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고조선의 명칭과 개념
어떤 문제를 논하는 데 있어서 사람에 따라 그 명칭에 대한 개념이나 내용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면 매우 큰 혼란이 있게 된다. 그간 고조선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예를 보면 그 개념이나 내용이 학자에 따라 심한 차이가 있음을 보게 된다. 그 개념과 내용은 다르면서도 고조선이라는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조선이라는 용어가 갖은 개념을 정확하게 밝혀 그것을 바르게 사용함으로써 혼란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조선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단군조선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한국사 전공학자들의 저서를 보면 그렇지가 않다. 고조선에 위만조선과 한사군을 포함시켜 서술하는가 하면 기자조선을 고조선이라 부르기도 한다. 고조선의 개념에 대해서 일반 한국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와 학자들이 사용하는 개념 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다. 이러한 괴리가 있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어느 쪽을 따르는 것이 옳을까?
조선이라는 명칭은 한국의 옛 문헌은 물론 중국의 옛 문헌에도 자주 등장하는데 그 의미가 달리 사용된 경우가 많다. 예컨대 檀君朝鮮 , 箕子朝鮮 , 衛滿朝鮮 , 樂浪郡의 朝鮮縣 등이 대부분 조선이라고만 기록되어 있다. 그 결과 조선이라는 동일한 명칭 때문에 이들에 관한 기록들은 가끔 혼란을 초래하기도 하고 이들이 지리적으로 동일한 위치에 있었을 것으로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조선이라는 명칭의 기원을 밝히는 데 있어서도 이들 조선이 가진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음으로써 오류를 범한 경우가 있음을 보게 된다.
고조선이라는 용어가 오늘날 학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예를 보면 네 가지로 나뉘어 진다. 첫째는 壇君朝鮮 , 衛滿朝鮮 , 漢四郡의 朝鮮縣 등을 포괄한 경우이고, 둘째는 衛滿朝鮮 이전의 그 개념이 불확실한 朝鮮 , 樂浪郡의 朝鮮縣 등을 포괄한 경우이며, 셋째는 箕子朝鮮만을 의미하는 경우이고, 넷째는 壇君朝鮮만을 의미하는 경우 등이다. 첫째와 둘째는 고조선을 근세조선 이전에 있었던 '옛날의 조선'이라는 보통명사로 사용된 것이고, 셋째는 壇君朝鮮이라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고 고대의 고조선이라는 나라는 중국으로부터 이주한 箕子族에 의해 건국되었을 것으로 본 견해이며, 넷째는 壇君朝鮮의 실체를 국가로 인정하고 壇君朝鮮만을 고조선으로 본 견해이다.
그런데 고조선을 옛날의 조선이라는 의미의 보통명사로 사용하면서 고대사를 壇君朝鮮 -> 衛滿朝鮮 -> 漢四郡 (樂浪郡 포함) 등의 순서로 체계화 한 것은 광복 후 고대사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오류였다. 그리고 고조선을 箕子朝鮮으로 본 것은 儒學者들의 慕華思想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것도 문헌이나 고고자료에 대한 인식의 부족에서 일어난 오류였다.
箕子朝鮮이나 衛滿朝鮮 , 樂浪郡 (朝鮮縣 포함) 등은 壇君朝鮮의 서부 변경에 위치해 있었으며, 이들의 교체는 檀君朝鮮의 서부 변경에서 일어난 사건들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檀君朝鮮의 뒤를 잇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의 성격도 다르다. 壇君朝鮮은 한반도와 만주의 토착인들에 의해 건국된 나라였으며, 箕子朝鮮 . 衛滿朝鮮은 중국의 망명인들에 의해 세워진 정권이었는데, 箕子朝鮮은 壇君朝鮮의 거수국이었고 衛滿朝鮮은 檀君朝鮮과 대립관계에 있었다. 그리고 樂浪郡은 중국 西漢의 행정구역이었다. 성격이 전혀 다르고 壇君朝鮮과는 계승관계에 있지도 않았던 이들을 고조선이라는 하나의 명칭 속에 포함시키는 것을 옳지 않다.
箕子朝鮮은 고조선의 渠帥國이었으므로 고조선의 일부 지역으로서 언급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衛滿朝鮮이 고조선에 포함되거나 한국사의 주류로 언급되는 것은 전혀 사실과 맞지 않은 것이다. 고조선이라는 용어는 一然이 三國遺事에서 맨처음 사용하였는데, 그는 壇君朝鮮만을 고조선이라고 부르고 있다. 따라서 혼란을 피하기 위해 고조선은 一然이 三國遺事에서 사용했던 바에 따라 壇君朝鮮에 대한 명칭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壇君朝鮮의 국명이었던 조선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으나 李丙燾에 의해서 제출된 '아사달설'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壇君朝鮮에서는 도읍을 아사달이라 하였는데, 아사는 아침을 뜻하고 달은 땅 또는 곳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사달은 '아침의 땅'이라는 뜻이었을 것인데, 이러한 도읍명이 바로 국명이 되었으며, 이 명칭을 한자화하면서 朝鮮이라고 했을 것이다.
고조선을 세우는 데 있어서 중심을 이루었던 고을나라의 이름은 아사달이었을 것인데, 이 고을나라가 한반도와 만주지역의 여러 고을나라를 복속시켜 고조선을 건국한 후에도 그들의 중심지인 도읍을 아사달이라 불렀을 것이다. 이것이 국명으로 한자화되면서 朝鮮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첫댓글 좋은 계시물 스크랩 해갑니다 ^^*
좋은 자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