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선교동역자(교회와 성도) 여러분 그동안도 평안하신지요? 코로나19가 곧 끝나갈 듯 하다가도 다시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모두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상태이지요. 동역자 여러분들의 교회는 모두 무고하신지요? 별일 없이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잘 끝나고 전처럼 생동감 넘치는 교회와 신앙생활이 이어지길 늘 기도합니다.
저는 아직 선교지로 복귀하지 못하고 한국에 머물러 있으며 처음에 몇 달간은 매우 불안하고 안타까웠지만, 요즈음 생각해 보니 모든 게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뜻인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막상 선교지로 돌아간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만 머물러 있어야 되고 선교지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에 머물러 있으면서 선교지의 소식을 페이스북을 통하여 매일 주고받으며 그들의 경제적 어려운 사정을 파악하고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어서 지금은 제가 한국에 머물러 원격지원 하는 것이 선교지의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선교지의 피폐한 삶과 고난에 처한 사람들을 도우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이젠 안정된 마음으로 페이스북을 통하여 원격 후원금지원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하여 한국의 저의 숙소가 원격선교상황실이 되었습니다.
지금 그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먼저 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식량과 생필품입니다. 저의 선교지 GMA시 빈민촌에 알린이라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은 장성한 자녀 4명과 남편을 합하여 여섯 명의 가족이 있습니다. 남편과 자녀 셋이서 노동으로 얼마씩 벌어서 비교적 남들보다 어렵지 않게 생계를 유지하였었는데 요즈음은 일거리가 없어 집에서 놀고 있으며 당장 먹을 양식이 없어 고생이랍니다. 그 분은 자존심이 매우 강한 분으로 평소에 절대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분이었는데 얼마나 살기가 어려우면 그런 말을 할까 생각하며 현지의 어려운 상황을 느끼게 됩니다. 하여 요번에는 알린 씨를 통하여 그분이 사는 주변의 빈민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공급해 주라고 긴급 구호금을 보냈습니다.
가난한 분들이라 물론 은행 통장이 없지요. 그러나 다행이도 웨스턴 유니온 은행은 현지인의 정확한 이름과 주소만 있으면 돈을 보낼 수 있어서 통장 없이 송금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린씨는 선교후원금을 받자마자 쌀과 생필품을 사서 온가족이 둘러 앉아 포장을 하여 사진에서처럼 주변의 빈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그리고 멀리 차량으로 12시간 거리의 지역(비콜지역)에 사는 목사님과 그 교회 분들이 식량으로 어려움을 격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에도 보냈다고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한 사람에게 맡겨 많은 금액을 보내보니 제대로 분배가 안 되는 것 같아서 지금은 유니온은행을 통하여 빈민촌에 사는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직접 돈을 보내는 중입니다.
그리고 다스마리나스 시 빈민촌 실랑읍 산기슭에 무허가 임시주택을 짓고 사는 26가정의 빈민들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의 사역을 돕는 유랄린에게 요즈음 직업도 없는 데 어떻게 사느냐 물었더니 산속에 다니며 먹을 만한 것을 주우러 다닌답니다. 그곳에도 후원금을 보내 그들 26가정이 쌀과 생필품을 살 수 있도록 현금을 직접 나누어 주라고 율랄린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전에는 스탭을 통하여 생필품을 구입하여 나누어 주었는데 그러는 것 보다 돈이 아쉬운 그들에게 현금으로 직접 나누어 주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마침 필리핀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금 나누어 주는 것이 오랜 관습입니다.
지금 필리핀 현지 상황은 이제 부분적으로 락다운을 멈추고 도로에 버스나 지프니가 다니긴 하지만 제한적으로 다닙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이 주기적으로 닥쳐오고 있습니다. 요즈음 지나간 태풍은 쿠윈타 태풍, 롤리 태풍, 시오니 태풍, 울리시 태풍 등 4개의 태풍이 강타하고 지나갔으며 그로인해 홍수와 하천이 범람하였고 날씨가 더워 지금 현지인들은 코로나19와 태풍과 전염병으로 심한 곤경에 빠져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해가 지나가긴 전 3개의 태풍이 또 강타하고 지나갈 예정이랍니다. 저는 이런 현지상황을 매일 보고 받으며 마치 전쟁 중에 상황실에 앉아서 상황보고를 받는 심정입니다.
주안에서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여러분의 후원에 다시 한 번 더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도 여러분들의 기도와 성원이 있기에 선교지의 빈민들은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잘 살아도 세계각처에서 기아와 기근과 질병으로 고난을 당한다면 우리나라도 결국엔 어려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요즈음 국내 경제도 매우 어렵고 여러분들도 어려운 가운데 계시면서도 선교지 빈민들의 고통을 남의 일로 생각지 않으시고 지속적으로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점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축복합니다. 여러분들이 드린 헌금은 하늘에 쌓는 보화이고 반드시 하나님의 상급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필리핀 가는 항공권을 살 수 없으며 혹이나 살 수 있다하여도 입국을 불허하여 선교지로 언제 돌아갈지 기약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하여 시간 나는 대로 후원교회들을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려고 서울지역부터 찾아뵙고 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곧 만나 뵙게 되길 기대합니다.
여러분들(교회와 성도)이 보내시는 선교헌금의 모든 재정수입보고는 이 서신과 함께 후원회장님(이재익 목사님)을 통하여 각 교회 담임목사님들께 우편으로 보고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2020년 11월 29일 필리핀 이강무 선교사 올림
(현지인들 카메라가 좋지 않아서 사진이 잘 안보입니다. 양해하여 주십시오. 사진은 모두 게재 할 수 없어서 샘플만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