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우수영 채석강산
8 * 7 * 2
1999년도 탐석한 자연 수림석
이 수석은 손자가 와서 마음에 드는 것 고르라고 하였더니 이 수석을 골라서 선물로 주었습니다.
[관련탐석기]
해남 우수영 채석강의 그림돌 탐석
2009. 1. 20 석맥회 우석 정우권
2003년 6월 하계휴가를 맞아 아내와 나는 또 탐석여행을 떠나자고 마음을 모았다.
그런데 어디를 간다? 어디를 가든 서남쪽 바다로 가자고 아침 일찍 백마를 몰고 나섰다.
가면서 장소를 확정 짓자고 우선 길을 떠나고 본 것이다.
사실 홈지기는 속으로 은근히 한번도 가보지 못한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올 마음이 있어서
인터넷으로 그곳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는데 아내의 의중을 물어보니 별로 탐탁치 않은 모양이다.
아내인들 한번도 구경 못한 이름난 관광지인 그곳을 왜 가보고 싶지 않겠느냐만 우선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마음에 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산지 석달밖에 되지 않은
새차를 2~3일 부두에 세워두는 것이 불안한 때문인 것 같았다.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보니 그도 일리가 있는지라 장소를 변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단 서해안고속도로로 들어섰으니 해남으로 가 보자고 아내와 의논이 되었다.
몇 년 전에 두 번인가 탐석을 갔었지만 탐석기로 남기지 못하였던 우수영 채석강의 수림석이
궁굼하여 그곳을 일차 목표로 삼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돌밭이 남아있는지도 궁굼한데, 전에 탐석해왔던 몇 점의 작품들은 두고
보아도 마음에 드는지라 그 동생뻘 되는 작품이라도 한 점 데려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날씨는 아침부터 내내 꾸무리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비는 오지 않고 잘 버틴다.
필자가 처음 이곳을 찾은 것은 1997년 5월이었다. 옛날 고 장준근님의 분재수석지에 실린
누군가의 탐석기를 보고 찾아간 것인데 그곳에 실린 수림문양이나 인물문양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큰마음 먹고 가 보았던 기억이 있다.
채석강 하면 부안의 채석강이 유명하지만 이곳 우수영 채석강과는 전혀 별개의 다른 곳이다.
이곳 역시 강이 아닌 바닷가이며 돌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짐작된다.
처음 이곳을 찾아갔을 때에는 물어물어 찾느라고 고생께나 했었으며, 두 번째는 마을은 잘
찾았지만 정작 돌밭을 찾느라고 헤매였던 생각이 난다.
그러나 이번에는 들어가는 입구는 필자가 잘 찾았고 돌밭은 아내의 기억력 도움을 받아서
하나도 헤매지 않고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해남 우수영 근처에 있는 난대리 마을로 들어가서 채석강을 찾아가야 하는데
난대리에서 채석강까지 1.5킬로미터쯤 될 것이다.
난대리에는 수림석 전문수석상이 한군데 있었는데 지금도 있다면 그곳에서 안내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곳 지리에 어두운 필자는 더 이상의 자세한 지리안내는 자신이 없으므로 가실 분은 일단
난대리에서 채석강을 물어물어 찾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각설하고 오랜만에 찾은 채석강 산지는 우선 실망감만 든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해안가를 따라서 일부 방파제 공사를 한 흔적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돌밭에 돌이 별로
보이지 않는 때문이다.
만조인지 물도 많이 들어차 있어서 탐석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아내 또한
마찬가지 기분인 모양이다.
시간은 이미 점심 시간이 되었는지라 우선 민생고부터 해결하자고 하여 바닷가 돌밭에 앉아서
집에서 준비해간 식사를 하고 나니, 어라?
물이 빠지는 중인지 돌밭이 처음 왔을 때보다 더 넓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돌밭 길이는 대략 2~3백미터 정도는 될 것이다.
필자는 이번에도 물 때는 생각을 않고 나선 것인데, 재수 좋게도 물 때를 제대로 맞춰 도착한
모양이다.
아내와 함께 빠져나가는 해안가를 따라서 탐석을 시작했음은 물론이다.
이곳 돌들의 특징은 우선 바탕돌들의 색이 희거나 누런 색인데 비교적 강질이며 물씻김이
좋아서 매끈한 질감이라서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다만, 구형돌은 드믈고 네모등 각이 졌다는 것이 요즈음 즐기는 해석과는 좀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가장 멋진 작품은 비록 소품이지만 자연적인 수림석이 나온다는 것인데 필자는 송림석과
고인돌석도 탐석한 적이 있다.
그 외에 인물문양석이 가끔 나오며, 자로 대고 그린 듯한 가로나 세로줄이 여러가닥 들어있는
돌이 나오고 있어서 비교적 다양한 탐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참 동안 탐석을 하였으나 "악!"소리 나올 만한 작품은 만나지 못하고 이곳 특징을 잘 갖춘
돌로 여러 점 골라 넣었다.
아내는 탐석에 진력이 났는지 새로 물빠진 바닷가 돌틈에서 무엇인가 잡고 있다.
하기는 탐석에 진력이 난다고 필자에게 짜증을 내는 것 보다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셍각이다.
그러던 중 아내가 소리쳐 불러서 쳐다보니 나무막대기 좀 찾아서 갖다가 달란다.
마침 근처에 어디선가 떠내려와 있는 대나무 동가리를 가져다주니 그것으로 바위틈으로
숨은 게를 잡는단다.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위대한 것 중의 하나가 도구를 쓴다는 것 아닌가? 많이 잡으라고
격려하고 필자는 다시 돌빝으로 향한다.
이 귀한 시간을 게잡이로 보낼 수는 없기에....
이곳 돌들은 워낙 촌석 수준의 돌들이기에 한주먹만 주워도 열 개가 넘는다.
주섬주섬 골라넣은 것이 20개도 넘는 것 같은데 수준급 돌은 끝내 만나지 못하고 나중에는
아내를 도와서 조그만 소라 잡기로 전업하고 말았다.
그렇게 세시간 정도 보냈을까? 이제 이곳을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바로 밀물이 밀려오고 있는 것이다.
아내는 꽤 많이 잡은 고동, 소라, 게봉지를 들고 만족한 눈치이다.
그러면서 집에 가기 전에 죽으면 어떻하느냐고 걱정을 한다.
아, 저녁에 삶아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집에까지 가져가겠단다.
집에 있는 애들에게 전리품(?)을 갖다가 먹이고 싶은 모양이다.
결국 민박집 냉장고 신세를 졌다가 다음날 여수에서 통을 하나 사서 해수속에 담가서
집에까지 무사히 가져오고야 말았다.
아마도 다시는 이곳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탐석한 몇 점은 채석강의 추억과 함께 평생동안 소중한 나의 애장석이
될 것이다.
전에 탐석와서 만난 수석
전에 탐석와서 만난 수석
*** 첨부 수석 두 점은 이곳에서 탐석한 것으로 송림은 6 * 3 * 1 수림은 8 * 7 * 2이다.
첫댓글 80년대 초 우리 우공 수석회 회원중 해남이 고향인 회원님 안내로 해남 우수영으로 전회원이 1박2일 코스로
함께 탐석 간 곳이기에 추억과 사연이 참 많은 곳입니다 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선생님 위 두점 수림석은 귀한 명품입니다 즐감합니다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사지는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좋은색채에 수림문양이 사실과 일치하고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사실적으로 수림이 그림같습니다 ~
공감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한 폭의 동양화 같네요
호평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