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사53:5)
나의 죄를 위해 피 흘리신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시작된다.
천사들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는 힘쓰고 애써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었다"(누가22:44)
유다의 배반으로 인하여 예수께서는 가야바에게로 끌려가 매를 맞으신다. 그는 빌라도 앞에 불려갔다가 헤롯에게로 끌려가고, 다시 빌라도에게 되돌려진다. 빌라도는 예수에게서 아무런 잘못도 찾을 수 없었다고 선언했으나 군중들은 유월절 관습에 따라 예수 대신에 바라바를 놓아주라고 함성을 지른다.
그리스도는 기둥에 두 손목을 묶인채 매를 맞으신다. 가혹한 몇 갈래의 채찍들은 납덩어리와 뼛조각들을 끝에 매달고 있다. 사형집행인들은 번갈아 바람 소리를 내며 예수의 등, 어깨, 엉덩이, 허벅지, 팔, 정강이등 이미 몹시 상해 있는(기도 중 핏방울 같은 땀방울을 수없이 흘리심으로 인하여) 피부 위에 검푸른 채찍자국을 낸다.
길고 검푸른 멍자욱은 피부 깊숙이 파고들기 시작한다. 납덩어리들은 피부를 후려치기 시작하여 피가 쏟아져 나오고 흐물거리는 살점들이 묻어 나온다. 그리스도의 몸은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전율을 하고 그의 침묵은 가혹한 집행인들을 더욱 화나게 한다.
그리스도의 온 몸은 탈진하여 다리가 마구 휘청거리지만 기둥에 묶인 손목은 그가 피묻은 바닥에 미끄러지지 못하게 막고 있다. 사형집행인들은 명령받은 대로 죽기 직전 상태에서 채찍을 멈춘다. 왕의 위엄을 표시하는 자줏빛 망토가 그의 어깨 위에 걸쳐지고 가시 면류관이 머리에 씌워진다. 가시에 찔린 상처에서 피가 새어나와 머리카락에 엉겨 붙는다.
거짓 찬사와 조롱이 시작된다. 군병들은 예수를 희롱하며 그 앞에 절을 하는가 하면 그의 피 흘리는 얼굴과 머리를 주먹으로 치며 "만세, 유대인의 왕이여!"라고 소리친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더욱 의기양양해져서 조롱꾼들은 그의 얼굴에 마구 침을 뱉은 후, 채찍과 조롱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여 빌라도 앞으로 다시 가서 외친다.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십자가에 못박으란 말이요!"
마침내 예수는 사형에 처해진다. 이미 상처에 들러붙어 버린 망토가 예수의 몸에서 갈기갈기 찢어지며 벗겨질 때 또 한 번 상처에서 피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십자가가 그의 어깨 위에 지워진다.
로마의 관습에 따라 125 파운드(약60Kg)나 되는 십자가의 가로 기둥이 희생자에 의해 손수 운반된다. 세로기둥은 이미 갈보리 언덕 위에 세워졌다. 맨발로 650야드(약600m)나 되는 먼길을 갈 때 예수는 자꾸만 땅에 쓰러지고 병사들은 그가 갈보리 언덕에 도착하기도 전에 죽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그를 끌고 간다.
십자가의 가로기둥이 미끄러지며 예수의 등은 살가죽이 벗겨지고 또 다시 상처가 터져 피가 끊임없이 흘러내린다. 마침 구레네 사람 시몬을 만나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게 한다. 갈보리에서 예수는 발가 벗기우고 그의 겉옷은 제비뽑아 나누어진다.
온갖 고통은 수백만 개의 날카로운 바늘처럼 예수의 온 몸과 신경조직을 찌르기 시작한다. 그의 등과 다리와 정강이에 생긴 상처들은 먼지와 핏덩이로 온통 엉켜 붙었고 예수의 등은 세로기둥의 발치에 잠시 놓여진다. 양어깨와 팔은 십자가의 가로기둥 위에 놓여지고 사형집행인들은 못박을 준비를 시작한다.
그들은 익숙하게 긴 사각 못을 손바닥의 우묵한 곳에 박기 시작한다. 다음에는 다른 손을, 망치를 휘두름으로써 이 일은 끝나버린다. 예수는 여전히 말이 없지만 얼굴은 참혹하게 일그러지고 신경중추는 손상을 당했지만 완전히 단절되지는 않았다. 그의 엄지손가락은 손바닥을 마구 때리기 시작한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참혹한 고통이 거대한 중추신경계의 손상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인체의 각 부분, 온 몸 구석구석이 무시무시한 고통을 전달받아 또 다시 전율한다.
사형집행인과 보조원은 이제 십자가의 가로기둥을 7피트(2m10cm) 높이의 세로 기둥 꼭대기에 달아야 한다. 못 박힌 두 손을 끌어올려서 그들은 가로 기둥을 세로 기둥의 꼭대기까지 올린 후 제 위치에 고정시킨다. 예수님의 무릎은 굽혀지고 왼발의 발바닥이 나무 위에 평평하게 놓여진다.
망치를 한 방 휘둘러서 사각 못이 두 번째와 세 번째 척골 사이에 들어가 박힌다. 오른발은 왼발의 바로 밑에 놓여지고 사각 못은 두 발과 나무를 꿰뚫고 들어간다.
마취제인 쓸개 탄 포도주를 예수께 주어 마시게 하려 했으나 예수께서 이를 거절하신다. 그의 팔 근육은 몹시 위축되어 경련을 시작하고 손가락들도 안쪽을 향하여 날카롭게 경련을 한다.
거대한 근육의 파도가 정강이와 허벅지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근육에 강직성 경련이 시작된다. 배와 목의 근육들도 단단히 강직 되고 호흡들도 강직되기 시작한다. 짧은 숨이 휘익 소리를 내며 들어가지만 나오지는 아니한다. 천식으로 고통받는 환자처럼 그는 숨을 헐떡인다.
그의 창백한 얼굴은 자줏빛으로 변하고 이내 푸른빛으로 변한다. 그는 거의 질식할 지경이다. 그의 폐는 가득 찬 공기로 무거워졌지만 이를 비울 능력이 없다. 1인치나 2인치 정도 몸을 치켜올리면 가슴의 근육이 완화된다. 그는 곧 주저앉아 버리고 숨을 쉬기 위하여 또 다시 몸을 치켜올리고, 이런 움직임이 여섯 시간 동안이나 반복된다. 그의 상처들은 썩어가기 시작하고 파리 떼들이 그의 주위를 에워싸고 붕붕거리며 날아다닌다.
어둠 속에서 몇 시간이 흘러간다. 그의 고통은 극대화되고 마침내 하나님께서 그로부터 떠나가신다. 그 격심한 고통과 목마름, 근육강직, 질식 상태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 마디의 불평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과 분리된다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세 시간 후에 태양이 다시 나타나고 그는 고뇌에 떨며 이렇게 외친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십자가 위에서 여섯 시간이 지났을 때 예수는 "당신의 손에 제 영혼을 맡기나이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친다. 그의 죽음은 그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다. 이윽고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그의 머리는 천천히 앞으로 굽어지고 턱이 그의 앞가슴에 닿는다.
그는 돌아가신 것이다. 로마의 법에 의하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시체를 달라고 하는 경우(아리마대 요셉이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요구했다), 우선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시체를 창으로 찔러야만 했다. 이것은 죄수가 기절을 한 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양도되어 다시 살아날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없애버리기 위한 것이다.
창이 예수님의 시체를 꿰뚫어 심장의 심낭자루를 지나 언제나 피가 가득차 있는 심장의 우측부를 찌른다. 그러자 피와 물이 함께 뒤섞여 시체로부터 마구 쏟아져 나온다.
비로소 모든 시련이 끝났다. 비록 보기 좋은 광경은 아니지만 이것은 일찍이 기록되어 있는 가장 위대한 사랑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십자가 위에서 끝나버린다면 우리는 구원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십자가 위에서 끝이 나지는 않는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라" 삼일 후에 여인들이 무덤을 살펴보러 왔을 때 그들은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니라" (마가복음16:6)
그가 묻히셨던 빈 무덤을 보라! 마음의 문을 열고 주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