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인테리어 현장의 고민에서 시작하며
저는 지난 25년간 인테리어 현장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직접 경험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늘 마음속에 품었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인테리어 공사비는 이렇게 비합리적이고 비싼 걸까?”"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입장에서도, 또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보아도 이 질문은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수많은 현장을 거치면서 마침내 그 이유를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그 결론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인테리어 공사비가 비싼 6가지 핵심 이유
1. 인건비 비중이 높음
인테리어 공사는 기계나 자동화 설비로 대체하기 어려운, 전적으로 ‘사람의 손’에 의존하는 작업입니다. 목수, 타일공, 전기공, 도장공 등 각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이들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히 인테리어는 한 번에 대량으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니라, 현장마다 조건이 달라 맞춤형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인건비가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으며, 기술력에 따라 시공 품질과 가격이 천차만별이어서 평준화가 어렵습니다.
저 역시 팀 운영을 통해 가격을 맞추고 시공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2. 자재비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목재, 철강, 타일, 마감재 등 인테리어에 쓰이는 자재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국제 정세나 환율 변동,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특히 중국이 국내 인테리어 자재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발 공급망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자재비가 급등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저가 자재를 사용할 수도 없으니, 결국 품질을 유지하려면 자재비 상승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3. 복잡한 유통 구조와 마진
인테리어 공사는 자재 구매, 운반, 시공, 감리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마다 마진이 붙습니다.
특히 인테리어 업체는 기본적으로 30% 내외의 마진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견적이 불투명해지고, 소비자는 실제로 어디에 얼마가 들어가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가격을 낮추는 유일한 방법은 견적의 투명성인데, 현실적으로는 업체의 이윤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야말로 인테리어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4. 지역, 공사 범위, 집 상태 등 다양한 변수
인테리어 공사비는 지역별로, 또 공사의 범위와 대상 건물의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서울·수도권은 지방에 비해 인건비와 자재비가 높고, 신축 건물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구축된 주택이나 상가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전체 교체가 필요해 비용이 훨씬 많이 듭니다.
예를 들어,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벽체 철거, 배관 교체, 단열 보강 등 추가 공정이 필요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들어갑니다.
5. 추가·예상치 못한 비용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이 반드시 발생합니다.
법규 변경, 구조적 문제, 설계 변경, 고객의 추가 요청 등으로 인해 견적이 계속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아파트 리모델링 시 주4일 공사 제한, 오전 9시~오후 5시의 제한된 작업 시간 등으로 인해 공사 기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경비와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합니다.
20일 예정이던 공사가 30일로 늘어나는 일이 흔합니다.
6. 부가 비용
인테리어 공사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부가 비용이 포함됩니다.
디자인 비용, 폐기물 처리, 아파트 및 주변 민원 대응, 허가 수수료, 자재 운반 등 각종 비용이 쌓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 됩니다.
이 모든 것이 공사비에 포함되어, 최종 견적이 높아지는 원인이 됩니다.
인테리어 현장의 현실과 종사자의 고충
인테리어 현장은 겉에서 보기엔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매우 힘들고 고된 3D(Dirty, Difficult, Dangerous) 직업입니다.
아침 7시에 출근해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무거운 자재를 옮기며, 각종 위험과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퇴근 후에도 공사일보 작성, 장부 정리, 현장 확인, 고객 보고 등 해야 할 일이 끝이 없습니다.
야근 수당, 퇴직금, 교육비, 노후 자금 등 복지 혜택도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견적 문의가 오면 실측, 미팅, 견적서 작성에만 3시간이 소요되고, 그 사이에도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이처럼 인테리어 종사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면서도, 업체 역시 생존을 위해 자재와 인건비에 일정 마진을 붙여야만 합니다.
이익을 남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사비가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단순히 “왜 이렇게 비싸냐?”는 불만만 남게 됩니다.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여섯 가지 요인 중에서, 인건비·자재비·지역 변수·추가 비용·부가 비용은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가 바꾸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3번(복잡한 유통 구조와 마진)은 우리가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공사비를 낮추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