을 여미는 등 예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런 순서가 참신이다.
초헌은 산신에게 첫잔을 올리는 순서로서 대개 제주가 하며 술은 한 잔 올리며
절은 두 번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다음 독축을 할 때는 제주가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사고 없이
산에 다닌 것에 대해 감사함을 표시하고
올해도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등 소망사항 등을 고한다.
아헌은 두 번째 잔을 올리는 것으로서, 대개 부회장이나 열성회원,
고령회원이나 이에 준하는 회원 또는 초청인사들이 맡고 있다.
종헌은 한 해 산행의 개근회원이나 최연소자가 맡는 경우도 있다.
종헌이 끝난 후 산제에 참가한 사람 중 절을 하고 싶은 회원이 있으면
누구라도 잔을 올리고 예를 표하는데 이 순서가 헌작이다.
음복<또는 철상(撤床)>은 제사상의 음식을 참석자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먹는 게 기본이며, 제사상의 음식을 먹으면 연중 탈이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철상의식이다.
제문을 태워 날리는 소지를 마지막으로 산제는 끝나게 된다.
소지는 제문에 쓰여진 기원이 산신령님께 전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장 경건하게 치러야 하며, 불티 관리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시산제는 제수 및 제문의 준비와 올바른 절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산제를 지내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한해의 무사산행을 기원하기 위해 지내는 시산제는 경건한 자세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지내야 한다.
제사를 올리는 동안 웃고 떠들거나 술에 취해 비틀거린다면 곤란한 일이다.
또한 시산제를 마친 후 남은 음식을 버리지 말고 쓰레기를 줍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시산제 제문 예제]
예제1: (자료: 서울시립대학교 산악회)
山祭文
維歲次 丙子年 三月 三十日 子時
ㅇㅇㅇ山岳會 大將 ㅇㅇㅇ는 山岳會員 및 先輩님들과 함께 인수봉이 올려다 보이는
이 곳 북한산 기슭에서 酒果脯를 陳設하고 山神靈님께 告하나이다.
예로부터 山紫水明한 우리江山은 錦繡江山으로 자랑되어 왔으며 秀麗하고
莊嚴한 靈峰과 아름다운 溪谷은 오천년의 悠久한 歷史의 흐름속에
우리민족의 生命의 根源이며 生活의 바탕을 이룩하여 왔던 것입니다.
우리 山岳會一同은 이러한 대자연의 精髓와 美의 極致속에서 自然을 欽慕하고
自然과 同化되며 꾸준한 山行을 통하여 忍耐와 協同으로 和睦과 團結을 배웠으며
素朴하고 俊嚴한 敎訓속에서 心身을 鍊磨하여 왔습니다.
바라옵건데 今年에도 自然保護에 精誠을 다 바쳐온 우리 山岳部一同을
굽어 살피시어 部員 모두 安全한 山行이 繼續되게 하시고
특히 今年 海外遠征登攀에서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훌륭한 成果 이룰 수 있도록 하여주시옵고
또한 人員이 繁昌하도록 끊임없는 加護가 있으시기를 懇切히 所願하나이다.
이제 우리 山岳部 一同은 보배로운 祖國江山을 알뜰히 가꾸어 子孫萬代에
물려줄 것을 다짐하며 이 盞을 올리오니 山神靈님이시여 精誠을 大禮로
欣快히 받아주소서.
檀紀 四千三百二十九年 三月 三十日
ㅇㅇㅇ 山岳會員一同
예제2: (자료 : 봉봉산장)
유세차-
단기 사천삼백이십팔(4328)년, ㅇㅇ年 사월 열닷샛날, 오늘,
저희 O O O 산악회원 일동은 이곳 불암산 정상에 올라, 좌로는 청룡이요,
우로는 백호요, 남으로는 주작과 북으로는 현무를 각각 거느리고
이땅의 모든 산하를 굽어보시며 그속의 모든 생육들을 지켜주시는 산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산을 배우고 산을 닮으며 그 속에서 하나가 되고자 모인 우리가 처음 찾았던
곳이 바로 이곳이요, 때는 재작년 구월 열이튿날 이었으니
어언 두해 성상이 물흐르듯 흘러갔으메,
오늘 이곳을 다시 찾은 우리의 마음에 어찌 감회가 없으리요.
돌이켜보면, 매달 한번씩 산을 올라 그 오른 산의 이름만 하여도
열다섯에 이르고 그 오른 연인원만 하여도 이백여 인에 이르나니
이것을 어찌 작은 일이라 할수 있을 것이며,
그 산행 하나 하나마다 산을 배우고, 산과 하나가 되는 기쁨으로
충만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아무 다친이도 없었고 아무 낙오자도
하나 없었으니, 이는 신령님의 자애로우신 보살핌의 덕이 아니었다고
어찌 감히 말할수 있으리요.
그러므로 저희가 오늘 이곳을 다시 찾아 감사의 시산제를 올리는 뜻도
바로 거기에 있나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되, 일단 산에 들면 산이 곧 나이고 내가 곧 물이며,
구름이며 나무며 풀이며 바위 하나 하나가 모두 제각기의 모습과 몸짓으로
서로를 소리쳐 부르는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찬 산과 골짜기를 걸을 때마다,
조용히 우리의 발걸음을 지켜보시며 흥에 겨워 질러대는 노래소리나
왁자지껄한 우리의 경망스러움도 너그러이 들어주시며,
오로지 무사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보살펴주신 신령이시여!
아무쪼록 바라오니,
무거운 배낭을 둘러멘 우리의 어깨가 굳건하도록 힘을 주시고,
험한 산과 골짜기를 넘나드는 우리의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을 주시고,
허리에 찬 수통속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늘 채워 주시고,
험로에 이르러 몸뚱이를 의지할 저 로프가 낡아 헤어지지 않게 하시고,
독도를 잘못하여 엉뚱한 골짜기를 헤메이지 않게 하시고,
조난하여 추위와 굶주림으로 무서운 밤을 지새지 않게 하소서.
또한 바라오니,
천지간의 모든 생육들은 저마다 아름다운 뜻이 있나니,
풀한포기 꽃한송이 나무 한그루도 함부로 하지 않으며,
그 터전을 파괴하거나 더럽히지도 않으며,
새한마리 다람쥐 한마리와도 벗하며 지나고,
추한 것은 덮어주고 아름다운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며
그러한 산행을 하는 "산을 닮아 좋은 사람들"이 되고 싶나이다.
오늘 우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우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즐거이 받아 거두소서.
이제 올리는 이 술한잔 받으시고,
올 한해 우리의 산행길을 굽어살펴 주소서.
절과 함께 한순배 크게 올리나이다.
단기 사천삼백이십팔년 사월 십오일
O O O 산악회원 일동
예제3
'檀紀 ㅇㅇㅇㅇ年 西紀 ㅇㅇㅇㅇ年 ㅇㅇ年(예,庚辰年) 2月 4日 바야흐로
'산을 사랑하는사람들의 모임'의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으며
ㅇㅇ山岳會 會員 一同은 辛巳年 無登山 始山祭를 거행함에 앞서
天地神明과 無登山神께 업드려 고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여.금일 우리는 선현의 발자취가 은은히 느껴지는
이곳 정상에서 지난 한해를 감사하고 반성하며 내일의 번영과 도약을 다짐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체 회원의 정성을 모아 성스러운 祭를 올리나이다.
거듭 비옵건데 신사년 한해도 서로 화합과 사랑이 넘치게 하여 주시옵고
무사한 산행이 되도록 업드려 고하나니, 천지신명이시여, 이 한 잔 술을
흠향하여 주옵소서.
2008년도에는 모든산악회가 무사고 속에서 보내길 관악산신께 비옵니다.
-관악산 사당역(남현동) 산마루뜨락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