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막회원 여러분.
너무나도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사막지기 미쯔입니다.
그동안 사막 홈페이지에 새로운 글이 거의 올라오지 않고,
미쯔를 포함한 다른 사막 스텝들의 글들도 거의 없어서 무슨 일들이 있는가
궁금해 하셨던 회원님들이 혹시 있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무슨 일들'은 있었답니다. ^^
그 '무슨 일들'에 대한 말씀을 회원님들께 드리기 위해
오늘 작정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여러분들께 편지를 씁니다.
글이 좀 길어질것 같습니다만, 꼭 여러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들이오니
내용이 좀 길고 지루하더라도 모든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말문이 그리 쉽게 터지지는 않습니다.
그 '무슨 일들'은 결과적으로 좋은 소식일수도 있지만,
한편 아쉽고 섭섭한 소식도 겹쳐있거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4대 사막지기 미쯔가 안국동 카페 사막을 운영한지는 거의 8년이 다되어 갑니다.
미쯔 이전 사막지기들의 운영기간까지 포함한다면, 사막의 역사는 거의 12년이 되겠군요.
미쯔 이전의 카페 사막은 공연과 전시가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카페 성격이 강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는 미쯔가 사막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그 '문화공간'의 역할에'여행카페'로서의 의미가 더해졌었죠.
미쯔는 '여행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의 오프라인 공간'으로서 '사막'이라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그 오프라인 여행카페 사막의 오픈과 더불어 'samack.com'이라는 온라인 여행자의 공간이 동시에 오픈됐었구요.
우리는 그속에서 서로 알게되고 여행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여 왔었습니다.
:
두개의 공간을 통해 미쯔는 하고 싶었던 일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실현해 나가려는 과정에서 항상 부족했던 것은 '시간'과 '함께할 사람'이었습니다.
꿈과 이상은 좋으나, 혼자서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고, 일의 양은 너무 많았죠.
꾸준히 '함께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사막'이라는 공간에서 충분한 '수익'이 나야만 했었고,
'카페'의 수익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2006년도에 카페 사업과는 별개로 (주)사막 법인을 별도 설립하여
온라인쪽으로 '여행'과 관련된, 그리고 여행자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면서,
'수익'도 낼수 있는 부분을 '카페 사막'을 사무실 삼아 꾸준히 연구하고 개발해 나갔습니다.
그속에서 전세계 한인숙소를 예약할수 있는 '민박다나와(minbakdanawa.com)'가 개발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민박다나와'는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여행자분들의 폭발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그로 인해 업무량은 급증하고 미쯔를 비롯한 사막 스텝들은 너무나도 바빠졌습니다.
카페일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밤을 세우는 날도 부지기수였고,
기존 사막 스텝만으로는 더이상 운영이 될수 없어 직원채용이 계속 늘어났고,
결국 '카페'를 사무실로 더이상 쓸수 없는 환경이 되어,
올해 2월에 사무실을 카페와 분리시켜 계동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
사무실 이전후에도 민박다나와는 계속해서 성장했고,
그에 따라 점점 미쯔가 카페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시간은 줄어 들어갔습니다.
카페로 손님이 오셔도 항상 주인없이 아르바이트만 있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손님들은 저에게 많은 섭섭함을 갖게 되었고, 저는 어쩔수 없는 상황에 신경은 제대로 못쓰면서
여러분들께 미안한 마음만 갖게 되어 갔습니다.
이로 인한 '카페사막'에 대한 저의 고민의 나날들이 계속되었고,
결국 저는 제대로 관리도 못하면서 허울처럼 갖고만 있는다는 것은
'애정'이 아니라 '집착'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
'카페 사막'은 지난 8년간 잊을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주었고,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을 저에게 만나게 해주었고,
그 안에서 '민박다나와'가 만들어질 수 있게 해주었기에
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의미있는 '곳'이었으며, '존재'이었습니다.
저에게 줄수 있는 모든 것을 주었던 '카페 사막'에게 지금의 제 생황에서 제가 해줄수 있는 것은
지금처럼 주인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며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와 새로운 꿈으로 그곳을 채워줄수 있는 5번째 주인을 만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또한 쉽지는 않더군요.
막상 저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으나, 동네 '부동산'과 '벼룩시장'만으로는
5번째 사막지기는 쉽게 나타나지 않더군요.
간혹 카페 인수에 의향을 비추었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카페의 '성격'이 미쯔가 용납할 수 없는 내용들이 있기도 해서,
그런 사람들에게는 사막을 인수시키느니, 차라리 깨끗하게 정리해 줘야 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카페 사막'에게 지켜줄 수 있는 마지막 예의이며, 저의 마지막 역할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카페 사막은 공식적으로 이번주 금요일(27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정리합니다.
최종 폐업은 7/31 까지 이지만,
27일 이후부터는 사막내에 있는 물건들을 필요하신 분들께 나눠드리는 작업을 할 생각입니다.
여러분들께 알리지 않고 조용히 정리할까도 생각했었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막이 없어져 버리면, 그동안 사막을 아껴주신 여러분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또 너무나도 섭섭해 하실것 같아, 며칠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 공지'를 여러분들께 띄워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사막에 방문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이번주 내에 방문해 주세요.
저도 마지막이 될 이번주는 내내 사막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막을 둘러보시면서 본인에게 필요한 물건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이번주내에는 '찜'만 해두시고, 다음주 월,화요일 사이에 찜하신 물건을 가져가시면 됩니다.
테이블이든, 의자든, 컵이든, 접시든 상관없습니다. 사막에 있는 모든 물건들 중
다른 분들에게 먼저 '찜'되지 않은 물건들은 먼저 '찜'하신분이 주인입니다.
물론 돈은 받지 않습니다. 사막이 여러분들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
혹시 이 글을 읽으시면서 사막의 '5번째 주인'이 되시고 싶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지체없이 연락바랍니다.
사막을 위한 가장 좋은 길은 당연히 '정리'보다는 '새로운 에너지'입니다.
폐업신고 이후에 연락을 하시면, 영업허가등을 다시 받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되오니,
이 글을 읽으시면서 뭔가 '찡~'하고 전기 통하는 분이 있으시면, 금요일이 되기전에 바로 연락(010-3207-6151)을 주세요.
카페 경험이 없으시더라도 이 공간을 정말 애정을 가지고 운영해 주실수 있는 분이시라면
8월달 부터 바로 영업이 가능하도록 모든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전 사막지기의 도움으로 그렇게 시작했었으니까요.
아, 만약 이번주내에 '5번째 주인'이 나타난다면,
다른 분들께는 정말 죄송하게도 '찜'하신 물건들을 드리지 못할수도 있겠네요.
만약 그랬을 경우에는 마음속으로 '저것은 본디 내것이었다' 생각하시고,
마치 '사막'의 주인처럼 다시 새롭게 탄생할 '사막(이름은 바뀔수 있겠지요)'을 아껴주세요.
여러분들은 새로운 사막의 '투자자'가 되시는 것이니까요.
배당금의 가치는 각자 여러분 마음속에 있겠지요. ^^
:
사막식구 여러분. 그동안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사막을, 그 안에서 만났던 여러분들을. 그 모든 추억들을.
2012년 7월 23일.
사막에서.
4대 사막지기 미쯔드림.
.................................................................................................................................................................................................
P.S. 카페 사막이 정리되더라도 사막 홈페이지(SAMACK.COM)는
민박다나와(minbakdanawa.com)과 더불어 미쯔가 운영하는 여행자의 온라인 공간으로서 계속 유지될 예정이며,
어느 시점에서는 새롭게 개편될 계획입니다. 그때는 또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 8년간의 카페 사막의 추억... => http://www.samack.com/freeboard/zboard.php?id=gallery