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화구조인정에 관한 건축법 개정 및 그에 따른 현안과 과제

[까치]

내화구조인정에 관한 건축법 개정 및 그에 따른 현안과 과제

정 태 욱
미국임산물협회 기술담당이사

국내 목조건축의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내화구조인정에 관한 건축법 개정이 눈앞에 다가오고있다.
지난 5월28일, 건설교통부에서는 내화구조인정을 위한 건축법 개정 입법예고를 공고하고, 6월 17일까지 동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기간을 갖은 후, 빠르면 금년 8,9월경 ‘건축물의피난.방화구조등의기준에관한규칙’에 대한 개정을 완료 할 예정이다. 건교부의 금번 내화구조인정을 위한 건축법 개정은 국내 목조건축 업계의 큰 경사일 뿐만 아니라, 목조건축발전에 중요한 획을 긋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내 목조건축에 대한 가장 큰 장애요인은 현행 건축법규에 따른 목구조에 대한 내화구조인정의 어려움에 있었고, 목조건축의 범위는 현행 건축법규에 따라 단독주택을 제외한 건축물의 주요 구조부에는 내화구조가 요구되기 때문에 특별한 구조 설계 없이 가능한 목조건축은 2층의 단독주택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금번 개정의 주요 골자는 "건축물의피난.방화구조등의기준에관한규칙" 제3조의 8호에 따라 목구조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이 실시하는 품질시험을 거쳐 내화구조성능을 입증하도록 되어있던 것을 산업표준화법에 의하여 한국산업규격 (KS)으로 제정된 내화구조에 대해서는 "내화구조의인정및관리기준"에 의한 내화구조인정절차 중 품질시험을 생략할 수 있다라고 개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골목구조인 경우엔 KS F 1611-1에서 제정 된 벽 및 천정/바닥 구조물, 중목구조인 경우엔 KS F 1611-3에서 제정된 구조물에 한해 추가의 품질시험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라 특별한 구조 설계 없이 2층의 공동주택을 목구조로 설계/시공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 지게 된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엔, 이미 오래 전부터 목구조는 3층까지 또는 지역에 따라선 5층까지의 다층 다세대 공동주택을 설계/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건축법규가 마련되어 있었고,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이미 공동주택에 관한 법이 통과되면서 지하층을 제외한 3층까지의 공동주택을 목구조로 지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 인간에게 가장 자연 친화적이며, Well Being시대에서 요구하는 건강주택의 대명사로 되어있는 목조건축의 수많은 장점들을 단독주택 뿐만 아니라 공동주택에서도 폭 넓게 누리고 있다.
내화구조인정에 관한 건축법 개정 후 몇 가지 남아있는 현안 과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KS F 1611-1에 대한 이해 및 정확한 기술 습득
KS F 1611-1은 경골목구조 건축물의 벽, 바닥 등 주요 구조 부재의 내화성능을 시방 규정화 하여 사용자의 편리를 도모하고 구조부재의 품질 향상과 아울러 국내에서도 경골목구조에 의한 건축물이 공동주택, 기숙사, 노유자 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 건축될 수 있도록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을 주축으로 미국임산물협회 및 여러 관련 단체 및 회사의 지원으로 방재시험연구원에서 연구와 시험을 수행하여 2002년 9월 14일부로 규격번호 "KS F 1611-1", 규격명 "건축구조부재의 내화성능 표준 제1부 - 경골 목구조 벽 및 바닥"으로 제정된 한국산업규격이다.
경골 목구조 방식에서는 2×4 또는 2×6 목재 스터드에 불연재인 방화용 석고보드(국산 Type F 또는 미국산 Type X 석고보드)의 두께 12.5㎜ (1/2인치) 2겹 또는 두께 15㎜ (5/8인치) 1겹과 광물면 단열재를 사용하여 한시간 이상의 내화 성능을 가진 벽체를 설계/시공할 수 있고 바닥용으론 2×10 목재 장선에 같은 방법의 방화용 석고보드를 사용하여 한시간 이상의 내화 성능을 갖춘 바닥 구조물을 설계/시공할 수 있다. KS F 1611-1에서 제정된 내화구조물은 다음의 표에서 보듯이 3개의 외벽, 5개의 내벽, 2개의 바닥에 대한 표준 시방과 구성 도해를 포함하고 있다.
이 <표>에 나와있는 내화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요한 기술적 사항은 요구되는 품질/성능을 가진 자재의 선택과 올바른 시공방식의 두 가지 사항을 정확히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석고보드를 아무리 품질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석고보드를 골조에 접합할 때 사용하는 못이나 스크류의 요구되는 길이와 시공간격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다면, 만족한 내화성능을 유지 할 수 없게 될 것이고, 또 반대로 시공을 아무리 잘하였다 하더라도, 요구되는 품질/성능을 가진 자재가 선택이 되지 않았다면 마찬가지로 만족한 내화성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설계자나 시공자는 KS F 1611-1의 철저한 이해와 기술 습득을 통해, 화재에 대한 안정성을 갖춘 목조공동주택이 설계/시공되어지도록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KS F 1611-1에만 국한하지 않고 추가적인 목구조 내화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다양한 KS 기준들이 제정되어야 할 것이다.

목조공동주택의 설계 및 시공 기술 습득
다층 다세대 목조공동주택의 설계/시공은 그 동안 국내에서 주를 이루던 단독주택의 설계/시공법에서 한단계 발전된 추가적인 고려 사항들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화재에 대한 안정성에 대한 고려는 물론, 세대와 세대간 또는 세대와 공용공간 간의 경계벽이나 층간 바닥 등의 적정 차음성능, 전체적인 건물 층 수의 누적에 따른 깔도리, 바닥장선 또는 헤더와 같은 수평으로 놓인 목재 부재의 수축에 대한 고려, 바람이나 지진 등과 같은 지면에 평행방향으로의 측방하중을 지탱하고 분산 시킬 수 있는 전단벽이나 격판구조의 설계, 공동주택에 필요한 설계 디테일 개발 및 다양한 공학목재의 선택 등과 같은 전문적인 기술의 습득 및 연구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목조건축 관련 협회나 학계등에서도, 이러한 분야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등의 개발이나 그에 따른 투자가 필요 할 것이고, 제도적으로는 건축법규 내에 목구조 설계 기준이 삽입이 되어 설계자나 시공자들이 편리하게 참고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목조공동주택 건축범위의 확충
모든 건축분야는 업체들의 수익성이 보장되어야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국내 목조업계에서 금번 건축법 개정에 거는 기대는 이러한 의미에서 더욱더 크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한대로, 동 개정이 가시화가 된다 하더라도 목조공동주택의 건축범위는 구조계산을 하지 않는 한 2층의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다. 수익성인 측면에서 볼 때, 층 수가 높아져 세대수가 많아 질수록, 목조공동주택의 개발 사업은 활성화 될 것이다. 특히 국내와 같이 개발비에서 대지가격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경우엔 같은 면적의 대지에서 얼마나 많은 수의 세대를 건축할 수 있는가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에서 대한건축학회로 용역을 주어 작성한 한국표준설계기준(KBC)이 확정이 되면, KBC에 포함되어 있는 목구조 설계 기준에 따라 경골 목구조는 건물의 높이가 현행의 지붕높이 13m, 처마높이 9m에서 지붕높이 18m, 처마높이 15m로 확대되고, 연면적 3,000㎡ 미만의 3층까지의 다층다세대 목조건축이 가능하게 되고, 전층에 스프링클러의 시공과 목구조 설계기준에 준한 구조설계 시엔 4층까지도 가능하게 된다.

품질/시공 관리 및 검사제도의 도입
건축법 개정에 따른 건교부의 초미의관심사는 사후관리 사항이다. 실제적으로 이 부분은 건교부의 관심사뿐만 아니라, 모든 건축주나 건축관련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다. 건축물의 구조적 안정성과 품질관리는 설계/시공자의 책임이지만, 제도적인 시스템이 확립돼 있어야 관리가 된다. 아무리 건축법규에서 규정하고 있는 모든 사항을 잘 준수하여 설계된 도면을 가지고 시공을 하게 되더라도, 시공자가 부적절한 자재를 가지고 시공한다거나 설계도서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하지 않는 다면 그 결과는 바로 건축 후 짧은 시일 내에 하자를 발생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구조부의 심각한 결함 등을 초래하여,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건축주의 큰 손해는 물론 사용자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게 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목조주택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하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목조주택의 시공과정에서 공정별로 공사감리를 수행 함으로서, 부적절하게 시공된 부분을 조기에 발견하여 목조주택의 품질향상은 물론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제도적인 시스템의 확립과,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의 양성 및 자격증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 등의 개발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부, 협회, 학계 및 업계간의 공동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며 초창기에는 외국선진국의 시스템에 대해 연구 및 수용으로 기반을 다지고 다음 단계로 우리 것 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내화구조의 인정 및 관리기준’의 보완건축법 개정 후엔, KS기준은 품질시험을 거치지 않는다. 그러나 절차로는 거쳐야 한다. 신청하고 난 후 시험대상 선정, 시험, 전문기관 자문 등 이런 과정으로 35일 정도가 소요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복잡한 절차적인 과정을 거쳐 인정을 받았다 하더라도 유효기간은 3년이며, 프로젝트 별로 인정을 또 다시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남아 있다.
건축법 개정 후 실례를 통해 Case Study를 하여 절차 상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보완함으로써 지속적인 목조공동주택 시장의 확대를 위해 업계에서는 최대한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미국임산물 협회 한국사무소는 KS F 1611-1의 제정과 건축법규의 개정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 노력에 대한 결실이 이제야 조금씩 가시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금번 내화구조인정에 관한 건축법의 개정을 통해 새로운 한국목조건축의 역사가 만들어지길 바라며, 업계의 노력과 정부차원의 제도적 확립과 관심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