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가 출간되고 난 후,
센터에 HSP 분들이 정말 많이 찾아오시는데,
그 중, HSP와 굉장히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HSP가 아닌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즉, 잔뜩 예민해져있는 상태는 비슷하지만,
예민함을 유발한 원인이 HSP들처럼 과민한 감각 체계에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인 겁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Empath(초공감인)이죠.
HSP vs Empath
우리 나라에서는 간혹 번역 상의 혼란스러움이 있는데,
정확한 의미를 따져보자면,
HSP = 초민감인, Empath = 초공감인 의 번역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 Empath 개념을 정립한 Judice Orloff의 대표 저서 <The empath's survival guide>의
국내 번역본 제목이 <나는 초민감자입니다>이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각적 예민함이냐 아니면 공감적 예민함이냐에 대한 문제로써,
HSP들은 감각 시스템이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Super Radar)
타인의 기분, 생각, 감정 등을 저절로 캐치하게 됨으로써 예민해지는 거라면,
Empath들은 공감 능력이 워낙 월등하기 때문에 (Super Connecter)
주변의 생명체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감응됨으로써 예민해지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내 레이더망에 잡히기 때문에 타인이 신경쓰이느냐
아니면, 나랑 정서적으로 연결돼있기 때문에 타인이 신경쓰이느냐의 차이인 셈.
HSP의 3대 특성, 즉, 초감각, 초감정, 심미안 중에서
초감각과 초감정 항목에는 너무 잘 들어맞는데, 심미안 항목에서 탈락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 심미안은 쉽게 설명하자면,
과민한 감각 체계로 인해 긍정적인 감정에도 굉장히 섬세하게 반응하는 특징을 의미한다.
가령, 미술관에 가서 생판 처음 보는 작품을 보며 감동에 젖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신보를 들으면서 소름돋는 흥분감을 느끼는 경우처럼 말이다.
너무 많은 것들이 느껴지고, 그것들 때문에 너무 강한 감정적 영향을 받고 사는데,
나에게 딱히 심미안적인 감각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셋 중 하나입니다.
① 너무 힘들게 살았거나, 너무 바쁘게 살아서,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할 때 행복한지조차 알아 볼 여유가 없었던 경우
→ 심미안이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상태
② 심미안이 문화 예술 계통(시각, 청각 등 오감각)이 아니라 학문 계통(직관)에 집중돼 있는 경우
→ 지적 호기심이 굉장히 강해서 뭔가를 공부하고 깨닫는 과정을 즐김
③ Empath인 경우
→ 생명체와의 교감 능력이 뛰어날 뿐, 긍정적인 감정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특징은 없음
HSP와 Empath의 공통점은 둘 다 삶의 난이도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입니다.
원치 않아도 다른 사람들의 감정 상태가 저절로 내 레이더망에 잡히거나,
그러고 싶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과의 감응을 통해 자동적으로 연결되어버리니,
내 것도 아닌 타인의 감정에 온종일 휩쓸려 다니다가 에너지를 전부 소진해 버리기 때문이죠.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HSP들은 심미안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들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고,
Empath들은 나에게 우호적인 존재들과의 연결을 통해 깊은 행복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요.
특히, Empath의 경우,
나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자연과 동식물과의 교감에서 최고의 힐링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이와 같은 연유로,
자연친화적인 삶이나, 반려동물 또는 반려식물과 함께 하는 삶을 지향하는 Empath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현실적으로 보자면, 내가 Empath인 지도 모른 채,
무의식적으로 자연친화적인 삶이나 반려동물과의 삶을 지향해 온 경우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 보자. 내가 왜 그렇게 자연에서 평안을 느끼고, 반려동물과 함께 있을 때 행복했을까?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만 주는 존재들과의 교감에서 베스트 컨디션이 되는 Empath이기 때문이 아닐까?
반면, 자연이나 동식물과는 달리,
희노애락과 오욕칠정이 공존하는 인간관계는 Empath들에게 굉장한 챌린지가 됩니다.
가장 최악은 끊어낼 수 없는 관계와의 연결을 통해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받는 경우로써,
가족이나 절친, 동업자 등 긴밀하고 깊은 관계들이 오히려 Empath들의 정신건강을 박살내곤 하죠.
HSP들의 정신건강은 자기돌봄을 얼마나 잘하는지에 달려 있다면,
Empath들의 정신건강은 환경관리를 얼마나 잘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감 능력이 월등한 Empath들이야말로 항상 사람을 가려 사귀고,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의 사회적 거리두기 및 손절 등을 생활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항상 우호적인 환경 속에 거하며
나와 좋은 기운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존재들과 가까이할 수 있다면,
그러한 삶이야말로 Empath들에는 베스트 라이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항상 감사합니다. 잘 보고 있어요.
늘 감사합니다. 자기돌봄에 힘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